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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저녁 광주 충장로 삼복서점 앞에는 200여명의 시민들이 나와 파병반대의 촛불을 치켜들었다.
26일 저녁 광주 충장로 삼복서점 앞에는 200여명의 시민들이 나와 파병반대의 촛불을 치켜들었다. ⓒ 오마이뉴스 이승후
200여명의 광주시민이 참석한 촛불행사에서는 미국과 노무현 정부를 강력하게 비판하는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촛불행사에 참여한 대부분의 시민들은 "우리 정부가 미국의 이익만 대변하지 않느냐"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졌다. 또한 "부시와 함께 가는 길은 죽음"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이라크 추가파병 철회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여갔다.

광주보건대에 재학중인 김호경(24·남)씨는 "여느 젊은이들처럼 나도 정치나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없었다"며 "그러나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어 일부러 촛불행사에 참여했다"고 운을 뗐다.

김씨는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됐을 때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나오니까 '참여정부라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겠다'고 해놓고 이제는 입맛에 맞지 않는 파병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국민의 뜻을 무시한다"면서 "이게 무슨 참여정부냐"고 성토해 시민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김씨는 이어 "파병을 하면 언제 여객기가 우리들 집에 돌진할지 모른다"며 "국민들이 힘을 모아 참여정부를 바로세우고 파병을 철회시키자"고 주장했다.

노수희 민주주의민족통일 전국연합 공동의장은 "김선일씨를 살해한 자는 부시와 노무현 대통령"이라며 "오늘의 이라크 현실을 미국의 초국적 자본이 만들었고 노 대통령이 앞장서고 있다는 걸 국민들은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 의장은 "옛날 지주를 대신해 소작농들을 수탈하고 갖은 행패를 부린 마름이란 직책이 있었다"며 "미국이라는 지주밑에 마름노릇을 하는 이가 노무현 정권"이라며 미국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정부의 현실을 꼬집었다. 노 의장은 이어 "이제 굴종된 삶을 버리고 당당하게 NO라고 얘기할 수 있는 국민으로 거듭나자"고 호소했다.

광주시민, 고 김선일씨 명복 비는 씻김굿 보며 눈물

광주시민들이 추가파병에 찬성하는 광주전남지역 국회의원들의 핸드폰으로 항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광주시민들이 추가파병에 찬성하는 광주전남지역 국회의원들의 핸드폰으로 항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승후
일요일을 앞둔 23일 저녁, 충장로 삼복서점 앞에는 광주의 최대번화가 답게 많은 시민들이 오갔다. 시민들은 길바닥에 직접 앉지는 않았지만 파병반대 국민행동측에서 나눠주는 촛불을 들고 행사장 주변에서 삼삼오오 모여 이라크 추가파병 철회와 김씨의 명복을 기원했다.

놀이패 '신명'에서 억울한 죽음을 맞은 김선일씨의 씻김굿 공연을 펼치자 많은 시민들은 눈물을 흘리며 젊은 죽음을 애도했다. 특히 피살된 김선일씨가 입었던 것과 동일한 오렌지색의 옷을 입고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장면에서는 길을 가던 모든 시민들이 멈춰서 안타까운 표정을 짓기도.

어린 아들과 같이 씻김굿을 보던 한 시민은 "살려달라고 절규하는 자식의 모습을 본 부모의 심정이 어떠했겠느냐"며 "우리들의 사회적 부모인 정부는 살려고 몸부림치는 김선일씨의 절규를 외면했다"며 분개했다. 이 시민은 "요즘 일부 언론에서 보복 파병을 부추기는 걸 보고 어이가 없다"고 파병론을 주장하는 일부 언론을 비판하며 "국민의 안전은 아랑곳없이 미국의 압력에 비굴한 모습을 보이는 우리 정부의 모습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시민들은 파병반대 국민행동측이 이라크 추가파병에 찬성하는 광주전남지역 국회의원들의 핸드폰 번호를 공개하자 자신들의 핸드폰을 이용해 항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일부 시민들은 직접 전화를 걸어 추가파병 반대에 나서줄 것을 요청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행사는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파병반대'를 외치며 충장로 일대를 행진하는 것을 끝으로 밤 9시20분경 종료됐다.

고 김선일씨의 명복을 기원하는 놀이패 '신명'의 씻김굿을 보고 많은 시민들이 눈시울을 붉혔다.
고 김선일씨의 명복을 기원하는 놀이패 '신명'의 씻김굿을 보고 많은 시민들이 눈시울을 붉혔다. ⓒ 오마이뉴스 이승후
이날 촛불행사는 200여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고 '파병철회'를 기원하는 충장로 행진을 끝으로 밤 9시20분경 종료됐다.
이날 촛불행사는 200여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고 '파병철회'를 기원하는 충장로 행진을 끝으로 밤 9시20분경 종료됐다. ⓒ 오마이뉴스 이승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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