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지역에 소재한 학술적 가치가 높은 문화재급 산성의 훼손 우려가 높아 이를 보호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아산시에 따르면 아산지역에는 연암산성 등 문화재 가치 및 학술적 가치가 상당한 산성이 20여개에 이르고 있으나 대부분 보존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일부 또는 상당부분 훼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 산성의 경우는 문화재 지정 가치가 높으나 대책 미흡으로 행정적, 법률적으로 일반 야산과 같은 취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아산지역에는 시 중심부를 흐르는 곡교천 양안을 따라 남쪽과 북쪽에 20개소의 산성이 축조돼 있다. 학계에서는 이들 산성 중 북쪽은 전방기지, 남쪽은 지휘본부 또는 물류보급기지의 성격을 띠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고구려의 남하에 대비한 백제의 방전지이자 후백제의 북상을 막기 위해 고려가 쌓은 성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산성에 대한 체계적인 지표조사와 학술적 연구가 이뤄지지 않아 사장돼 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꾀꼴·물한·연암·백암산성은 봉수대를 중심으로 축조돼 있어 학술적 연구가치와 문화재적 가치가 상당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연암산 봉수대의 경우에는 주변에 산성을 다시 축조해 봉수대를 보호한 구조물들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는 등 문화적 가치가 높아 우리나라 봉수대 연구의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실례로 지난 2002년 대전국토관리청이 시행중인 국도 34호선 확·포장 공사에 소요되는 성토재 확보를 위해 ㈜울트라건설이 신청한 연암산성 일대의 토취장 허가신청을 아산시가 불허 처분했으나 행정심판에서 재판부는 주민들의 민원만으로 허가 신청을 거부할 수 없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바 있다.
이같이 법원의 판결에서 보듯 문화재 지정 신청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개연성만을 갖고 문화재에 준하는 보전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움이 있어 체계적인 발굴조사가 시급하다는 여론이 높다.
아산시청 문화관광과 김영록 문화재담당은 “아산지역 20개소의 산성 가운데 배방면 배방산성이 도지정기념물 67호, 신창면 학성산 신창학성이 문화재 자료 244호로만 지정돼 있다”고 말한 뒤 “최근 연암산은 일반 야산과는 달리 희소성의 가치가 있어 원형보존을 위해 재판부에 항소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역사적 가치가 높은 일부 문화유산의 경우 문화재 지정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땅값 하락을 의식한 토지주들이 문화재 지정을 회피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토지주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문화재 지정 신청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