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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시안> 10일자 반박 기사.
ⓒ 프레시안 홈페이지
청와대 기관지 <청와대브리핑>의 실명 비판에 인터넷언론 <프레시안>이 공개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박태견 프레시안 편집국장은 10일 정오경 「<청와대브리핑>의 '프레시안 모독'에 답한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직접 싣고 <청와대브리핑>이 전날 프레시안 보도를 비판한 것에 대해 강력하게 따졌다.

<청와대브리핑>은 9일 '한·미관계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7일자)에 대한 일부 언론의 비판적 해석과 관련, 유감을 표명한 「대화와 토론 거부하는 엇나가는 사고」기사에서 프레시안 보도를 실명으로 지목한 바 있다.

<청와대브리핑>은 이날 "프레시안은 보고서에는 아예 들어있지도 않는 내용인 「청와대 "파병 안하면 미국, 한국경제 초토화"-KIEP 보고서 전문 게재 "백악관, 무디스 통해 한국신용등급 떨어뜨릴 것"」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뽑은 기사를 싣기까지 했다"며 "이 지경에 이르면 대화나 토론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언론은 '행간의 의미'를 읽는 게 본업"

박 국장은 이에 대해 "<청와대브리핑> 글을 보면 마치 프레시안이 청와대가 하지도 않고, 보고서에는 아예 들어있지도 않은 내용을 자극적으로 조작한 '황색언론'처럼 보인다"며 프레시안 기사작성의 배경을 설명했다.

박 국장은 먼저 「청와대 '파병 안하면, 한국경제 초토화'」 제목과 관련, "언론은 '행간의 의미'를 읽는 게 본업"이라고 전제한 뒤 "청와대가 왜 구차하게 '이라크 파병국가의 대미수출의존도 비교'라는 항목을 집어넣은 보고서를 공개했는지 정확히 읽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국장은 '이라크 추가파병과 한국경제'의 연관성을 강조한 프레시안 기사에 대해 "보고서는 이라크 파병국가의 대미수출 의존도 비교 항목을 통해 우리나라 대미수출 의존도가 일본에 이어 세계2위이며 현재 2596명을 파병한 이탈리아는 세계3위라는 점을 부각시켰다"고 반박했다.

또 "이런 사실들을 적시한 뒤 내린 보고서의 결론은 한미 동맹관계, 한국안보에 영향을 미칠 만큼 중대한 변화라고 시장에서 판단하게 되면 우리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에 중대한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고 박 국장은 덧붙였다.

▲ <청와대브리핑> 9일자 기사.
ⓒ 청와대 홈페이지
"'무디스'가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신용등급하락 평가할 수 있는 기관"

박 국장은 「KIEP 보고서 전문 게재 "백악관, 무디스 통해 한국신용등급 떨어뜨릴 것"」이라는 부제의 진실성 여부도 따졌다. 박 국장은 <청와대브리핑> 지적처럼 보고서에 '무디스'가 들어있지 않은 점은 시인했지만 "'백악관', '국가신용등급 하락'이 적시돼 있고 '백악관과 월가의 네트워킹' 및 '영향력 행사'가 분명히 언급됐다"고 주장했다.

각국 신용등급을 결정하는 양대 국제신용평가기관으로 무디스와 스탠다드 앤 푸어스(S&P)를 꼽은 박 국장은 "그럼 보고서에 나온 '신용등급 하락'을 할 수 있는 신용평가기관은 무디스가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또 박 국장은 "지난해 3월 권태신 재경부국장 등이 무디스 심사위원들에게 한국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리지 말아달라고 몇 시간씩 읍소했다"고 거론한 뒤 "이같은 객관적 사실에 기초해 「백악관, 무디스 통해 한국신용등급 떨어뜨릴 것」이란 부제가 나왔다"고 해명했다.

박 국장은 "한국의 방송, 신문, 인터넷뉴스와 <청와대 브리핑> 등이 거의 실시간으로 번역돼 미국 정부와 기업에 제공되고 있다"면서 "<청와대브리핑>은 한마디한마디 더없이 진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국장은 "청와대 관료들의 무지가 이 정도면 아예 말문이 닫힐 수밖에 없다. 이 지경에 이르면 대화나 토론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것 아닐까"라며 <청와대브리핑> 표현을 재인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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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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