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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17대 국회에서 여성의원이 39명으로 늘어남에 따라 여성보좌진도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7대 국회부터 4급 정책보좌관이 한 명 더 늘어 정책보좌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이며, 보좌진이 개별 의원에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당 차원의 정책과 연관성을 가질 수 있도록 보좌관 풀제가 도입된다.

여성 당선자들은 17대 국회에서 여성계의 숙원과제를 풀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는 만큼 의정활동의 핵심축을 이룰 '정책보좌진' 구성에 혼신을 기울이고 있는 분위기다.

여성계 현안해결 핵심축 인식 인력풀제 등 참모진 구성 온 힘

민주당 손봉숙 당선자는 남녀 동수로 보좌진을 구성했다. 손 당선자는 "보좌진 구성에는 인정사정 없이 정책 전문성을 갖춘 인재로 틀을 갖춰야 한다"면서 "보좌진은 전문성뿐만 아니라, 여성계와의 네트워크가 넓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 한명숙 당선자도 보좌진을 남녀 동수로 구성할 계획이다. 한 당선자는 지역구 출신인 만큼 민의를 수렴하는 지역활동가 한 명을 보좌진으로 구성하기로 하고 인물을 물색 중이다. 15대 국회에서부터 노동분야 정책통으로 알려진 양성현 보좌관이 한 당선자의 핵심보좌 역할을 맡았다.

한나라당 진수희 당선자는 여성보좌진 비율을 높게 잡았다. 6명 중 4명이 여성이다. 그는 초선의원인 만큼 국회 의정활동 경험이 많은 보좌진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교육상임위를 희망하고 있는 진 당선자는 "교육전문성도 필요하지만 상임위 활동이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닌 만큼 의정 경험이 있는 보좌관이 필요하다"면서 "4급 보좌관은 의정경험을 고려했고 5, 6급 비서관은 연구소 출신의 여성후배들에게 정치적 훈련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차원을 고려해 보좌진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은 국회의원 보좌관 제도를 기존 정당과 달리 운영할 계획이다. 보좌진의 정책연구 성과가 당에 축적될 수 있도록 '보좌관 풀제'를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보좌관 임면권도 국회의원이 아닌 당 대표에게 부여했다. 보좌관을 당에서 공개 채용한 뒤 필요에 따라 배치하고, 의원이 임의로 해고할 수 없게 함으로써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민노당은 이 같은 보좌관 제도의 도입에 대해 "당의 이념과 정책을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목표와 당의 정책역량을 높인다는 의미를 갖는다"면서 "민노당의 여성의원들도 당의 이런 제도에 적극 동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공개 채용된 민노당의 보좌진들은 다른 국회의원 보좌관들과 월급체계도 다르다. 민노당의 자체 시스템에 따라 당의 상근자와 동일한 대우를 받게 된다. 민노당 국회의원들이 이미 "노동자 평균 월급인 180만원만 받고 나머지 세비를 당에 정책개발비로 내겠다"고 공언한 만큼 보좌진 임금은 의원 월급보다는 약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현재 16대 국회의 보좌진 중 4급 보좌관은 총 547명이다. 그 중 여성 보좌관은 24명으로 전체의 4.4%에 불과하다. 5급 비서관은 총 267명, 그 중 여성은 30명으로 5급 비서관 전체 비율의 10.9%를 차지했다.

"유능함보다 정도의 보좌를"

제17대 국회 개원 준비로 요즘 여의도는 온통 북새통이다.

그 중에서도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보좌하는 국회의원 보좌진들에게는 누구보다도 심한 홍역을 치러야 하는 계절이다. 특히 이번 17대 국회는 299명의 국회의원 중 초선 국회의원이 187명이라고 하니, 최소한 1122명의 보좌진들이 새로운 의원을 찾아 국회 내에서 이동하거나 아니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나서야 할 판이다.

4년마다 한 번씩 이렇게 대이동이 벌어질 때마다 보좌진들은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면서, 과연 내가 국회의원 보좌진으로서 제대로 일하고 있는지 진지하게 자문해 본다. 한 사람 한 사람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얼마나 충실하게 보좌하느냐에 따라서 이 나라 정치발전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좌관은 상임위·예결위·대정부질의·국정감사·국정조사·청문회 등 의정활동과 각종 민원상담 등 모든 분야의 일들을 소리나지 않게 처리해야 하는 만능 재주꾼이어야 한다.

또 행정부처의 예산 집행에 대해 국민을 대표하는 감시자로서 행정의 난맥상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등 그 분야에서만큼은 전문적인 식견을 갖춘 전문인이어야 한다.

내일 모레면 불혹이 되는 꽉 찬 30대 후반의 내가 국회의원 보좌진으로 일한 지도 벌써 6년이 되어간다. 지난 6년 동안 내가 국회에서 배운 것은 "정치인은 무엇보다 우선해서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회의원 보좌진이 갖추어야 할 첫째 덕목을 꼽으라면 유능한 보좌도 중요하지만 바로 내 이웃, 내 가족이 편안히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데 앞장서는 정치를 위한 바른(正) 보좌가 아닐까 생각한다.

국회 앞 사거리에서 "이라크 파병 철회하라!" "비정규직 철폐하라!"고 외치던 군중은 사라졌어도 그 외침은 아직까지도 그대로 남아 있다. 국회 앞 거리에 메아리로 남아 있을 외침이 사라지는 날, 우리 보좌진들 모두 제대로 된 바른 보좌를 하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 행복한 날이 오리라 기대해 본다. / 조용남 (이연숙 의원 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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