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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열린우리당사 앞에서 칼858기 사건 전면 재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27일 열린우리당사 앞에서 칼858기 사건 전면 재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 오마이뉴스 강이종행

"김현희는 평양에서 출발하지 않았다. 국정원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

27일 서울 영등포 열린우리당 당사 앞에서 울린 외침이다. 지난 87년 이후 끊임없이 정부와 국정원(전 안기부)에 위와 같은 주장을 하며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북한 공작원 김현희에 의해 폭파됐다고 알려진 대한항공858기(아래 칼858기)사건의 유가족들이 그들. 올 11월 29일이면 사건 발생 17년째다.

정부의 묵묵부답 속에 지난 22일, 23일 양일간에 걸쳐 KBS에서는 특집 2부작 다큐멘터리 <칼 858의 미스터리>를 방영했다. 이 방송은 지금까지 의혹으로만 제기돼 왔던 내용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되짚었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칼858기 사건 진상규명 시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27일 오전 11시 열린우리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회견에서 대책위는 KBS의 보도내용을 인용, 김현희씨가 평양에서 출발하지 않았다는 정황 등 5가지 증거를 제시했다.

▲ 발견 잔해에 폭파 흔적이 없다.(국과수 감정) ▲ 구명보트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 ▲ 구명보트 안의 수동펌프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 ▲ 김현희는 평양에서 출발하지 않았다 ▲ 김현희는 음독하지 않았다는 등이 그것.

"언론과 국회, 이제는 나서라"

대책위측은 언론의 무관심에 대해 불만을 털어놨다. 신 신부는 "KBS 방송을 통해 진실이 밝혀진 만큼 언론에서도 주요하게 이 문제를 다뤄주길 바란다"고 언론에 간절히 부탁했다.

대책위는 또 성명서에서 "사건 초 온갖 대형오보들을 남발했으면서도 언론은 정정보도나 사과보도를 한 적이 없다"며 "언론에서는 사건 진상규명은 외면한 채 김현희 스타 만들기에만 급급했고, 이는 칼858기는 그가 폭파한 것으로 국민들 사이에 더욱 각인 시켰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이밖에 정부와 국정원에 사건 재조사를 요구했다. 대책위는 "국정원은 단 한차례도 국민들에게 (사건 진상의 호도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죄한 적이 없으며 잘못된 수사발표 내용을 슬그머니 언론에 흘리는 방법으로 수사내용을 바꿔오고 있다"며 "비겁한 언론플레이로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대책위는 매주 열린우리당사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또 다음주 목요일인 6월 3일 오전 11시에는 양재동 시민의 숲에 위치한 '칼858기 위령탑'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상징으로 직접 위령탑을 해체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로 했다.

"'국가범죄'로 드러날 땐 큰 사건"
시위현장 방문한 이부영·송영길 의원

▲ 이날 회견장에 잠시 들린 이부영 의원(왼쪽)과 송영길 의원.
ⓒ오마이뉴스 강이종행

27일 '칼858기 사건 재조사 촉구 기자회견'이 열린 열린우리당사 앞에는 이부영·송영길 의원이 모습을 보였다. 두 의원은 잠시 머무르며 참가자들에게 격려를 보냈다.

먼저 현장을 찾은 이 의원에게 참가자들은 "보시다시피 언론에서 너무 무관심하다, 눈물도 이젠 마를 지경이다"는 등의 하소연을 했고, 이 의원은 "신문들은 다 공범이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의원은 "도와달라"는 유족들의 부탁에 "힘내라"는 말을 남겼다.

잠시 뒤 당사 밖으로 향하던 송 의원은 이들이 배포한 기자회견 자료를 살펴본 뒤 "지금 현재로선 이라크 파병, 부안핵폐기장 문제 등 현안이 쌓여 국회 차원에서 먼저 접근하긴 힘들다"며 "KBS 방송 등을 통해 여론이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으니 17대 국회 안에 해결되지 않을까 희망한다"고 유족들에게 말했다.

송 의원은 이어 "칼기 사건이 만약 국가에 의해 자행된 범죄라면 얼마나 큰 사건인가, 언론에서도 애정으로 가지고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 강이종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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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 한국과 미국서 기자생활을 한 뒤 지금은 제주에서 새 삶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두움이 아닌 밝음이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실천하고 나누기 위해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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