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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31일 오전 11시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까페에서 열린 '4.15 총선에 대한 환경단체 입장과 정책과제 발표 기자회견'
지난 3월 31일 오전 11시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까페에서 열린 '4.15 총선에 대한 환경단체 입장과 정책과제 발표 기자회견' ⓒ 이정은
민주노동당 9개 분야, 열린우리당 4개 분야, 민주당 3개 분야, 한나라당·자민련 각각 1개 분야의 '우수 이상' 공약...

4.15 총선을 앞둔 각 정당 환경공약에 대해 환경단체들이 매긴 성적표다. 녹색자치경기연대, 녹색교통운동, 환경정의 등 28개 환경단체 연대체인 '초록국회만들기네트워크(이하 '초록국회네트워크', www.greenvote.or.kr)는 12일 이같은 내용의 각 당 평가를 내놓았다.

초록국회네트워크는 환경공약을 ▲국토환경관리/생태계 보존 ▲교통관리 ▲먹거리, GMO/농업 ▲물정책 ▲생명윤리 ▲에너지 세제개편 ▲유해물질 관리 ▲폐기물 ▲환경행정 제도개선/시민참여 ▲핵발전 신재생에너지 등 10개 분야로 나눈 뒤, 각 공약의 친환경성, 구체성을 기준으로 4개 등급으로 각 당을 평가했다.

한나라당 '우수'가 딱 한 분야, 자민련 5개 분야가 '미흡'

이 평가에 따르면, 가장 높은 성적을 받은 것은 민주노동당. 2개 분야가 '탁월'이고 7개 분야가 '우수', '보통'이 한 개 분야고, '미흡'은 하나도 없다. 반면, 꼴찌의 불명예는 자민련이 차지했다. 자민련은 '우수'가 단 한 분야, '보통'은 4개 분야고, '미흡'은 무려 5개 분야나 된다.

또한 한나라당은 '우수'가 1개, '보통'이 6개, '미흡'이 1개로 '보통' 수준의 공약이 주를 이룬다. 열린우리당은 '탁월'이 1개, 우수가 3개, 보통이 4개, 미흡이 2개 분야로 평균보다는 높은 성적이다. 민주당은 '우수'가 3개, '보통'이 4개, '미흡'이 3개로 각각 비슷한 비중으로 나타났다.

정책별로는 폐기물 정책이 각 정당 모두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정착, 음식쓰레기 문제해결을 공통정책으로 제시해 '우수'로 평가받았고, 생명윤리와 국토환경관리는 민주노동당을 빼고는 모두 미흡 평가를 받았다.

초록국회네트워크는 평가서에서 "구조적이고 획기적인 정책 제안 내용이 보이지 않는다(물정책)" "예산 확보 방안에 있어서 모든 정당에서 언급이 없고, 지역간 교통에 대한 정책공약이 제시되지 않았다(교통정책)" "공약들이 추상적이고 이미 실시하거나 계획하고 있는 항목(유해물질 관리)" 등의 지적을 여러 차례 했다.

폐기물 분야 모두 '우수', 생명윤리·국토환경관리- 민노당 빼고 '미흡'

민주노동당은 먹거리/농업 분야와 생명윤리 분야에서 '탁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생명윤리 분야는 다른 정당이 모두 '미흡'이어서 더욱 돋보이는 성적이다.

민주노동당은 제도와 법, 생산기반, 유통구조 등 다양한 부분에서 일관서있게 먹거리의 생산과 유통, 소비 분야를 다뤘다. 물정책에 대해서는 도시 습지 확대로 자연적 물저장 시스템 구축, 환경부의 물 감독권 강화, 농업기반공사 해체와 수자원공사의 환경부 이관 등의 다양한 공약을 내놓았다. 다른 당에 비해 구조적이고 획기적이라는 평가다.

이외에도 국토환경/생태계 분야는 난개발 방지 등 적극적 보존 제도를 제안했고, 기후변화 등 국제적 대응에 대해서도 대책을 내놓았다. 핵발전과 핵폐기장 건설에 대해서는 정당 중 유일하게 반대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의 정책에도 문제점은 있다. 무엇보다 구체적이지 않고 실현가능성이 적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초록국회 네트워크는 일부 공약에 대해 "관리를 위한 기본체계에 대한 공약이 빠져있고(유해물질 관리 분야) 환경부외 다른 부처나 다른 부문 공약과의 상충 가능성에 대해 검증하기 어렵다. 예산 확보 가능성도 의문시된다(물정책)"고 지적했다.

지난 6일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 열린 `초록국회만들기네트워크미래정책협약식` 참가자들이 `초록국회 만들기 실천을 위한 협약서`를 들고 있다. 왼쪽부터 오성규 환경정의시민연대 사무처장, 민만기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 김일중 동국대 교수, 열린우리당 우원식 후보, 민주노동당 김창한 후보, 민주당 조길영 후보.
지난 6일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 열린 `초록국회만들기네트워크미래정책협약식` 참가자들이 `초록국회 만들기 실천을 위한 협약서`를 들고 있다. 왼쪽부터 오성규 환경정의시민연대 사무처장, 민만기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 김일중 동국대 교수, 열린우리당 우원식 후보, 민주노동당 김창한 후보, 민주당 조길영 후보. ⓒ 이정은
17대 환경공약 "구조적 정책제안 없고 추상적"

한나라당은 폐기물 녹색구매제도 분야에서 감량 재활용 제도 및 체계 구축을 위한 기업 역할에 대해 종합적 정책을 제시해 '우수' 평가를 받았다. 교통정책 분야에서는 교통안전특별법 제정, 물정책에 대해서는 중소규모 다목적 댐 건설 공약을 각각 공약으로 제시했다.

한나라당은 에너지 세제개편 분야에서 "기후 변화에 대한 공약을 선언적 수준에서만 언급했다"는 지적을 받았고, 환경행정 제도개선 분야에서는 "미래세대 환경권 보장의 제도적 장치가 구체화되지 못했다"는 평을 받았다.

열린우리당은 환경행정제도개선 분야에서 '정책 수립·결정 및 문제해결에 있어 주민 참여권 보장' 등 다양한 방향과 대안을 제시해 '탁월' 성적을 받았다. 열린우리당은 개발과 환경보전간 갈등예방도 공약으로 내세웠고, 교통정책 분야에서는 교통안전법·철도안전법 개정으로 교통안전추진체계 정비를 강조했다.

그러나 에너지 세제개편 분야에서는 기존 정책을 상당 부분 그대로 답습했다는 지적이다. 폐기물 녹색구매 분야에서도 사안별 대책을 내놓아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과거 DJ 정부 집권당으로 그린벨트 해제를 핵심공약사업으로 추진했던 민주당은 이번에는 그린벨트를 생명경계선으로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제시해 정책 연계성에서 문제를 나타냈다. 민주당은 핵발전 관리와 핵폐기장 선정 등에 있어 안전 관리와 민주적 절차를 내놓았으며, 건설폐기물 대책에 대해서는 유일하게 정책을 제시했다.

초록국회네트워크의 환경공약 평가에는 강희연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 동종인 서울시립대 환경학과 교수, 민만기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 박병상 풀꽃세상 대표, 오성규 환경정의 사무처장 등 23명의 환경운동가와 교수 등 전문가가 참여했다.

초록국회네트워크는 이후 각 정당 환경공약 평가결과를 홈페이지에 게시해 알려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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