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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 먹던 힘까지 다 해서...
젖 먹던 힘까지 다 해서... ⓒ 김재경
안양 문화원은 옛 문화를 즐기고 향유하는 시민 화합의 한마당 축제로 '제23회 안양 단오제'를 지난 22일 평촌 중앙공원 다목적운동장에서 열었다.

각 동별로 준비한 풍성한 먹거리와 덩더꿍 덩더꿍 신명나는 춤과 농악이 어우러진 축제에는 각 동의 명예를 걸고 순수한 아마추어들의 줄다리기, 씨름, 그네뛰기, 투호, 창포물에 머리감기, 물동이 나르기 등으로 이어졌다.

상대의 샅바를 맞붙잡고 모래사장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장사들의 멋진 승부에 환호가 쏟아졌다. 겹겹이 에워싼 관중들의 열띤 응원과 함성이 씨름판을 꽉 채웠다.

내가 바로 천하 장사!
내가 바로 천하 장사! ⓒ 김재경

운동장 중앙에서는 "밧줄은 이렇게 잡고, 몸은 뒤로 확 제키라고…" 나름대로 이기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동별로 힘 겨루기가 시작되었다. 젖 먹던 힘까지 동원해서 밧줄을 당기고 끌려가지 안으려고 몸부림친다.

평촌의 한 주부는 "역시 구도시인 만안구와 신도시 중심인 동안구는 게임이 되지 않아요. 주택의 마당을 긴 빗자루로 쓸던 힘과 아파트에서 청소기 돌리는 힘의 대결은 하나마나 였다고요"라며 진 것을 당연해 한다.

창포물에 머리 감다
창포물에 머리 감다 ⓒ 김재경

창포물에 머리감기는 유치원생부터 여인들로 이어졌다. 가마솥에서 장작불로 삶아 낸 거무스름한 창포물이 커다란 고무 통에 가득히 담겨져 있었다. 세숫대야에 고개를 숙이고 바가지로 창포물을 부어 가며 머리를 감았다.

창포물에 머리를 감은 주부는 "재앙을 막아 주고 머릿결이 고와진다고 해서 참여했는데, 정말 머릿결이 부드럽고 좋아요"라고 말한다.

창공을 가르며 부풀어 오른 연분홍치마폭에 나부끼는 저고리 고름에서 관중들은 아련한 향수를 만끽하며 그네뛰기에 열광했다.

누가 누가 멀리 뛰나
누가 누가 멀리 뛰나 ⓒ 김재경

쌍그네 뛰기는 한 사람은 발판에 앉고, 다른 한 사람은 서서 그네를 탔다. 1회부터 지금까지 매년 1등을 놓쳐본 적이 없다는 안양 8동의 장순남(59세)씨와 김점분(57세)씨는 호흡이 잘 맞는 콤비라고 한다.

두 콤비는 "앞으로 나갈 때는 줄을 늘리고, 뒤에선 줄을 벌려요. 앉았다 일어서며 발에 힘을 주지요. 몸을 뒤로 젖히고 다리를 앞으로 밀며 탄력을 받아요"라며 입을 모아 그네를 잘 뛰는 비결을 설명한다.

각 동별로 열띤 응원전은 바라만 봐도 저절로 어깨가 들썩일 만큼 신명이 난다. 흥에 겨운 한 할머니는 응원석에서 벌떡 일어서서 사정없이 흔들어 대며 주변의 이목을 집중시키는데 한 몫을 했다.

신명난 노인이 흥겹게 춤을 춘다.
신명난 노인이 흥겹게 춤을 춘다. ⓒ 김재경

풍성한 먹거리와 농악대의 신명 속에서 경기가 끝나며 지난해 우승 팀인 평촌동에서 이번 대회 우승 팀 안양8동으로 우승기가 옮겨졌다. 각 종목별로 10만원에서 30만원의 상금이 돌아갔지만, 승부보다는 모두가 흥겨운 축제 한마당이 되었다.

투호놀이. 생각처럼 쉽지 않네
투호놀이. 생각처럼 쉽지 않네 ⓒ 김재경
흥겨운 농악에 주민까지 합세하여
흥겨운 농악에 주민까지 합세하여 ⓒ 김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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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 인간 냄새나는 진솔한 삶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현재,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이며 (사) 한국편지가족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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