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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대법원은 "여론조사의 보도 금지는 캐나다 유권자에 대한 모독이며,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것에 다름 아니다"고 판결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선거운동 기간에 여론조사 결과의 공표를 금지하고 있는 선거법 108조 1항을 폐지 혹은, 대폭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004총선미디어감시국민연대는 22일 서울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선거시기 여론조사 공표금지 이대로 좋은가'란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 토론회에서는 여론조사 결과 공표금지 조항이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제한할 뿐만 아니라, 참정권의 행사를 상당부분 방해하고 있기 때문에 폐지 내지 개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선거운동 기간 중에 여론조사는 계속적으로 실시하면서도 결과 공표만을 금지하는 현행법은 특정 언론과 정치권의 정보 독점과 이를 바탕으로 한 여론조작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정상적인 여론형성에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발제를 맡았던 권혁남 전북대 신방과 교수는 그 대표적인 예로 "지난 97년 15대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이인제 후보와 비슷해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1면 톱기사로 '이회창-김대중 양강구도로'라는 제목을 뽑았던 <조선일보>의 편집태도"를 꼬집기도 했다.

현행 여론조사의 문제점과 보완점도 지적됐다. ▲여론조사 과정·결과의 투명성 확보 ▲언론·여론조사 기관의 책임 강화 ▲정책 대결을 유도할 수 있는 여론조사 확대 ▲여론조사 관련 각종 규제 완화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토론자들은 입을 모았다.

이남표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정책위원 사회로 오후 2시부터 2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권혁남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발제자로, 박인규 프레시안 대표, 이용성 한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손석춘 한겨레 논설위원, 박태경 MBC 시사매거진2580 차장, 이강택 PD연합회 회장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현행 통합 선거법 108조 1항은 여론조사 결과가 선거에 미칠 몇몇 부정적인 영향과 국민 의식 수준 등을 이유로 국회의원 선거는 14일, 대통령 선거는 23일 동안 여론조사 결과의 공표 일체를 금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