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미래의 한국 미디어 영상을 이끌어갈 예비 방송 여전사들이 여의도 MBC사옥 앞에 하나둘 모여들었다. 서울여자대학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언론영상학과 전공수업인 ‘미디어 취재보도’ 현장체험학습을 위해 모인 것.
이날 학생들은 “미디어 취재보도 강의는 이론보다는 언론사 견학 및 언론인 초청 특강, 직접 신문 만들기, 취재와 편집 실습 등 현장 실무중심 학습에 초점이 맞춰져 인기강좌로 꼽히고 있어 주야간 총 147여명의 학생들이 수강신청을 했다”며 수업에 대한 높은 관심과 흥미를 보여줬다.
이 수업은 매 시간 ‘강의쪽지’를 써내는데 수업에 대한 비판과 느낌 등 글쓰기 훈련과 함께 보도된 기사 다시 취재하기, 학교생활에서 접한 소재를 발굴해 기사 작성하기, 그리고 언론사 시스템과 같은 취재와 편집팀을 구성해 그동안 취재물을 신문으로 만들기 등 실습을 하고 있다.
이날 서울여대 언론영상학과 학생들이 MBC 라디오와 TV에서 각종 방송기자재와 세트장, 녹화 현장을 돌아보는 체험 현장을 따라가 봤다.
학생들이 맨 먼저 찾아간 곳은 MBC의 AM과 FM 방송이 모두 제작되는 7층 스튜디오였다. 제1 스튜디오는 '강석 김혜영의 싱글벙글쇼'가 진행되는 곳인데 드럼을 비롯한 각종 악기가 있어 라이브도 가능하다. 키보드도 있었는데 다양한 종류의 음색과 효과음 때문에 한 때 방송사고로 오인된 적이 있어 현 라디오 스튜디오에서는 '사용금지'라고 한다.
제2 스튜디오는 라디오 드라마 전문 스튜디오로서 효과음 연출을 위한 각종 소도구와 소품이 준비되어 있다. 전화기만 하더라도 시대별 모델에 따라 벨소리 음향이 달라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MBC 7층 라디오 스튜디오 복도 벽면에는 라디오 방송에 공헌한 방송인들의 입 모양을 본 딴 조형물이 설치되어 눈길을 끌었는데, 눈이 없고 코와 입 모양만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년 이상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해 온 방송인에게는 골든 마우스상이, 10년 이상의 진행자에겐 브론즈 마우스상을 수여하는데 이종환, 김기덕, 이문세, 강석, 김혜영, 배철수, 최유라가 그 주인공들이다.
1층에는 A, B, C, D 4개의 TV 전용스튜디오가 있으며 각 스튜디오의 규모는 280평 정도로 비슷하다. A, B스튜디오에서는 교양, 단막, 시트콤을 촬영하며, C스튜디오는 드라마 촬영 전용으로 약 280여평 규모다. 오전에 세트를 짓고 오후에 촬영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부쉈다 세웠다’를 반복한다.
드라마 세트장 천장 조명은 등이 약 330개 정도 되는데 필요에 따라 사용한다. 실내 장면은 모두 이곳에서 제작한다.
D스튜디오는 공개홀로 각종 쇼프로가 제작되는데 이날은 이경규가 진행하는 '전파견문록' 녹화가 있는 날이었다.
다음은 학습체험이 끝난 후 들어본 학생들의 소감.
“1학년 때는 인간커뮤니케이션 관련된 것을 배웠어요.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등등 말이에요. 지금은 2학년인데 방송 전반에 관한 역사를 비롯하여 뉴미디어 등 방송정보학을 공부하고 있어요. 앞으로 저는 광고쪽에서 일하려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정혜진)
“휴먼다큐와 자연다큐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사람들 삶의 뒷모습을 찾아가면서… 일상적인 삶이 이야기가 방송소재가 된다는 것이 신기했어요. 자연다큐 쪽이라면 사람들의 발길이 없는 오지의 이야기를 영상에 담고 싶어요.”(박선주)
현장견학이 끝난 후에는 이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박상건 지도교수, 장덕수(MBC 시사교양국장), 정길화(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 '한국 사회를 말한다‘ CP) 등이 학생들과 함께 여의도 호프집에 둘러앉아 방송제작 전반의 기술적 측면 및 제작 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학생들이 시청자 입장에서 바라본 프로그램에 대한 다양한 질문과 답변이 이어지는 현장토론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