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글로벌 IT기업CEO포럼'이 27일 서울 힐튼 호텔에서 진대제 정통부 장관, 신박제 (주)필립스전자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발족식을 열었다.
'글로벌 IT기업CEO포럼'이 27일 서울 힐튼 호텔에서 진대제 정통부 장관, 신박제 (주)필립스전자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발족식을 열었다. ⓒ 정보통신부

"로열티 좀 깎아 주시죠."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 김성우 한국 퀄컴 사장에 던진 농담 한마디다.

진 장관은 27일 열린 '글로벌 IT 기업 CEO포럼'(이하 포럼) 발족식에서 다국적 IT기업들에게 R&D센터 한국내 유치에 적극 협력해줄 것을 요청하고 기업들의 투자관련 애로사항을 듣는 자리에서 이같은 농담을 던졌다.

갑작스럽게 나온 농담에 좌중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왔지만 최근 불거진 퀄컴과 정통부 사이의 껄끄러운 관계를 감안하면 진 장관의 발언은 농담 이상으로 받아들여지기에 충분했다.

정통부와 퀄컴의 껄끄러운 관계는 무선인터넷플래폼인 '위피'의 단일 표준화 문제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칩의 로열티 문제를 놓고 생겨났다.

지난 4월 국내 업체들이 공동 개발한 무선인터넷플랫폼 '위피'를 단일표준으로 정하려했던 정통부의 계획이 자국 무역대표부를 통한 퀄컴의 통상압력으로 무산되고 말았다. 자사가 개발한 '브루'를 통해 무선인터넷 플래폼 시장의 제패를 노리는 퀄컴과의 피할 수 없는 한판에서 콜린파월 국무장관까지 나선 전방위적인 압력에 정통부는 돌아가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정통부는 국내 단말기에 위피를 의무적으로 탑재하게 하는 대신 브루도 선택적으로 탑재할 수 있는 길을 터주면서 지금은 한발 물러섰지만 시장에서 경쟁을 통해 브루를 퇴출시키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또 휴대폰 핵심부품인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칩의 로열티를 중국보다 더 많이 받고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퀄컴에 대한 비난 여론이 국내에서 강하게 일기도 했다. 비판의 요지는 한국 업체가 세계최초로 '장롱 속 기술'에 불과했던 CDMA 기술을 상용화시켜 일개 벤처회사에 불과했던 퀄컴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웠는데 국내 업체에 대해 더 높은 로열티를 거둘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진 장관의 농담에 김성우 사장은 "로열티 문제는 항상 생각하고 있다"면서 "모바일관련 연구개발(R&D)센터 설립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부담스러운 문제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한편 포럼은 앞으로 R&D센터 국내유치와 외국인 투자 유치에 적극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투자유치와 관련한 다국적 IT 기업들의 건의사항과 정책제언 등의 민관협력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손영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사장, 델컴퓨터 김진군 사장 등 25명의 다국적 IT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 이날 포럼 발족식에서는 초대의장으로 신박제 ㈜필립스전자 사장을 선임했다.

진대제 장관은 축사를 통해 "국민소득 2만불 시대 개막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위해 R&D 센터 국내 유치와 투자 확대를 위해 협력해달라"며 "포럼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포럼에서 나오는 의견을 정책에 반영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박제 초대 의장은 "포럼 발족을 계기로 다국적 IT 기업이 한국의 앞선 정보통신 기술과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여, R&D 센터 유치 등 우리 경제의 고부가가치, 고효율의 선진경제 구축에 기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