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학과 학생들이 7월 7일 오전 보건복지부 앞에서 3000배 시위를 벌였다. 이들 한약학과 학생들은 '학생투쟁위원회'를 구성해 지난 달 25일 보건복지부가 '약대 6년제 개편안'을 교육부에 제출한 것에 대해 항의하며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14일째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원광대학교 이상훈(한약학과 2학년, 33)씨는 "보건복지부가 밀실행정 및 야합을 한 것에 대해 분노 규탄하고, 한방분업과 한약학과 6년제의 조속한 시행을 촉구"하기 위해 3000배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한약사도 약사인데 왜 6년제에서 제외가 되었는지 납득할 수 없다"며 "이번 약대 6년제 개편안은 보건복지부의 밀실행정이다"라고 보건복지부의 행정을 질타했다.
한약학과 학생들의 3000배 시위는 오전 7시 30분 '학생투쟁위원회'의 성명서를 발표가 끝난 직후부터 시작되었다. 한편 3000배 시위 현장 앞에 걸어놓은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진에 대해 과천정부청사 경비대 소속의 직원들이 경비대에서 내려온 지시라며 장관의 사진을 치울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이 사진은 경비대와 학생들의 합의로 500배를 마친 후 학생들에 의해 자진 철거되었다.
지난 달 6월 21일부터 단식투쟁을 벌여온 우석대학교 박경재(한약학과 3학년, 35)씨는 시위를 지켜보던 중 오전 8시 55분경 실신하여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되기도 하였다.
한약학과 학생들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성의있고, 책임있는 태도를 보여야한다"며 "김근태 장관은 민주화운동 시절 약자편에 서 있던 분이라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한 "약대 6년제 개편안에 약대 구성원 중 하나인 한약학과가 제외된 것은 상식적으로 불합리한 것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6월 초부터 '약대 6년제 개편안'에 항의하며 수업거부를 하고 있는 한약학과 학생들의 성적의 처리기한이 오는 15일로 다가왔다.중간고사가 시행됐고 기말 직전까지 정상적으로 수업이 진행되었던 점으로 볼 때 1학기 성적처리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약대 6년제 개편안'을 두고 논란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여 2학기 학사일정도 사실상 불투명한 상태이다.
'약대 6년제 개편안'은 보건의료인들의 이익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사안으로 당분간 보건복지부 앞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단체의 시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