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모 해남군수 권한대행은 9일 "인사권이 크게 훼손됐다"고 주장하며 "5급 전보인사를 연기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혀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이윤모 권한대행은 이 날 해남군 인터넷 홈페이지에 "분위기 쇄신차원에서 5급 승진전보인사를 하기 위해 지난 3일 인사위원회를 소집했으나 일부에서 인사위원에 대한 불참 회유와 폭로 압력 등으로 무산됐다"면서 "인사권 침해와 군정혼란 책임은 누군가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인사와 관련 모 간부의 이유없는 전보 거부와 무책임한 로비행태는 비난받아야 마땅하고 이에 동조한 공직협(공무원노조) 임원들의 도에 지나친 행태는 시정돼야 할 것"이라고 밝혀 파문이 계속되고 있다.
그는 계획했던 인사가 무산된 것은 "공무원노조 일부 임원들이 인사위원회 회의를 정상적으로 열리지 못하게 했을 뿐 아니라 정체불명의 테이프를 공개하며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이번 사태와 관련 "견디기 힘든 수모와 좌절감을 느끼며 해남군을 떠나야겠다는 심정이 들 정도"라고 밝히며 인사권 침해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공노조 이어 사회단체도 '부당인사 중단'요구
이와 관련 공노조 해남군지부는 "선거개입 사건과 관련된 수사결과를 보고 책임을 묻는 등 문책성 인사를 단행해야 한다"는 태도다. 해남 공노조는 "지난 3일 이 권한대행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제시한 녹음테입은 노조차원에서 직원들의 경선개입과 관련해 자체 조사한 것"이라며 "인사단행을 압박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8일 희망해남21, 해남군농민회 등 지역사회단체로 구성된 해남군민연대는 성명을 발표해 "해남군청 공무원들의 선거개입 사건은 실질적인 책임자가 드러나지 않고 하위직 공무원 몇 명만 된서리를 맞게 됐다"며 공무원노조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이 단체는 또 "사법당국의 철저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 군수권한대행이 자체조사나 대군민 사과 한마디 없이 밥그릇 싸움인사를 단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비난했다.
이어 "선거개입 책임자에 대한 문책성 인사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문책인사와 거리가 먼 인사단행으로 이번사태를 최소화하려는 부당인사는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군청 공무원들의 경선개입 한가운데는 당시 군정책임자인 민화식 전 군수가 관련돼 있다"며 민 전 군수에 대해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한편 해남경찰은 지난 5월에 있던 전남지사 후보경선과 관련 현재까지 해남군청 공무원 100여 명을 소환해 조사한 결과, 6급 직원 2명을 포함 3~4명의 공무원들이 당시 민화식 전 군수의 열린우리당 도지사 경선을 앞두고 일부 읍ㆍ면장에게 전자우편으로 선거인 명단을 보내 연고자 등을 파악하도록 하는 등 선거개입을 주도한 혐의를 포착했다.
그러나 경찰은 해남군청 내 핵심 책임자 등을 밝혀내지 못했으며 현재 검찰의 지시로 재수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