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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이후 다시 열린 17일 광화문 촛불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이 '탄핵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총선 이후 다시 열린 17일 광화문 촛불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이 '탄핵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4신 : 17일 밤 11시]

"헌재 탄핵 통과시키면 헌 잿더미 될 것"


약 보름간 볼 수 없었던 촛불이 광화문에 다시 타올랐다. 행사를 주관한 탄핵무효·부패정치청산 범국민행동(아래 범국민행동)은 향후 "(헌재의 탄핵결정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촛불행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17일 행사는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1부 사전행사에 이어 저녁 7시 40분부터 촛불행사의 명콤비 전문MC 최광기씨와 영화배우 권해효씨가 사회를 맡은 2부 공식행사가 시작됐다. 어두워진 광화문대로(광화문 우체국과 교보빌딩 사이 10차선)는 이미 1만 5천여개의 촛불들로 불타고 있었고 이날 참가 시민들은 '촛불로 지킨 민주주의의 승리'를 자축했다. 행사는 밤 10시까지 진행됐다.

부모님의 손을 붙잡고 나온 어린이들로부터 머리가 하얀 노인까지 다양한 시민들이 참가한 이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너희 아니야', '불나비', '님을 위한 행진곡' 등 촛불행사의 인기노래를 합창하며 촛불과 '탄핵무효'카드를 흔들었다. 이와 함께 이날 행사엔 가수 이정열, 손병휘, 우리나라, 꽃다지 등이 출연해 행사의 흥을 돋웠다.

이번 촛불행사는 총선 전 비장했던 분위기와 다르게 시종 더욱 밝은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이 특징. 사회자 최씨의 "촛불행사는 처참함과 우울함, 절망에서 희망으로 바뀔 수 있어 더욱 즐겁다"는 말은 이날 분위기를 대변해준다. 이날 인터뷰에 응했던 시민들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9살배기 딸 은희와 함께 오후 4시부터 광화문에 나와있었다는 김지혜(35)씨는 "탄핵가결 이후 분노를 발산시킬 수 있는 곳이 촛불행사였는데 총선 결과를 통해 군중심리에 의해 촛불을 밝혔다는 주장이 틀렸음을 보여줄 수 있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작은 촛불힘이 모여 수구 정치인 탄핵"

문화행사 중간에는 시민사회단체 간부들과 개그맨 노정렬씨, 시민들의 발언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수호 범국민행동 공동대표는 개회사에서 "작은 바람에도 꺼질 수 있는 촛불이 모여 국민을 빙자해 국민을 무시했던 그들을 탄핵시켰다"고 국민들에게 감사를 표한 뒤, "그러나 이제부터다. 이 작은 촛불로 지킨 민주주의를 계속 불태워야 한다"고 외쳤다.

이 위원장은 또 "나와 다르다고, 비정규직이라고, 여성이라고 장애인이라고 차별받는 세상을 이 촛불로 넘어서자"고 덧붙였다.

김제남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3·12 탄핵가결에 눈물을 흘렸고 이를 아는지 봄이 쉽게 오지 않고 추위 속에 탄핵반대를, 민주수호를 위해 1달을 지켰다. 이제 은행잎이 연두색으로 변하고 있는데 민주주의의 승리에 나무도 함께 웃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아이를 목마태운채 17일 광화문 탄핵무효 촛불행사에 참가하고 있다.
시민들이 아이를 목마태운채 17일 광화문 탄핵무효 촛불행사에 참가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헌재 탄핵통과시키면 헌 잿더미 될 것"

이날 발언에 나선 사람 가운데 개그맨 노정렬씨는 가장 인기를 모았다. 오른손에 붕대를 감고 나온 노씨는 "대통령을 지내셨던 분의 따님보다 인기가 많아 악수와 사인을 하다 보니 손을 다쳐 붕대를 감았다"며 특유의 입심으로 청중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노씨는 "혹자들은 법을 지키며 헌재의 결정을 기다리자고 하는데 과연 탄핵을 가결한 193명이 법을 지켰는지 보자"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헌법 46조 1항에는 국회의원은 청렴의 의무가 있는데 국민의 돈을 빼돌렸으니 탄핵이 마땅하다. 또 헌법 43조엔 국회의원은 법률이 정한 직업을 겸할 수 없다고 나와있는데 차떼기, 가방떼기 등으로 국회의원 외에 강도까지 두가지 직업을 가져 법을 여겼기 때문에 퇴출이다."

노씨는 헌재에도 의미있는 한마디를 남겼다. "법위에 국민의 양심, 원칙, 상식이 있다. 법은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고 형식적 법치주의는 진실이 아니다. 국민들의 양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진짜 법치주의다. 헌재가 만약 탄핵을 통과시킨다면 헌잿더미가 될 것이다."

헌재에 탄핵무효 탄원서를 제출했다는 한석현(73, 정신개혁시민협의회 공동대표)는 시민발언에서 "여러분도 개인적으로 헌재에 탄원서를 올렸으면 한다"며 "양심적인 헌법학자 80%와 국민 70%가 탄핵에 반대하는데 만약 헌재에서 탄핵을 결정한다면 국민은 제도권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범국민행동은 이날 행사에서 국민결의문을 발표했다. 범국민행동은 결의문에서 ▲ 촛불로 지킨 민주주의, 진정한 승리자는 우리 국민 모두, 탄핵은 무효다 ▲ 야 3당은 스스로 탄핵을 철회하길 요구한다 ▲ 경제문제, 평화문제 등 산적해있는 과제를 위해 국민들이 주체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 중 권씨에게 사람을 찾는다는 쪽지가 전달됐다. 그 쪽지에는 "여의도에서 오신 홍사덕씨를 찾습니다. 백수클럽 신입회원으로 환영하고 있으니 무대차 앞으로 와주세요. 이라크 파병 환송식도 있을 예정이니 빨리 나오세요"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17일 저녁 북핵저지시민연대, 바른선택국민행동 주최로 열린 탄핵지지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집회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17일 저녁 북핵저지시민연대, 바른선택국민행동 주최로 열린 탄핵지지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집회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탄핵찬성 집회 "국민 70%가 탄핵반대한다는 것은 궤변"

한편 17일 오후 6시부터 광화문 동화빌딩 앞에서 북핵저지 시민연대·바른 선택 국민행동 공동주최로 '탄핵찬성' 집회가 열렸다. 약 30여분 동안 진행된 이날 집회에는 50여명의 시민이 참석했다. 이 행사에서 박찬성 북핵저지 시민연대 대표는 "탄핵반대 집회는 친북좌익 세력이 한총련을 앞세워 계속되는 것"이라고 주장했고 이경식 자유언론수호 국민포럼 대표는 "4·15 총선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얻은 표가 912만표이고 열린우리당 지지가 814만표다. 때문에 국민의 70% 이상이 탄핵을 반대하고 있다는 주장은 궤변"이라는 논리를 펼쳤다.

홍사덕 이라크 보내기 모금... 외국 학자 "최고의 축제"
[토막인터뷰] 광화문 촛불 문화제에서 만난 사람들

▲ 탄핵무효 촛불행사에 참가한 이문감씨가 범국민행동 모금운동과는 별개로 '홍사덕씨는 이라크로 가겠단 약속을 지키라'며 이라크행 편도 비행기 운임을 모금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백수 홍사덕 이라크파병 모금함-편도 항공원 96만원, 1회 모금액 100원 이상 사절.”

이날 촛불문화제 한편에서는 홍사덕을 이라크로 보내기 위한 모금이 진행되고 있었다. 지나가던 한 시민이 “홍사덕 이라크 꼭 보내요”라며 천원을 꺼내들자 “백원 이상은 안된다”며 모금자 배일남(42, 서울 강북구)씨는 극구 말렸다. 배씨는 “많은 국민들이 백원씩 모으는 것에 의의가 있다”며, “홍사덕씨는 이라크에서 영원히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촛불문화제의 최대 히트곡 <너흰 아니야>를 외워 부르는 어린이도 눈에 띄었다. “친구가족과 식구들과 함께 왔다”는 안아무개(12, 능안초등학교)군은 “촛불문화제는 오늘이 세 번째인데, 그동안 노래를 많이 불러서 외우게 됐다”고 말했다. 안군은 “대통령 할아버지가 다시 돌아오면 거지들을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잊지 않았다.

이날 촛불문화제에서 배포된 <탄핵의 배후에는 조선일보가 있었다> 소형책자를 꼼꼼히 읽어보는 시민들도 많았다. 오의재(43. 경기도 안양)씨는 “많은 사람들이 조선일보의 문제점을 모르는 것 같아 답답했는데, 책자를 만들어 배포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반겼다. “모든 촛불문화제에 다 참여했다”는 오씨는 “모든 시민들이 한 마음으로 촛불을 들고 모인 모든 순간순간을 다 잊지 못할 것”이라며 감격스러워 했다.

교보빌딩 앞 한 편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시민들에게 나눠줄 물품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자원봉사자 고미란(39)씨는 “대통령이 제자리에 없어서 힘든 것 빼고는 별달리 힘든 일은 없다”며,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조 덕택”이라고 시민들에게 공을 돌렸다. 고씨는 “조금 전 김밥 30줄을 주고 간 시민도 있었는데, ‘탄핵반대’라는 한 마음으로 서로 불편함 감수하고 배려하는 시민들의 마음이 예쁘다”고 말했다.

한편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한 외국인 여자도 눈에 띄었다. 이틀 전 미국 워싱턴에서 입국한 케시 울프(53, 미국 EIR(Executive Intelligence Review)아시아 경제학자)씨는 “현재 한국의 정치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야당의 탄핵안 가결은 불법이고 부도덕한 행위이자 쿠데타”라고 말했다. 울프씨는 “탄핵은 체니 부통령과 미국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에 의한 워싱턴의 음모”라며, “이 사실을 알리러 한국에 왔다”고 말하고, “이 촛불문화제는 내가 봐 온 축제 중의 최고의 축제”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 이정은 기자

[3신 : 17일 저녁 8시 50분]

참가자 1만3000여명으로 늘어나... '너흰 아니야' 합창

저녁 8시 50분 현재 촛불행사 참가자는 13000여명으로 늘어났고, 경찰은 조금 전 교보문고 앞 전 차로를 촛불행사에 허용했다.

최광기, 권해효씨의 사회로 시작된 '4.17탄핵무효 확인 범국민촛불 한마당'은 7시 40분부터 본행사가 시작됐으며, 참가자들은 한 손에는 탄핵무표 카드를 들고 다른 손엔 촛불을 든채 '너흰 아니야', '불나비' 등의 노래를 합창하고 있다.

촛불행사는 노래패 우리나라, 촛불지킴이 가수 손병휘씨 등의 공연과 이수호 범국민행동 공동대표의 대회사, 서주원 범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자의 발언 등의 순으로 이뤄지고 있다.

[2신 : 17일 오후 6시 40분]

사전준비 한창... 시민 3500여명 집결


사실상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촛불행사 사전준비가 한창이다.

17일 오후 6시 40분 현재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는 3500여명의 시민들이 탄핵무효 카드를 들고 "정치권은 탄핵을 철회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종로쪽 차선 3개를 차지하고 있는 시민들의 참여행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탄핵무효'라고 쓰여진 리본과 '민주수호'라고 쓰여진 배지를 가슴에 달고 있다.

행사 시작전 김혜애 범국민행동 상황실장은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촛불행사의 의미에 대해 "총선 결과로 탄핵무효에 대한 심판은 끝이 났다. 이제 이것을 촛불행사를 통해 확인하는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정치권은 하루빨리 국민의 목소리를 수용하고 겸허히 받아들여 탄핵을 철회해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본격 촛불행사는 저녁 7시부터 시작될 예정이며, 다양한 문화행사가 준비돼있다.

17일 저녁 광화문 촛불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이 '탄핵무효' 카드를 들어올리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17일 저녁 광화문 촛불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이 '탄핵무효' 카드를 들어올리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1신 : 16일 저녁 7시 30분]

17일, 광화문은 다시 탄핵무효 촛불의 바다 된다


광화문에 다시 촛불의 물결이 일렁인다.

'탄핵무효부패정치청산을위한범국민행동(이하 '범국민행동')'이 광화문 사거리에서 17일 저녁 7시부터 약 2시간 동안 '4.17 탄핵무효 확인 범국민촛불한마당'을 다시 연다.

촛불행사의 '전속 MC' 최광기씨와 영화배우 권해효씨가 사회를 맡고, 그동안 촛불행사에 꾸준히 참여하였던 가수 이정열, 손병휘, '우리나라', 꽃다지 등이 출연한다.

'헌법제1조'의 가수 오지총, '너흰 아니야'의 작곡가 윤민석씨가 아내 양윤경씨와 함께 부른 신곡 '촛불의 꿈'을 뮤직비디오와 함께 노래할 예정이다.

서총련 대학생들이 본행사에 앞서 1시간 동안 사전마당을 진행하고, 행사 이후에는 20분 동안 시민들이 함께 춤추고 어울릴 수 있는 대동놀이가 벌어져 그동안 모았던 촛불의 꿈과 신명을 한바탕 펼친다.

범국민행동은 "17대 총선으로 범국민적인 탄핵무효의 의지가 확인된 시점에서 국민적인 탄핵무효의 의지를 마지막으로 확인한다"며 행사 취지를 밝혔다. 그래서 대회 슬로건도 '국민이 주인되는 나라, 이제부터 시작입니다'이다.

이날 촛불행사에는 범국민행동의 정현백, 문경식, 김상희, 최열 대표와 서주원, 박석운, 김기식 공동집행위원장 등 그동안 범국민행동을 이끌어왔던 시민단체의 주요 대표들이 참여하여 정치연설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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