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회화를 비롯한 어학공부, 스포츠 댄스의 운동강좌, 종이접기의 취미강좌 등은 배우는 사람이 많아졌고 어느 곳에서도 배울 수가 있다. 하지만 수강료가 만만치 않아 배우기가 주저될 때가 있다. 이런 경우 찾아 볼 만한 것이 집 가까이에 있는 동사무소에 설치된 주민자치센터의 다양한 프로그램이다.
동사무소의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은 무료이거나 1~3만원대로 수강료가 저렴하다. 내용면에서도 일반 사설학원과 큰 차이가 없어 인기가 높다. 필자가 살고 있는 노원구에서도 주민자치센터가 운영되고 있으며 이 센터에서 배우고 익힌 이들의 빼어난 솜씨가 며칠전부터 전시회로 마련되어 볼 기회가 있었다.
이번 전시회는 노원문화예술회관의 개관에 맞추어 노원문화예술회관 4층 전시홀에서 열렸다. 전시된 분야도 다양하고 종류도 많아서 더 한층 볼만 했다. 7월 4일 전시 마지막날에 아들과 함께 이 곳을 찾았다.
여러가지 재료가 활용된 점과 표현이 재미있었다. 남자와 여자를 나타내는 상징적인 것으로 웨딩마치를 울리는 신혼부부의 숨결도 느낄 수 있었고, 찰흙으로 빚어만든 기린이란 작품명의 솜씨도 눈길을 끌었다.
월계 1동에서 권태현님이 출품한 이 기린 두 마리는 크고 작은 크기만으로 형제일까, 어미와 새끼일까를 점쳐보며 들여다보게 했다. 또 점박이 기린 두 마리의 뿔과 귀의 모양새와 방향이 서로 다른 것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인지 보면 볼 수록 궁금했다. 작은 쪽의 기린 얼굴은 장난꾸러기의 익살을 담고 있었다.
칼라점토는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재료이다. 중계4동에서 작품을 만들어 출품한 강희숙님의 작품 '엄마랑 아가랑'은 함께 간 5살 아들이 들여다 보고 또 들여다 보며 좋아했다. 칼라점토로 빚어진 토끼와 소녀에서 섬세한 손길이 느껴졌고 칼라점토의 색상별 특징이 잘 살려져 있었다. 아이와 달리 내 눈에 띄인 것은 신기한 바닷속 이야기라는 작품이었다. 게와 문어를 비롯한 바닷속의 세계를 구슬로 표현을 한 것이 이색적이었다. 상계9동에 거주하는 김여자님의 작품이다.
전시된 공예의 종류도 다양해 찰흙, 종이접기, 한지, 구슬, 풍선, 비즈 등을 사용했다. 흔히 보고 들어온 종이접기와 한지공예 이외에 이처럼 여러 가지의 재료를 활용한 공예가 있었는지 이 전시회를 통하여 알게 되었다. 그만큼 볼거리가 다양한 전시회였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었다. 전시공간이 4층이어서 일부러 전시장을 찾지 않는다면 볼만한 전시작품을 놓치게 된다는 점이다.
1층의 로비나 출입구 등에 볼 만한 전시작품 몇 점을 비치하여 놓는다면 그 볼거리에 힘입어 승강기를 타고 올라가 전시실을 둘러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