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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경찰이 정지선 집중단속에 나서자 횡단보도까지 진입한 차량이 없어 보행자들이 편하게 길을 건너고 있다. 사진은 광주광역시 서구 광천사거리.
1일 경찰이 정지선 집중단속에 나서자 횡단보도까지 진입한 차량이 없어 보행자들이 편하게 길을 건너고 있다. 사진은 광주광역시 서구 광천사거리. ⓒ 오마이뉴스 안현주
한 택시 운전자가 단속 의경을 불러, 정지선 단속 내용에 대해 묻고있다.
한 택시 운전자가 단속 의경을 불러, 정지선 단속 내용에 대해 묻고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황색신호에서 지나왔다. 왜 위반이냐"
"홍보도 안하고 단속하면 어떻게 하냐. 몰랐다. 갑자기 변하는 신호를 어떻게 하냐"
"단속하는 줄 알고 지켜보려고 노력하는데 앞 차량 꽁무니 쫓다가 위반했다. 그런데 신호체계도 문제다"
"정지선 단속하니까 횡단보도 건너는데 아주 좋다"


경찰의 '정지선 집중단속'이 시작된 1일 정지선을 위반해 통고처분(범칙금 부과) 당한 운전자와 보행자, 계도지시를 받은 운전자 등은 집중 단속에 이렇게 반응했다.

"정지선 지날때 황색신호 바뀌면 어떻게해?"

경찰은 5월 한 달 동안 정지선 지키기 홍보활동을 벌이고 이날부터 전국 주요 교차로 등지에서 출퇴근 시간을 중심으로 집중 단속에 나섰다.

이날 오전 10시경 광주광역시 서구 신세계백화점 옆 광천사거리 교차로에서도 광주서부경찰서 소속 10여명의 경찰과 의경이 단속활동을 벌였다. 단속에 나선 이들은 중앙선에서 '정지선 지키기'에 경각심을 주기위해 휘슬을 불기도 했으며 미처 단속 사실을 몰랐던 운전자들은 정지선을 넘어섰다가 뒤늦게 차량을 후진하는 경우도 있었다.

단속활동에 나선 한 의경은 "운전자들이 단속 사실과 단속 내용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면서 "특히 정지선에 가까워지면 속력을 줄여야하는데 그렇지 않다가 넘어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생각한 것 보다는 정지선을 잘 지키고 있다"면서 "운전자들이 좀더 신경쓰면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차로에서 정지선을 넘었다가 다시 후진하기도 했던 안모씨는 '단속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알고 있었다"면서도 "습관적으로 앞 차량을 따라 진입하려고 했다가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파란신호에서 언제 황색신호로 바뀔지도 모르는데 애매한 순간이 있다"면서 "이럴 땐 어떻게 해야하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또 한 트럭 운전자는 "처음 듣는다. 홍보도 안하고 단속하느냐"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으며, 어떤 운전자들은 단속활동을 벌이고 있는 의경을 불러 "위반하지 않으려면 어디에서 서야 하느냐"며 단속 내용을 자세히 묻기도 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어떤 운전자들은 정지선을 넘기도 했으며 아예 횡단보도를 점령하기도 했다.
어떤 운전자들은 정지선을 넘기도 했으며 아예 횡단보도를 점령하기도 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노력하는데 앞 차 꽁무니 쫓다…"..."정지선에 대한 인식있어야"

그러나 임낙훈(57)씨는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물론 나도 불편할 수 있지만 보행자나 운전자나 교통법규를 안 지키면 서로 불편한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파란 신호등에도 미리 속도를 줄여야지 빠르게 진행할 경우 어쩔수 없이 위반하게 된다"고 말했다.

문현무(39)씨도 "지켜보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교차로에서 앞 차량 꽁무니 쫓아가다가 어쩔 수 없이 위반했다"면서 "지키려고 하는데 아주 힘들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택시를 운전하는 안종석(57)씨는 "평소 손님들이 '바쁘니까 신호무시하고 빨리 좀 갑시다' 횡단보도 앞에서도 '기다리지 말고 빨리 갑시다'고 그랬는데 오늘은 정지선 단속인 줄 아는지 아무 말도 안하고 느긋하게 운전해서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김희종(25)씨는 "이곳을 자주 건너다니는데 단속하니까 가로막는 차량이 없어서 아주 편하다"며 "차 중심이 아니고 보행자 중심으로 생각들을 고쳐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현무씨는 "어떤 교차로는 황색신호가 너무 짧아 어쩔 수 없이 위반하게 된다"면서 "황색신호가 조금 길어져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어떤 운전자는 '정지선을 위한 경보등' 설치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경찰의 단속에 걸린 최모씨도 "황색신호에 정지선 지나서 왔는데 왜 위반이냐. 그러면 정지선을 지났는데 거기에서 서야 되느냐"고 항의했다. 이에 최갑진 이경은 "신호를 위반해 진행했다. 무리하게 속력을 내면 안된다"면서 "앞 차량이 정지선을 넘지않으려고 멈춰서면 사고가 난다"고 말했다.

경찰, 1일 하루 5382건 단속..."황색신호 짧은 곳은 조정 검토"

신호를 위반해 정지선은 물론 교차로를 통과한 차량에 대해 경찰은 범칙금을 부과했다.
신호를 위반해 정지선은 물론 교차로를 통과한 차량에 대해 경찰은 범칙금을 부과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황색신호 때문에 기준이 애매하다'는 지적에 경찰청 한창훈 교통안전계 경감은 "범퍼가 정지선을 넘으면 단속대상이 된다"면서 "교차로에서 빨리 가야한다는 생각때문에 가속페달을 밟는 경우인데 안전운전을 위해서 적정한 속도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경감은 '경보등 설치나 신호체제 보완'에 대한 지적에는 "지금의 체제에서는 황색신호가 예비신호이고 정지선에 있을 때 황색이면 신속하게 교차로를 통과하면 된다"면서 "신호체제는 교통흐름을 종합해서 결정하는 것으로 황색신호가 너무 짧다든지 불합리한 곳은 검토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경찰청은 전국 주요 교차로에 지구대 소속 경찰 등 총8500여명을 투입해 집중단속 활동을 벌여 1일 하루 동안 전국적으로 총 5382건을 단속했다. 유형별로는 신호위반 2180건, 교차로 통행방법 위반 1738건, 보행자 횡단방해 669건, 일시정지 위반 795건 등이다.

한 경감은 "지난 4월 경찰청이 조사한 정지선 준수율은 50%였다"면서 "단속 첫 날인 오늘은 준수율이 80%대였고, 이는 예상보다는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이어 "안전띠도 처음 단속할 때는 운전자들의 항의가 많았다"면서 "운전자들이 정지선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인식할 때 까지 집중적으로 단속할 것"이라고 밝히고 "운전 습관을 고쳐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경찰은 범퍼가 횡단보도를 침범해 보행자 통행을 방해하거나 꼬리를 물고 교차로에 진입하는 행위, 신호위반을 한 경우에 한해 단속을 실시했다.

단속에 걸리자 한 운전자가 차에서 내려 한 동안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단속에 걸리자 한 운전자가 차에서 내려 한 동안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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