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일방적으로 정액권 발급을 발표해도 되나. 지하철공사 관계자들하고는 논의도 거의 없었다고 하더라."
이명박 시장의 일방적인 업무수행에 대한 불만이 서울시 버스체계개편과 관련해 마련된 종합상황실에서조차 나오고 있다.
5일 오후 4시 서울 정동에 위치한 시청 별관 13층 종합상황실을 찾았을 때 일부 관계자들은 대중교통체계 개편과 관련해 서울시의 '밀어붙이기식' 행정을 비판하고 있었다.
특히 관계자들은 지난 4일 이명박 시장이 밝힌 종합대책 중 '15일부터 서울지하철에 정기권을 조기 도입하겠다'는 발표를 거론하며 "지하철공사와 논의도 없었다다고 하는데 시장이 그렇게 일방적으로 대책을 발표해도 되는지 모르겠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지하철공사 "정기권 도입? 실무진은 몰라"
서울특별시 지하철공사에 관련 사실을 확인한 결과, 공사 관계자는 "정기권 발급은 (이 시장의 기자회견) 전에는 전혀 들은 바 없다"며 "상부에서는 서울시로부터 어떤 통보를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담당자 대부분은 언론보도를 통해 관련 사실을 알았다"고 답했다.
그는 "이 시장의 기자회견 전에 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 사장이 참석한 종합대책회의가 있었는데 그 때 정기권 도입 이야기가 나왔는지는 모르겠다"며 "하지만 실무진 차원에서 지하철 정기권 도입을 준비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정기권 도입에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관계자는 "서울시의 재정지원을 받는 입장에서 서울시가 (정기권 발급 날짜를) 7월 15일로 명시해버렸기 때문에 불만은 있지만 준비를 할 수밖에 없는 게 공사의 입장"이라며 "현재 영업담당부서가 색상 및 도안을 협의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하철공사 입장에서는 서울시에서 일방적으로 '지하철 정기권 조기도입'을 발표해버렸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정기권 도입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 "촉박하게 준비... 지하철공사 등과 협의하겠다"
서울시 담당 공무원은 5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정기권 조기도입 발표가) 시간적으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준비하지는 못했다"며 "7월 1일 대중교통체계가 개편된 후 지하철 요금 증가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쏟아졌기 때문에 촉박하게 준비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15일 지하철 정기권이 발급되는 게 확실한가'라는 질문에 관계자는 "지하철 정기권을 도입하면 전구간을 무제한으로 월 3만5천원으로 돌아다닐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지하철공사 등과 협의를 해나가겠다"고만 답했다.
이명박 시장은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보완책이 너무 급작스럽게 제시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서울지하철 정기권 도입 등 몇가지 안을 검토했다"고 밝히며 "정기권 도입으로 인한 추가 재정부담은 서울시가 부담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 | "단말기가 밉다" 교통카드 오류로 홍역 앓는 서울시 | | | |
| | ▲ 중앙버스전용차로 확대시행 닷새째인 5일 오후 교통방송 관계자가 해당 도로의 교통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김태형 | | 5일 오후 찾아간 서울시 버스체계개편 종합상황실에는 20여명의 관계자가 자리를 지키며 시민들의 잇단 항의·문의 전화와 서울시 교통상황을 점검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시민들의 항의 전화 대부분은 '교통카드 요금이 추가로 부과됐다'는 내용으로, 담당자 책상에는 이렇게 접수받은 민원서류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그래도 역시 가장 힘든 전화는 '왜 노선을 없앴느냐'는 항의전화에요."
어제부터 상황실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는 한 담당자는 "그런 항의에는 묵묵히 죄송하다"고 답할 수밖에 없다며, "그래도 시민들이 조금씩 바뀐 노선에 적응해 가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교통카드 오류 신고를 받고있던 또 다른 담당자는 "대부분의 단말기에서 오류는 해결됐지만 약 3% 정도의 단말기에서 오류가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추가 요금이 부과되는 것을 막으려면 버스를 갈아타고 내릴 때 단말기에 카드를 다시 한 번 찍고 내리는 게 중요하다"고 협조를 부탁하기도 했다.
상황실 관계자들은 "단말기 오류로 추가 부과된 요금에 대해서는 해당 카드사에서 확인을 거친 다음, 승객에게 청구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카드에 문제가 발생했다면 단말기 오류로 인한 가능성이 큰 만큼 버스기사나 지하철공사 직원에게 항의하기보다는 우선 서울시에 신고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서울시 대중교통불편신고 전화번호는 080-828-5656이다.
한편 도봉·미아로, 수색·성산로, 강남대로, 천호대로 등으로 확대시행중인 중앙버스전용차로의 5일 오전 교통상황을 보면 승용차 통행속도는 전월대비 소폭 감소한 반면, 버스는 4.8km/h가 증가한 추세를 보였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