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제주, 한라산 등반길에 흐드러지게 피어오르는 산철쭉이 백미이다.
5월 7일, 오전 9시에 출발해서 도중에 물이랑 먹거리를 준비하면서 오느라 매표소에 10시 30분이 넘어서야 도착했다. 영실은 짧은 코스의 산행이라 그런지 나이 많으신 할머니도 보이고 가족을 동반한 등산객들 많이 보인다. 주차장에서 영실기암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참 장관이다.
먹거리랑 카메라 하나 챙기고 등산을 시작하는데 시작한지 얼마안되었는데도 비슷하게 출발하면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신던 분들이 하나둘 지쳐 가면서 혼자 맨앞에 오르고 있었다. 한편에서는 벌써 하산하시는 분들이 한분 두분 보이기 시작한다.
인사를 나누면서 언제 오셨는지 물어보니 새벽 6시에 출발해서 7시 부터 등반을 시작해서 지금 내려온다고 한다. 이른 아침 등반이 참 좋았다며 얼굴들이 상기되어 있었다. 오르는 길은 그리 가파르지도 않고 돌계단과 나무계단으로 이뤄져서 어렵지도 않다.
다만 황사가 아직도 남아 있어서 멀리 바다가 희미하게 보이고 먼곳의 경치가 안보여서 안타까웠다. 간간이 숲터널이 있어 그늘에서 짬짬이 쉬는 분들도 만날수있다.
주차장에서 올려다 보이던 영실 기암들이 눈앞에 한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운무가 조금씩 몰려와 더욱 신비스러운 모습이다. 그래서 이곳을 신비롭다는 뜻으로 영실이라고 이름을 지었나 보다.
등반로에는 간간이 산철쭉들이 피어올랐는데 아직 꽃몽우리가 열리지 않은 것이 더 많았다. 제주의 해안가에는 벌써 철쭉이 피었다가 지고 있는데 이곳은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이른감이 있었다. 정말 아쉬웠다.
등반로 옆길은 천길 낭떠러지로 밑을 쳐다보면 아찔하기만 하다. 사고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이중으로 줄을 쳐서 위험을 방지하는 듯 싶었다. 깊게 패인 영실계곡과 주변을 둘러친 웅장한 거벽은 아마도 이곳이 과거의 거대한 화산 분출구가 아니었나 짐작케 한다.
병풍바위를 지나면서부터는 다시금 평탄한 숲 터널길이 나타났다. 윗세오름 휴게소, 이곳이 마지막 종착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