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위원회의 공직·당직 분리 결정과 관련 민주노동당 당선자들은 "고민은 되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분위기다.
당선자 중에는 후보 시절 공직·당직분리에 반대한 사람이 많은 편이다. 그렇기에 더욱 자신의 입장과는 다른 중앙위원회 결정에 대해 말을 아끼는 편이다. 당선자들은 대부분 "정치현실에서 처음 겪는 일이라 실험이긴 한데 조직이 슬기롭게 대처해나갈 것"이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공직·당직이 분리되면 원외인사인 당대표가 다른 당과의 협상을 리드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생긴다. 또한 당 중심 체제로는 원내에서 발생하는 정치현안에 대해 대응이 늦어진다는 우려도 있다.
당장 '권영길-노회찬' 체제를 대신할 차기 지도부를 구축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현 민주노동당 전신인 '국민승리21' 시절부터 당을 이끌었던 권영길 대표를 대신할 만한 대중성과 리더십을 가진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
"조직적 대응할 것, 문제 없다" "일반 국민 상식에 안 맞아"
이에 대해 천영세 당선자는 "며칠 있으면 후보 등록을 하니까 (대표가 될 인물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공백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직적으로 움직이니 곧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 당선자는 "우리 당은 인물이 아니라 조직 중심이다, 의원단 대표가 최고위원으로 가교 역할을 할테고 의정지원단이 당내에 있어 원내외를 유기적으로 연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중앙위원회 표결 이후 집무실로 들어가 침묵을 지켰던 노회찬 당선자 역시 차기 지도부의 비대중성과 관련 "연예인이 아니라 집행기구를 뽑는 것이다, 나만 해도 안 알려졌지만 그 때문에 일을 못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중앙위 결정에 따라 사무총장직을 떠나게 되는 노 당선자는 "이미 당발전특위에서 논의된 사안이어서 예상을 했다"고 심경을 전했다. 의원단 대표 출마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다음 주부터 생각하겠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이에 반해 이영순 당선자는 "걱정된다. 일반적인 상식과는 안 맞다"며 공직·당직 분리에 대해 우려를 보였다. 이 당선자는 "당내 상식이 아니라 일반 국민 상식에서 맞지 않다"며 "다른 당이 원내 대표 역할을 강화한다는데, 그것이 추세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강기갑 당선자 측은 "조직적 결정이고 어차피 바꿀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여러 가지 고민을 해봐야 한다"며 "여전히 당직·공직은 겸임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심상정 당선자는 "당직·공직 분리안은 갑자기 나온 게 아니라 이미 지난해 4개월 동안 당발전특위에서 논의한 것이 중앙위로 넘어온 안이다. 인물 중심으로 문제를 보지 말아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 | 후보시절 당선자들의 겸임 찬반 입장은? | | | "의원단은 당과 국민 이어주는 끈" Vs "당 중심 리더십 형성 필요" | | | | 공직·당직 겸임금지안은 총선 전부터 뜨거운 감자였다. 민주노동당 홈페이지(www.pangari.net)의 '당선자보기' 란에는 비례대표 당선자들의 '칠문칠답'이 실려있는데 이 중 하나가 겸임금지안에 대한 입장이다.
이에 따르면 후보시절 강기갑 당선자는 "정당 지도자가 대중적 지지를 받아 공직에 당선되는 것이 국민대중에게 수권정당으로서의 모습을 확인시키는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최순영 당선자, 이영순 당선자, 현애자 당선자도 겸임을 허용하자는 쪽이다. 이들은 "의원단은 당과 국민을 이어주는 끈이다" "(공직과 당직의) 구체적인 역할분담은 현실 속에서 실사구시하며 결정해야 한다"며 현실론을 주장했다.
노회찬 당선자는 "집단지도체제에서 당 대표는 권력이 아닌 상징"이라며 당대표 겸직 허용 입장을 냈고, 천영세 당선자 역시 "전임이 요구되는 사무총장과 정책위 의장의 경우 겸임을 금지하자"며 제한적 겸직금지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단병호 당선자와 심상정 당선자는 "의원들은 의정활동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당직 중심 리더십이 형성되어야 한다"며 분리에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