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Chief Executive Officer)가 기업의 장래와 방향을 결정한다면 CFO(최고 재무관리자, Chief Financial Officer)는 회사의 안살림을 챙기고, 투자자들의 기대치에 맞는 성과를 이루도록 검토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섬세하고 조화된 시각을 갖고 있는 여성들에게 매력 있는 일입니다.”
통신업계 최초의 여성 CFO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신임 제니스 리 하나로통신 CFO는 “CFO는 학연과 지연으로부터 자유로워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는 여성들에게 적합한 일”이라고 소개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통신회사의 CFO를 맡아 글로벌스탠더드에 맞게 투명경영과 선진화를 일궈내는 것은 물론 국제경쟁력을 갖추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피력했다.
볼보를 뒤로 하고 ‘또 한번의 도전’
그는 1998년 볼보건설기계코리아가 삼성중장비를 인수하고 국내지사를 설립하면서 프로젝트 매니저로 발탁된 후 최근 4년 동안 CFO로 활동했다.
입사 당시 볼보는 삼성중장비 인수 여파로 적자 상태였다. 그는 이곳에서 볼보의 변화에 맞는 프로젝트와 프로세스로 1999년 손익분기점에 도달한 후 매년 30~40% 성장, 2001년 이후 흑자기업으로 자리잡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볼보가 보수적인 유럽체제에 따라 전통적인 재정업무를 중시, CFO의 역할이 큰 곳이었다는 점은 그를 부각시키기에 충분한 대목으로 하나로통신이 그에게 손을 내민 이유의 하나이기도 하다.
한국에서의 통신사업은 최근 몇 년 동안 급성장을 거듭한 후 안정기에 들어섰다고 진단하는 그는 내부 관리를 통한 효율성 극대화가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한다. 특히 하나로통신이 뉴브리지캐피털·AIG 등 외국자본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글로벌스탠더드가 필요할 것이며, 그 같은 수요에 자신의 경험은 주효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글로벌 스탠다드 발맞춰 투명경영 선진화 최선”
“최고의 회사에서 일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는 다양성을 바탕으로 서로를 인정하고 이해하면서 목표치에 맞게 변화해 나간다면 발전의 가능성은 높다며 “내가 일하는 회사는 반드시 최고여야 한다는 신념으로 일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팀의 가치가 올라가면 팀원인 자신의 가치도 올라간다는 것을 잊지 말라”는 강조도 잊지 않는다. 그와 호흡을 맞췄던 동료들은 그의 높은 기대치에 숨막혀하면서도 결국은 해냈다는 자긍심과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전한다.
5월 중순 그의 취임과 함께 통신업계는 윤송이 SK텔레콤 상무, 이영희 KT그룹 상무 등 임원으로 활동하는 여성들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여성들에게 거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15년 간 활동해왔던 제조업체가 아닌 통신회사를 선택한 것은 “안정적인 곳보다는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도전이 필요한 곳이기 때문”이라며 “기대치를 높게 정하고 그 목표를 일구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말로 그는 주위의 기대에 부응하는 답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