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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김선일씨 추모 촛불집회에 5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김선일씨의 죽음을 애도했다
ⓒ 정연우
▲ 이날 참석자들은 추모사가 진행될 때마다 다같이 한마음으로 경청하는 등 진지한 자세를 보였다
ⓒ 정연우

"김선일씨 살려내라!"
"한미동맹 필요없다!"

23일 오후 7시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쇼핑몰 앞에서는 500여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고 김선일씨 추모 촛불집회를 가졌다.

100여명의 학생과 함께 이날 촛불집회에 참석한 부산대학교 총학생회장 전위봉씨는 "설마 하던 일이 기어코 벌어졌다"며 "어제 김선일씨 본가 앞에서 열린우리당 이미경 의원 앞에 엎드려 "파병 철회를 해야지 김선일씨를 구할 수 있다"고 외쳤는데 허사가 되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의 사회를 본 민주주의민족통일부산연합 민병렬 의장은 "온 국민이 그렇게 염원했지만 김선일씨는 차가운 시신이 되어 돌아오게 되었다"며 "도대체 누구 때문인가? 바로 파병을 강행했던 그들의 책임"이라며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시간이 갈수록 촛불집회 참석자들은 계속 늘어갔고 참석자들은 김선일씨의 죽음을 추모하며 묵념했다.

이어 부산민중연대 안하원 목사는 김선일씨에 대한 추모사에서 "한 젊은이의 처참한 죽음을 보면서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며 "현재 인터넷에선 이라크 파병 찬성 의견이 높아지고 있다. 이제 우리는 냉철한 시각으로 파병에 찬성하는 국민을 설득해야 할 때가 왔다"고 밝혔다. 안 목사는 "복수는 문제 해결이 되지 않는다"며 "부산에서 반전의 물결을 일으켜 평화를 얻어 내자"고 덧붙였다.

▲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김혜경 당대표, 최순영 의원이 이날 추모 촛불집회에 참석해 추도사를 낭동했다
ⓒ 정연우
7시 40분경 부산을 방문한 민주노동당의 권영길 의원과 김혜경 당대표, 최순영 의원이 촛불집회에 참석하자 참석자들이 박수로 맞았다.

김혜경 대표는 "김선일씨를 살려내기 위해 투쟁했음에도 돌아가셔서 안타깝다"며 "이제 마음을 가다듬고 이라크 파병 철회를 위해 다같이 노력하자"고 전했다.

권영길 의원도 "국가가 자국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나라는 제대로 된 나라가 아니다"며 "민주노동당은 최선을 다해 파병 철회 노력을 하겠다"고 밝혀 참석자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이어 부산민주청년회 김진강씨가 김선일씨의 죽음에 바치는 최영철 시인의 시 '전쟁이여, 제발 여기서 나가달라'를 낭독해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얼마나 더 많은 아우성이 울려 퍼져야
이 말도 안 되는 전쟁이 끝날 것인가.
미군이여 한국군이여 전쟁이여
미친 총소리여 울부짖음이여
제발 여기서 나가달라
제발 여기서 나가달라


▲ 학생들이 촛불집회 한켠에 마련된 김선일씨 빈소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 정연우
이날 촛불 집회장 한켠에 마련된 김선일씨의 간이 빈소에는 지나가는 시민들이 발길을 멈추고 묵념을 하기도 했다. 날이 조금씩 어두워지자 참석자들은 촛불을 높이 들고 '광야에서'를 부르기도 했다.

▲ 참석자들은 촛불집회가 끝난 뒤 거리 행진을 했다
ⓒ 정연우
8시 45분경에는 500여명의 참석자들이 다같이 "파병반대"와 "김선일씨를 살려내라"를 외치며 김선일씨의 영정을 앞세우고 거리 행진에 나섰다. 거리 행진을 끝으로 추모 촛불집회는 9시 30분경 막을 내렸다. 촛불집회를 주최한 부산시민행동측은 앞으로도 계속 오후 7시마다 서면 촛불집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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