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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안공간 '숨'에서 전시를 갖고 있는 박미경씨의 작품
ⓒ 정연우
▲ 박미경씨의 작품은 항상 현재진행형이다. 그녀는 전시회를 갖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작품을 변형해간다
ⓒ 정연우
"성(性)을 재미있게 표현하는 작가가 될래요."

이제 첫 번째 개인전시회를 갖는 신인 작가가 있다. '성(性)'이라는 소재를 재미있고 유쾌하게 풀어나가는 그녀의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현재 부산 진구 범내골에 있는 대안공간 '숨'에서 개인전 <발그래 발그래 展>을 하고 있는 박미경(23)씨.

이제 막 대학교를 졸업하고 처음으로 개인 전시회를 갖는 그녀는 대학을 다닐 때도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고집한 학생으로 유명했다. 그래서 그런지 화장기 없는 그녀의 얼굴 만큼이나 전시회도 신선하고 감각적이었다.

전시 제목에 대해 그녀는 "사람의 얼굴이 붉게 홍조 띤 모습에서 따온 것"이라며 웃으며 말한다. 전시회에 있는 그림을 자세히 보면 성을 상징하는 것들이 만화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 박미경씨의 작품 재료는 비닐과 테이프로 이루어져 독특한 느낌을 준다
ⓒ 정연우
그녀의 작업에 쓰는 재료가 독특하다. 바로 비닐과 테이프. 그녀는 붓 대신 테이프로 작업을 한다. 그녀의 작품은 캔버스 대신 전시회 벽을 직접 캔버스로 사용한다.

또한 그녀는 관객들을 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관객이 오면 옆에서 작품에 대해 이것저것을 묻는다. 기존의 작가와는 사뭇 다르게 보인다.

"처음에는 부담됐지만 제 작품을 구경 온 사람들과 이야기하다보면 많은 것을 배우게 되죠. 관객과의 대화 속에서 새로운 작품의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노력 중 인거죠"

현재진행형 전시회

▲ 박미경씨가 작업하고 있는 모습
ⓒ 정연우
그녀의 전시회는 항상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서 재미있다. 기존 작가들이 작품만 내놓고 보여주는 전시회가 아니라 그녀의 전시회는 전시회가 열리는 동안에도 작업은 계속되며 관객과 대화를 하면서 계속 변형해 나간다.

"아직은 말이 서툴기 때문에 그림을 그리는 게 더 편해요. 그래서 그림을 통해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 하나의 즐거움이죠."

그래서 그녀의 전시회를 보러 온 관객들은 전시공간에서 작업 중인 그녀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기자가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에도 비닐을 가지고 전시회에서 작업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심지어 그녀는 개인전이 열리는 공간을 넘어서 계단과 화장실에도 작업을 하기도 했다.

"저는 관객들에게 완성된 그림을 보여주는 것보다 그 과정을 보여주는게 더 좋은 것 같아요."

박미경씨는 항상 기존의 틀을 깨고 싶어하는 작가 중에 하나다. 대안공간 '숨'에서 개인전을 한 것도 그와 같은 맥락이고 올 8월 말에 대안공간 '반디'에서 있을 전시회도 그녀만의 독특한 세계를 자유로운 공간에 표현하려고 한다.

자신을 꾸미지 않은 솔직함을 가진 작가

▲ 박미경씨가 관객들이 남겨놓은 방명록을 읽고 있다. 그녀는 항상 관객의 생각을 읽으려고 노력하는 작가이다
ⓒ 정연우
그녀는 전시회가 열리는 동안에도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다닌다. 또한 혹시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올 동안 놓친 말이 있나 해서 항상 방명록을 꼼꼼히 챙겨본다고 전한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 그녀는 다시 전시회 한쪽 편에 가서 작업을 하기 시작한다. 그런 모습을 처음 본 관객들은 그녀의 작업에 끼어들기도 한다.

그녀는 "저는 제 자신을 꾸미는 것이 아직은 어색해요. 그래서 그런지 제 작업을 저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꾸미죠"라며 웃으며 말한다.

이제 전시회가 이틀 밖에 남지 않았지만 그녀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생각하고 작업한다. 그리고 8월에 있을 전시회를 위해 열심히 준비 중에 있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사람들에게 미술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쉽게 다가가는 그림과 작업을 통해 같이 즐겼으면 하는 게 저의 바람입니다"고 말한다.

▲ 드로잉과 색감이 독특한 박미경씨의 작품
ⓒ 정연우
▲ 박미경씨 작품
ⓒ 정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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