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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의 주범이 탄핵방송 편파성 따질 자격되나"
우상호 의원의 '탄핵주범' 표현에 한나라당 의원들 발끈

▲ 우상호 열린우리당 의원(왼쪽) /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
ⓒ오마이뉴스 이종호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벌인 '탄핵방송' 논란은 탄핵공방으로 불거졌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우상호 의원의 '탄핵의 주범'이라는 표현을 문제 삼으며 속기록에서 삭제해 줄 것을 요구했다.

정병국 의원은 "'주범'은 범죄를 주도적으로 저지른 사람을 이르는 표현"이라며 "탄핵은 헌법에 규정된 대로 절차상의 아무런 하자 없는 합법적 절차였다"고 따졌다. 또한 이재오 의원은 "막가는 식의 표현"이라고 반발했다.

이날 문화관광위원회 회의에서 마지막 질의자였던 우상호 열린우리당 의원은 양휘부 방송위원을 상대로 질의응답을 벌이는 과정에서 양 위원이 지난 대선에서 이회창 언론특보를 지낸 점과 탄핵방송이 편파적이었다는 입장에 있었다는 점을 들어 언론학회 보고서의 편파성을 문제삼았다.

우 의원은 "과거 우리는 합법이라는 이름 하에 저질러지는 무수한 폭력을 경험했다"며 "이번 탄핵 역시 그렇지만 다시는 이런 역사적 과오를 남기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 의원은 "그런데 그 탄핵의 주범들이 (탄핵방송이) 편파적이다, 아니다 얘기하고 있는 것에 대해 다시 정치적으로 싸워야 하는가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탄핵방송 논란이 정쟁으로 비화되는 점을 지적하며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야당의원들의 진정성은 의심하고 싶지 않지만 이런 정쟁으로 인해 애꿎은 방송위만 피해를 뒤집어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우 의원은 "경험이 많은 3선 의원의 말씀이니 최대한 존중하겠다"며 속기록 삭제요청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한 초선의원이 "탄핵의 근처에도 가지 않은 사람도 주범이냐"며 사과를 요구한 것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이재오 의원은 우 의원이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의 이름을 거론한 것과 관련 "전 대표이기는 하나 구체적으로 관계도 없는 분의 이름을 함부로 거론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며 초선의 우 의원을 엄중히 타이르기도 했다. 이에 우 의원은 한편 수용하면서도 "인격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양심과 소신에서 하겠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 박형숙

이회창 전대통령후보의 언론특보였던 양휘부 방송위원(맨 오른쪽)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회창 전대통령후보의 언론특보였던 양휘부 방송위원(맨 오른쪽)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2신 : 7일 오후 7시 42분]

한나라당 의원들 한목소리 "전원 사퇴하라"
노성대 위원장, "책임통감...위원들간 논의해 결정"


한나라당 의원들은 언론학회의 탄핵방송 보고서에 대한 방송위원회의 각하결정을 두고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 전체의 일괄사퇴를 요구했다.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은 "방송위가 애초 언론학회에 분석의뢰를 한 것은 탄핵방송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전제한 것인데 그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각하결정을 내린 것은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또한 심 의원은 "보도교양 제1심의위원회 2명의 심의위원이 사퇴한 까닭이 무엇이냐"고 책임을 추궁하며 "위원장이 사퇴하면 다른 위원들도 사퇴할 것이다"라고 전원사퇴를 요구했다.

정병국 의원은 "탄핵방송에 대한 불공정성 심의를 자체적으로 수행하지 못한 것은 직무유기"라며 "합의로 언론학회에 심의를 의뢰하고도 여당과 방송사의 마음에 안든다고 오류라고 폄하"한 점 등을 들어 사퇴를 거론했다.

또한 이재웅 의원은 "언론학회의 '아무리 느슨한 기준을 적용해도 공정하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오지 않았냐"며 "전문가들로 구성된 학회에서 200쪽에 달하는 연구결과는 학자적 양심에 따라 추진되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노성대 방송위원회 위원장은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며 "책임을 지는 방법에 대해서는 위원들 간에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노 위원장은 '아무리 느슨한 기준을 적용해도 공정하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주장에 대해 "85%의 탄핵보도 프로그램들이 공정했는데 나머지 15%만을 가지고 전체를 편파방송이었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한편 심재철 의원은 사퇴를 받아내겠다는 의지가 완강했다. 심 의원은 모든 질의응답이 끝난 뒤 위원들을 한 명씩 호명하며 집요하게 사퇴의사를 따져 물었다. 이에 참석 위원들은 개인적인 의사를 밝히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차후 '집단표명'의 형태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특정정당의 정치적 의도 대리실천한 결과"

이광철 열린우리당 의원이 노성대 방송위원장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이광철 열린우리당 의원이 노성대 방송위원장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열린우리당 의원들 역시 방송위의 무책임과 무소신을 질책했다. 특히 방송심의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위해서는 방송위원회 위원 선출방식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재홍 열린우리당 의원은 연구용역비의 과다지출,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의뢰가 결정된 점, 연구진 선정의 문제, 보고서 사전유출 등의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원에 직무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보고서 용역을 책임진행한 양희부 위원은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언론대책팀장과 이회창 후보의 언론특보를 지낸 사람"이라며 "이번 언론학회의 보고서는 특정정당의 정치적 의도를 대리실천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열린우리당 의원은 "가장 공정하지 못한 것은 탄핵이었고, 촛불시위로 바로잡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탄핵방송 평가의 절차와 연구자의 공정성을 문제 삼았다. 이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회의 탄핵가결과 탄핵방송의 공정성 문제는 별도"라고 반박했다.

이광철 의원은 방송위의 '태생적 한계'를 지적하며, 9명의 위원들 중 6명의 위원이 양당 교섭단체의 추천으로 구성되면서 "방송심의가 정치권의 나눠먹기식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비판했다.

'위원 선출방식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물음에 대해 노성대 위원장은 정치적 입김이 작용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을 인정하며 선임방식의 변화에도 공감을 표시했다.

이 문제에 관한 방송위 위원장의 답변은 하소연에 가까웠다. 노성대 위원장은 "9명이 참석하는 회의를 주재할 때 이 회의는 하느님이 주재하는 것이다라고 하소연하고 싶을 정도였다"며 "정파적인 입장을 떠나 의논할 것을 위원들에게 당부해 왔다"고 말했다.

이러한 구조적인 한계를 인정한다 해도 방송위원회의 책임은 면키 어려워 보인다. 방송위는 언론학회 보고서를 심의대상에서 각하한 이유로 '개별프로그램이 아닌 다수의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한 포괄적인 심의'라며 '관계법령과 심의규정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하지만 용역계약을 맺는 전과정에서 드러나는 허술함, 특히 조사주체와 대상, 방법 등을 철저히 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예산낭비와 위상추락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이광철 의원은 "계약서에 보면 '지상파 3사의 탄핵관련 방송'이라는 제목만 있지 구체적인 과업지시서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며 "논란은 이미 예정되어 있었다"고 지적했다.


[1신 : 7일 오후 1시 48분]

"심의 각하한 이유 뭔가" 한나라당 일전 벌일 태세
'탄핵방송보고서' 논란, 여야 날카로운 신경전


7일 국회문광위에서 방송위가 탄핵방송보고서의 심의를 각하한 사실을 두고 여야간의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노성대 방송위원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7일 국회문광위에서 방송위가 탄핵방송보고서의 심의를 각하한 사실을 두고 여야간의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노성대 방송위원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문화관광부에 이어 방송위원회의 업무보고 차례인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의 2번째 전체회의. 회의장 분위기는 시작부터 냉기가 감돌았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방송위가 탄핵방송보고서의 심의를 각하한 사실을 두고 일전을 벌일 태세였다.

7일 오전 방송위원회의 업무현황 브리핑에 앞서 노성대 방송위원회 위원장은 "탄핵소추관련 방송프로그램 심의와 관련한 최근의 사태에 대해 사과한다"는 말로 인사말을 대신했다.

이어진 표철수 사무총장의 업무보고. 잠잠했던 의원들은 탄핵소추 관련 방송의 심의에 관한 보고 순서에 이르자 사무총장의 말을 끊어가며 "심의를 각하한 근거가 뭐냐" "위원회 최종 회의록을 가져와라" "사표 낸 2명의 심의위원이 참고인으로 출석해야 한다"며 압박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탄핵방송 심의를 언론학회에 의뢰한 것의 적합성, 절차과정, 근거법령 등을 따졌다. 고흥길 의원은 "방송의 존폐와 관련된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국정감사에서도 핵심사항이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또한 정병국 의원은 방송위원회가 탄핵방송 보고서의 심의를 각하한 것에 항의, 사표를 제출한 남승자, 이창근 심의위원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며 참고인 출석을 요구했다. 이에 양당 간사간의 협의로 두 심의위원에게 출석을 요구했지만 거절되었고, 한나라당은 다시 "위원회 정식결의를 거쳐 강제로라도 출석을 요구하자"고 제안했다.

정청래 "부적절한 발언 불쾌했다", 심재철 "내 발언 폄훼말라"

노 위원장은 이러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질문공세에 진땀을 흘렸고, 이에 이계진 한나라당 의원은 "위원장의 말이 너무 느리다, 하루종일 걸리겠다, 소신있게 답해달라"고 주문했다. 또한 뒷자리에 앉아 있던 방송위 관계자들은 위원장과 사무총장에게 답변쪽지를 전해 나르느라 분주했다.

결국 오전 중에 겨우 업무보고를 마쳤고 19명 의원들의 질의응답은 오후로 미뤄졌다. 상대적으로 열린우리당측 의원들은 조용했다. 그러나, 위원장이 산회를 선포하기 전 발언을 신청, 불편한 내색을 드러냈다.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 ⓒ 오마이뉴스 이종호
정청래 열린우리당 의원은 "여기는 재판정이 아니다, 공무원에 대해 고압적인 자세나 강압적인 자세는 없어야 한다"며 한나라당 의원들이 위원장 호명시 '-님'을 생략하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정 의원은 전날 심재철 의원은 '아줌마 비하발언'을 언급하며 "소속 의원이 부절적한 발언을 한 것이 보도된 것을 보고 같은 상임위 소속 의원으로 유쾌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부절적한 발언이 뭐냐고 발끈했고 옆에 있던 손봉숙 민주당 의원은 "아줌마 발언이지"라고 잘라 말했다.

발언 당사자인 심재철 의원은 "동료의원의 발언에 대해 부적절한 내용이라고 함부로 폄훼하지 말라"고 맞섰고, 정청래 의원은 "내 말도 함부로 폄훼하지 말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에 이미경 위원장은 서둘러 정회를 선포했고, 의원들은 회의장을 빠져나가며 점심식사 후 열릴 오후 회의에서 일전을 다지는 눈치였다.

(기사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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