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4, 6호선 삼각지역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으면 호국전쟁의 전시장임과 동시에 전쟁의 교훈과 호국정신을 배우는 산 교육장 전쟁기념관을 마주하게 된다. 전쟁기념관은 ‘전쟁’이란 하나의 주제로 반만년 우리 역사를 보여주고 있는 세계적 규모의 기념관이다.
전쟁기념관은 호국선열들의 희생정신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라 민족의 역사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라는 점에서 그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갖게 한다. 또 반만년 역사 속에서 수많은 외세의 침입을 받아온 우리 민족의 발자취와 각종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특히 각종 무기류와 복원 모형은 생생한 감동을 전해온다.
전쟁기념관은 1층에 전쟁기념실 2실과 기획전시실, 2층에는 6·25 전쟁실, 대형장비실, 국군발전실, 호국추모실이 설치돼 있고, 3층에는 전장체험실, 월남해외파병실 등이 설치돼 있다.
특히 이곳 전쟁기념관 중에서 전장체험실은 1952년 동부전선에서 벌어진 전투실상을 음향, 조명, 연막, 진동 등의 효과로 재현해 놓아 실제 전쟁을 겪어보지 않은 이들에게도 전쟁이 얼마나 참혹한 것인지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또 다른 체험실에는 컴퓨터 게임에 익숙한 어린이들이 게임을 통해 전장을 체험할 수 있도록 장비들이 마련되어 있다.
또 전시 피란 생활실에는 피난민들의 모습과 당시의 거리풍경 등을 매우 흡사하게 꾸며놓아 당시 전쟁의 고충을 겪었던 선열들의 실상을 한 단면이나마 볼 수 있도록 해 주고 있다.
취재 중에 일생의 반 이상인 36년 4개월을 군에서 보냈다는 한병현씨(60세)를 만났다. 그는 “군대에 몸 담고 있을 때에는 실감을 하지 못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비로소 6·25 전쟁을 실감할 수 있다. 전쟁기념관이 위치하고 있는 자리가 역사적으로 ‘둔산’이라고 오랜 동안 군이 주둔하던 곳이란 점을 젊은이들도 알았으면 한다”고 소개해 주었다.
실내 전시실 외에도 옥외에는 잔디밭, 벤치, 파라솔 등이 설치돼 있어 우천시에도 휴식과 점심 도시락을 즐길 수 있다. 또 기념관 부속건물 식당에서 갈비탕, 육개장, 돈가스를 5000원에 먹을 수 있다.
옥외 전시물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대형 항공기를 비롯해 100여 점의 전투장비들이 전시돼 한국전쟁 당시의 무기들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주고 있다.
그 밖에도 예술적 미와 호국의 의미를 잘 결합시킨 조형물도 설치돼 있다. 호국군상은 전쟁을 극복했던 각계 각층의 38인을 조각해 6·25 전쟁의 고난과 상처를 표현하고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호국정신을 상징하는 조형물이다.
형제의 상은 한국전쟁을 상징하는 조형물로서 지난날 우리 민족이 겪어온 시련을 극복하고 화합, 통일, 번영을 이루고자 하는 의지를 잘 표현해 내고 있다.
전쟁기념관의 관람을 마치고 전사하신 분들의 명단 앞에서 고개 숙여 묵념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발길을 멈추는데 어린 아이 한 명이 “이게 다 군인들 이름이야?”하고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과연 저 어린이가 성장할 무렵 우리의 전쟁 역사는 그들에게 어떻게 기억될까 생각해 보게 한다. 그 수많은 전사자 명단 앞에는 이름 모를 작은 꽃 화분 하나가 말 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전쟁기념관의 1층에 설치된 문화극장에서는 6월 27일까지 ‘홍길동전’을 공연하고 있다. 또, 인근의 삼각지역에서는 ‘6·25 그 역사의 현장을 찾아서’라는 이름의 6·25 전쟁 관련 사진전을 하고 있으니 오고 가는 길에 잠시 발길을 멈춰 시선을 두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