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는 19일 오후 3시 전체회의를 열고 조영길 국방부 장관에게 주한미군 이라크 차출에 대한 정부 책임과 이후 대책을 물었다.
국방위원들은 주한미군의 차출 과정에서 정부와의 협의 과정을 추궁하며 "최근 반미감정이나 자이툰부대 파병지연으로 인한 차출은 아니냐, 이대로 철군하는 것은 아니냐"고 질문했다.
조영길 국방장관은 "지난 14일 미군으로부터 차출에 대해 통보받았고, 곧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의 설명에 따르면 미군은 이라크 전투병 확보를 위해 오는 8월 15일까지 주한미군 3600명을 차출하되, 전차 등 중장비는 한국에 그대로 둔다.
조 장관은 "주한미군이 철군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다"며 "당장의 안보공백에 대한 대책을 보완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조영길 장관은 "이라크파병이 지연되어 주한미군이 차출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자이툰 부대는 평화재건이 목적이고, 주한미군은 전투가 목적이어서 서로 대체될 성격이 아니"라고 답했다. 또한 "한국군의 이라크파병 지연은 주둔지 변화에 따른 것으로, (주둔예정지인) 아르빌 주와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국방위원들은 반미감정 확산을 주한미군 차출의 요인으로 꼽으며 정부의 대책을 요구했다.
유한열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 주변 사람들은 사고가 이상하다, (미국을) 조금만 두둔하면 보수 냉전사고라며 알레르기 현상을 일으킨다"며 정부의 대미관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유 의원은 또한 "자주국방을 하면 천문학적 예산이 든다"며 "우물 안 개구리처럼 (실현)되지 않는 것에 쓸데없는 자존심을 세우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며 한미공조를 강조했다.
이연숙 의원 역시 "반미가 미국 사람들로 하여금 한국에 대한 희망을 버리게 한다"며 "여중생들 죽었을 때의 촛불 숫자만큼 신뢰도가 내려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민족공조는 친북이고, 자주국방은 반미적 경향"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영길 장관은 "한미공조를 한반도 안보의 기본 축으로 소중히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회의는 16대 국회 상임위의 마지막 회의였다. 이날 참석한 국방위원 중 17대 국회에서도 금배지를 다는 사람은 장영달 의원, 이경재 의원, 이상득 의원 등 단 3명. 이만섭 의원은 아예 16대를 마지막으로 정계에서 떠날 계획이다.
장영달 국방위원장은 "이연숙 의원, 박세환 의원, 유한열 의원, 한충수 의원은 18대에 (의원으로) 오셔야 만나겠다"며 아쉬움을 나타내며 국방위원 모두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