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가 후반기 원구성에 착수한 가운데 신안군의회가 의장단 선출을 위해 회의를 개최했다가 다시 연기하는 등 해프닝을 연출해 주위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전남 신안군의회(의장 이채환)는 6일 오전 10시 의장단 선출을 위해 임시회를 소집했으나 의장 선출 문제로 의원들 간 의견대립이 심해 1시간 넘긴 뒤에야 회의를 진행했다.
우여곡절 끝에 회의를 소집해 의장단 선출을 위한 기표소까지 설치했으나 김 모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해 "지방자치법상 의장은 선출된 날부터 임기를 시작하게 돼 있다"며 정회를 요구했다.
실제로 현 신안군의회 이채환 의장의 임기는 오는 9일까지로 돼 있다. 따라서 지방자치법 등 관련 법규대로 한다면 이 날 신임의장을 선출할 경우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돼 있다.
그러나 의장임기 조정 문제는 회의 일정을 확정할 당시 의원들 간 논의를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는 것이 군의회 안팎의 지적이다.
김 의원의 발언 직후 정회한 군의회는 논란 끝에 의장단 선출일을 오는 12일로 연기하고 이 날 회의를 마쳤다.
이채환 군의장은 회의를 마치기 직전 "신임 의장을 선출하기 위해서는 의원들 간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하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며 연기이유를 밝혔다.
전체 14명에 불과한 신안군의회가 후반기 의장선출을 놓고 내분에 휩싸인 속내는 다른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방의회 의장단 선출은 이른바 교황선출방식으로 후보등록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의장 입지자가 동료의원들을 상대로 개인 접촉을 해 의사를 밝힌 뒤 전체가 모인 공식 회의에서 무기명 비밀투표로 결정한다.
어떻게 보면 소속 의원 전체가 의장 후보가 될 수도 있는 선출방식이다. 하지만 여느 지방의회나 마찬가지로 대부분 동료의원들 간 비공식적인 접촉을 해 지지세를 결집한 한 두 명 후보가 최종 입지자로 나서게 된다.
의장은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수 지지로 선출하게 돼 있다. 만약 과반수가 넘지 않으면 1,2위 득표자가 결선 투표를 치러 과반수를 얻은 사람이 최종 선출된다.
이번에 신안군의원 후반기 의장 후보로는 최종적으로 K의원과 J의원이 나서게 됐다. 모두 2선 의원인 이 두 사람은 자신을 포함해 과반수인 8명의 지지세력을 확보하기 위해 그동안 물밑작업을 해 왔다.
그러나 의장선거일이 다가오면서 모 국회의원 개입 논란 등으로 군의원 간 내분이 발생했다. 의장입지자로 나선 K의원은 이 날 기자와 만나 "거대한 산이 밀려 오는데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투표 직전 막판 사퇴의사를 밝혔다.
그는 "전날인 5일 저녁에 모 국회의원으로부터 의장자리 양보를 종용하는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그동안 지역에서 지구당에 헌신해 온 사람으로서 (국회의원한테) 서운한 감정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지 미안한 것은 자신을 지지해 온 몇몇 동료 의원들"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해당 국회의원실 관계자는 "신안군의회 의장단 선거와 관련해 그런 사안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한편 신안군의회가 의장단 선출을 위해 공식 회의를 소집해 놓고도 논란 끝에 일정을 연기하자 장산면 박모(42)씨는 "지역민을 위해 봉사할 자세를 가져야 할 지방의회 의원들이 자리다툼에 연연한 결과"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