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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통일농민대회 지도부가 박수를 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윤금순 전여농 회장, 문경식 전농의장, 승상섭 농근맹 위원장, 정재돈 전국농민연대 대표, 허복덕 평양시 농근맹 위원장, 이승호 낙농육우협회 회장.
남북통일농민대회 지도부가 박수를 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윤금순 전여농 회장, 문경식 전농의장, 승상섭 농근맹 위원장, 정재돈 전국농민연대 대표, 허복덕 평양시 농근맹 위원장, 이승호 낙농육우협회 회장. ⓒ 황방열
남과 북의 농민 1천여명이 3년만에 금강산에서 다시 만났다. 남쪽의 전국농민연대(상임대표 정재돈 가톨릭농민회장) 소속 농민640명과 북측의 조선농업근로자동맹(농근맹·위원장 승상섭) 소속 농민 400여명은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강원도 고성군 온정리 '김정숙 휴양소'에서 '우리 민족끼리 통일의 활로를 열어나가는 남북농민통일대회'를 가졌다.

전국농민연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한국가톨릭농민회, 한국농업경연인중앙연합회, 한국낙농육유협회, 전국농업기술자협회 등 6개 단체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 단체 대표들은 26일 육로를 통해 휴전선을 넘어 금강산을 찾았다. 농민출신인 민주노동당의 강기갑·현애자 의원도 개인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통일농민대회는 지난 2001년 7월에 금강산에서 처음 열렸으며, 이번이 두번째다. 1회 대회가 전농과 농근맹만의 사업이었던 데 비해 이번 대회는 남쪽의 참여 농민단체가 대폭 확대됐다.

27일 오전 9시 30분 시작된 대회에서 북의 승상섭 농근맹 위원장은 "말로만의 통일이 아니라, 실제로 통일조국을 만들기 위해 나서야 한다"며 "전체 조선민족 대 미국의 대결구조를 만들기 위해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남측의 정재돈 대표는 인사말에서 "핏줄도, 역사도 하나였던 우리가 제국주의 침략으로 갈라졌다"며 "초국적 자본이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민족농업을 말살시키고, 북한은 봉쇄당해 왔다"며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회에 참석한 남·북농민들은 '자주통일, 남·북농민들의 연대강화, 민족농업발전과 남녘농민들의 식량주권 사수' 등의 3개항에 대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대회 참석자들은 북측학생들과 문예단, 남측 노래패들의 축하공연과, 남·북농민들을 섞어 각종 놀이를 벌인 통일민속놀이, 통일노래 춤무대 등의 문화행사를 가졌다.

남과 북의 농민들은 10여명씩 어울려 북측이 준비한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했으며, 저녁에는 김정숙 휴양관에서 북측 주최 만찬이 있었다. 대회기간 내내 남북의 농민들은 삼삼오오 얘기꽃을 피우는 한편, 함께 사진을 찍고, 술잔을 기울이며 친목을 다졌다.

대회참가자들이 씨름 대회를 하고 있다.
대회참가자들이 씨름 대회를 하고 있다. ⓒ 황방열

북측 문예단이 부채춤을 추고 있다. 조명애(가운데)씨는 지난 2002년 아시안게임때 응원단으로 남쪽을 방문해 인기를 얻었었다.
북측 문예단이 부채춤을 추고 있다. 조명애(가운데)씨는 지난 2002년 아시안게임때 응원단으로 남쪽을 방문해 인기를 얻었었다. ⓒ 민중의 소리 제공

북측관계자들 "파병 안 하면 되지 왜 젊은이를 죽게 하나"

통일농민대회에 나온 북측 인사들도 고 김선일씨 문제에 대해 상세히 파악하고 있었다. "김선일씨 사건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남측기자단의 안내를 맡은 북한의 민화협(민족화해협의회)관계자는 "어제(26일) 김선일씨의 유해가 부산에 들어왔다고 들었다"며 "파병 안 하면 그런 일도 없었을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진짜 테러리스트는 미국"이라고 말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의 한 기자는 남측기자들과의 점심식사자리에서 "김선일씨의 죽음은 민족적인 슬픔이자 망신"이라며 "남쪽은 왜 그렇게 미국에 쩔쩔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금강산사업소장 "조만간 자가용 방문도 가능하게 될 것"

▲ 7월1일 개장될 금강산호텔.
지난해 9월 육로관광이 시작된 금강산 온정각은 분주했다. 금강산 관광의 포스트인 온정각 앞 도로는 드나드는 관광객들과 차량으로 혼잡을 이루었다. 휴전선의 남방한계선 앞에선 남과 북을 오가는 관광버스가 서로 엉킬 정도의 복잡함이었다.

금강산사업소장 이윤수 상무는 "지금까지 1달 평균 1만5천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며 "7월에는 2만7천명이 찾아오기로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이 상무는 "아직은 남과 북의 출입사무소(CIQ: Custom, Immigration, Qurantine)를 통과하는 과정이 번거로운 게 사실"이라며 "이 부분이 신속하게 개선되면 방문객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생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교육장소는 없을 것"이라며 "금강산 수학여행 지원이 없어졌는데 조속히 복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상무는 조만간 자가용 방문과 철도방문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상무는 몇 가지 행정절차가 바뀌고 주차장시설이 확보되면 방문객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남과 북 그리고 조선족 동포들이 함께 일하는 호텔도 내달 1일 개장한다. 현대아산은 이산가족 상봉장과 남북당국자들의 회담장소로 유명했던 금강산여관을 금강산호텔로 바꿔 새로 문을 연다.

전체 호텔직원 320여명 중 북측 고성군과 온정리의 주민들이 290여명이고, 10명 정도는 조선족 동포들이다. 남측은 경영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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