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 않아 중국쌀까지 수입합니다. WTO다 FTA다 해서 가뜩이나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농민들에게 중국쌀 수입이 갖는 의미는 차원이 달라요. 우리쌀을 지키는데 남녀노소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쌀의 경쟁력을 갖추는데 최선을 다할 겁니다.”
지난 14일(월) 오전, 아산시청 앞 잔디광장에서 열린 ‘소비자와 함께 하는 우리쌀 사랑 국토순례단’ 환영행사장에서 검게 그을린 얼굴에 신념으로 가득찬 말투로 ‘우리쌀을 지키자’고 외치는 한 여성. 조길자(45·아산시 영인면) (사)한국여성농업인 아산시연합회장이다.
이날 행사장에서 본 조 회장은 외형은 작은 체구였지만 결코 작아보이지 않았다. 우리쌀 사랑을 외치는 그에게서는 얼굴에 얇게 배인 미소에도 불구하고 예사롭지 않은 기운이 느껴질 정도다.
"우리쌀을 지켜야 나라가 삽니다. 우리쌀을 아끼고 사랑해 주세요."
양손에 떡을 들고 사람들에게 나눠주며 던지는 작지만 또렷한 목소리는 위기에 봉착한 우리 농촌의 현실을 함축적으로 담아 전하고 있었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적어 판로를 개척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속상한 마음만 갖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고…. 활로를 찾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대국민 홍보 등 의식을 제고하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약한 힘이지만 우리쌀을 지키는데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우리 여성들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최선을 다할 겁니다.”
조 회장은 위기에 놓인 우리 농촌의 현실, 우리 국가의 현실을 보지 못하고 불감증에 빠진 사회를 지적하며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조 회장을 비롯해 아산시연합회 회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일 때마다 손에 떡을 든 사람들의 수가 늘어났고, 쌀 3가마를 들여 만든 떡이 행사가 끝나갈 즈음에는 거의 동이 나기 시작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날 지경인데도 사람들은 따끈따끈한 온기가 남아 있는 떡을 연신 입으로 가져갔다.
시원한 음료를 생각나게 하는 뙤약볕도 '우리쌀 사랑'의 열기를 앞서지는 못하고 있었다. 행사 끝무렵, 사람들은 모두 손에 든 떡을 높이 치켜들며 건배를 외치듯 이렇게 말했다.
"빵 대신 떡을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