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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미향
서울사랑 시화전이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지난 6월 25일부터 7월 1일까지 열렸다. '환경과 서울'이라는 주제로 시와 그림이 만난 이번 시화전은 2002년에 시작하여 올해가 세 번째이다.

총 66점의 작품이 걸려 있었으며 지하철을 오가는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붙잡았다. 그들 중에는 그냥 스쳐 지나가듯 보는 이들도 있는가 하면 꼼꼼히 시 하나 하나를 읽는 이들도 꽤 많았다. 한참 동안 눈 여겨 읽고 있던 이들 중에는 가방에서 수첩을 꺼내 마음에 드는 시 한 구절을 옮겨 적기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디지털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기도 했다.

ⓒ 박미향
남대문 시장, 한강 물, 북한산, 도봉산 등의 서울을 암시하는 특정 명칭이 시에서 많이 보였고 '서울', '1988년의 상계동' , '한강 하구에서' 등 제목에서부터 서울을 나타낸 시도 있었다.

많은 시들이 있었으나 그중 내 마음과 눈을 빼앗은 것은 "부모님 살아 실제 소홀히 하였더니 가신 뒤 그리움에 눈시울 촉촉이 젖네"라고 시작하는 시였다. 이 시 구절은 김세희님의 '그리움'이란 시의 첫 부분이다.

그리고 시와 그림이 모두 좋았던 것은 정희님의 '늙은 시계수리공'이다. 그림 속에는 정말 육순을 훌쩍 넘겨 보이는 수리공이 묵묵히 자신의 일에 열중이다. 안경을 쓴 모습이나 입 매무새가 묵직한 것이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으려는 자세가 그림에서 엿보였다. 마음에 쏙 드는 그림이다. 이 그림을 그린 이들은 노원구 미술협회 소속 서양화가들이라고 한다.

ⓒ 박미향
빌딩이 숲을 이루는 도심의 서울에서 살고 있으면서 여유 있는 풀내음의 시골에 대한 동경이나 향수를 느끼지 않는 서울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서울을 훌쩍 떠날 수만은 없는 일. 그러므로 내가 살고 있고, 내 가족의 든든한 뿌리가 되어주는 서울을 사랑해야 함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그래서일까? 서울 사랑을 글로 나타내고 조화로운 그림을 곁들인 시화전은 볼거리가 충분했고 기대 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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