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하는 것만 철회하면 살 수 있는데… 노무현 대통령께서 우리 아들을 살려주세요."
"철회를 하든지, 말든지 아들이 내 품에 돌아오게만 해 주세요.
이라크 무장단체에 의해 납치된 김선일(33)씨의 부모가 애원하다시피 쏟아낸 말들로 인해 촛불 집회장은 이내 숙연해졌다. 21일 오후 7시부터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서면에서 벌어진 파병반대 부산지역 촛불집회는 여느 때보다 더 진지하고 무거운 분위기였다.
이날 집회에서 김선일씨의 부모 김종규, 신영자씨가 집회 내내 고개를 숙인 채 자리를 지켜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불거지게 했다. 시민단체연대인 부산시민평화행동이 주최한 파병반대 촛불집회에는 정부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와 불만과 더불어 김선일씨의 무사귀한을 바라는 염원이 쏟아졌다.
부산시민행동은 "김선일씨가 이라크 무장단체에 의해 납치된 것은 어쩌면 예견할 수 있었던 사태"라며 "정부와 외교통상부는 이라크 파병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해 분통이 터진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 발언대에 나선 동아대학교 학생인 호태경씨는 "여기에 나와서 하고 싶은 말은 단 한가지다. 정부가 과연 우리 국민을 살리는 생각을 하고 있는 묻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김선일씨는 아버님 칠순 잔치를 위해 귀국을 준비하던 평범한 우리의 이웃이었다"며 "파병 철회만 하면 살 수 있는데 정부의 파병 결정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시민은 "김선일씨가 "한국 군인 여러분, 떠나세요"라고 외쳤다"면서 "김선일씨를 붙잡고 있는 것은 이라크가 아니고 미국의 부시요 노무현 대통령이며 열린우리당"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박주미 부산광역시의원은 "다같이 힘을 모아 정부를 움직여 김선일씨가 무사히 돌아올수 있도록 하자"고 발언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날 촛불집회에 모인 참석자들은 "파병결정을 철회하라" "김선일을 살려내라"는 구호를 외치며 다같이 김선일씨의 무사 귀한을 기원했다.
집회가 끝난 8시 30분에는 거리행진도 이루어졌으며 김선일씨의 부모가 앞장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거리를 지나던 시민들은 김선일씨의 부모에게 박수를 쳐주거나 격려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