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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은 9일 오후 국회기자실에서 대표최고위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원 의원은 수요모임 회원들의 강압에 가까운 설득으로 출마하겠다고 밝혔으며, 회견장에는 회원들이 동석했다.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은 9일 오후 국회기자실에서 대표최고위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원 의원은 수요모임 회원들의 강압에 가까운 설득으로 출마하겠다고 밝혔으며, 회견장에는 회원들이 동석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오는 19일로 예정된 한나라당 전당대회. 대표 최고위원과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이번 전당대회는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향후 2년 동안 한나라당이 과연 수권 정당으로의 회복이 가능한지를 점칠 수 있는 시험대가 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각별하다.

박근혜 전 대표의 대표직 '재탈환'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관심은 박 전 대표가 얻을 지지율과 과연 누가 2등을 차지할 것인지에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는 '반(反) 박근혜 전선'의 홍준표 의원이 출마철회를 선언함에 따라 '범주류간 잔치'가 되었고, 지역간 나눠먹기식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별다른 '관점 포인트'가 없는 이번 최고위원 경선에서 그나마 흥미로운 점은 개혁소장파 대표로 나온 원희룡 의원이 얻을 지지율. 특히 당헌당규 개정에 따라 대의원의 절반이 40대 이하로 조정되었고, 여론 30%·인터넷 20% 반영이라는 선거방식의 변화가 원 의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대의원 절반 40대 이하-인터넷·여론조사 50% 반영 등 유리한 점 많아

원 의원은 11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개혁의 폭과 강도가 결정될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개혁소장파에 대한 지지율 정도에 따라 박근혜 대표의 향후 리더십에 강한 개혁드라이브가 걸릴 발판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곁들였다.

원 의원은 또한 지난 100여일간 박 대표가 보여준 리더십에 대해 "약속을 실천으로 외화하는 집행력에 있어 안주한 측면이 있다"며 "이번 선거가 평가의 실험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고위원 당선 뒤 박 대표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박 대표가 안정감 위주의 스탠스를 취한다면 당의 외연확장을 위해서라도 비판적인 대립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원 의원은 이번 경선이 2007년 대선을 앞두고 향후 2년간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만들어갈 기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환골탈태할 수 있는 변화의 마지막 기회이고, 그런 바탕 없이는 국민으로부터 다시 '너흰 아니야'라고 버림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9일 원 의원의 최고위원 선거출마 기자회견장에는 좌우로 정병국·남경필 의원 등 새정치수요모임(옛 수요조찬공부모임) 회원들이 나란히 섰다. 수요모임은 최근 모임의 이름을 바꾸고 정 의원을 대표로 뽑는 등 모임의 골격을 갖춰가고 있다. 또한 내주 수요일 오전 공식적인 창립총회를 열고 별도의 사무실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정 의원은 "최고위원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은 책임회피"라며 "원 의원 개인의 출마가 아니라 새정치수요모임의 역할분담 차원에서 나가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출마 기탁금도 십시일반 회원들이 분담키로 한 것도 그런 배경에서다.

원내 수석부대표인 남경필 의원은 "당선되면 원 의원은 한나라당의 개혁을 위해 뛰고있는 사람들의 집단적인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고, 김희정 의원은 "전당대회가 지역주의로 치러지는 것을 타파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다음은 원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

박대표 리더십, "안정위주일 땐 비판·대립 두려워 않겠다"

- 2등 자신 있나. 지지도는 얼마나 확신하나.
"이번 선거는 의미가 크다. 개혁에 대한 강도와 폭에 대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네티즌과 젊은층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준다면 변수가 커질 것이라고 본다. 단지 당내 역학구도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의미도 크다.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 최고위원 당선되면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는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옳은 방향이라면 적극 지지할 것이다. 하지만 박 대표가 안정감 위주의 스탠스(행보)를 취한다면 나는 지지층의 외연을 넓히기 위한 역할을 할 것이다. 전체적으로는 보완적인 역할이다. 당의 발전을 위해 비판적인 대립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 지난 100여일 간의 박근혜 대표 리더십을 평가한다면?
"당을 안정화시키고 극한 대결에서 절제된 분위기로 대여관계를 바꾸어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한다. 다만 미진한 점은 당명개정, 대북정책, 경제성장, 빈곤층을 위한 복지정책에 대해 선언은 있었지만 당내 공유를 통해 실천으로 외화하는데 있어 안주한 면이 있다.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 것은 한나라당의 한계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가 그 실험대라고 본다."

- 광주에서 첫 선거유세를 치른다. 어떤 연설을 준비했나.
"자기반성과 사과에 대한 진정성이 중요하다. 단기적으로 주고받는 식은 상처를 덧낼 수도 있다. 광주와의 역사적 화해가 우리사회의 적대감을 해소하고 진정한 통합을 위한 첫출발이 될 것이라는 점을 표출할 것이다."

- 이번 선거의 의미를 부여한다면?
"2007년 대선의 직접적인 전초전은 아니지만 한나라당이 신뢰를 회복하고 대한민국의 희망을 제시할 수 있는 변화의 마지막 기회이다. 그러한 환골탈태의 과정과 바탕 위에서 (차기 대권에) 도전한다면 성공을 할 것이고 안주한다면 다시 국민들에게 '너희는 안된다'고 버림받을 수 있다."

- 신행정수도이전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
"원론적으로는 지방균형발전이라는 점에서 그 취지와 명분에 찬성한다. 그러나 비용과 효과를 철저히 따져야 한다. 국민을 설득시키는데 좀더 성의있게 임해야 한다. 일방적 강행은 반대다. 전문가들의 책임 있는 검토가 전제돼야 하고, 국민투표는 그 다음 문제다."

"좌파선동세력의 2중대 야당은 안된다"
홍준표 의원이 출마선언 거둬들인 까닭은?

"적당히 웰빙하는 2중대 야당은 안된다. 좌파선동세력에 의해 위축되어가는 국민과 당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줘야 한다. 한나라당의 뿌리인 신한국당에 발을 들이면서 나는 줄곧 바깥일에만 열중했다. 그러다가 집안에 들어오니 밥 먹을 자리가 없다. 바깥일을 하지 않고 밥그릇을 챙기는 것이 지난 8년간 한나라당의 특성이었다. 나는 이제 집안일에 눈을 돌리겠다. 당원 여러분의 뜻을 묻겠다. 복고주의로는 한나라당이 살아남을 수 없다."

지난 9일 홍준표 의원은 "여론의 눈치를 보는 어정쩡한 지도부"의 행보를 비판, '선명야당'을 주창하며 출마의 변을 날렸다. 하지만 같은 날 오후 홍 의원은 자신의 '변'을 회수했다.

직접적인 원인은 원희룡 의원의 출마선언이었다. 홍 의원은 '서울지역 표분산'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대립각의 소장개혁파를 의식한 결과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득표 등수에서 밀려 비주류로 '낙인' 찍히느니, 비주류를 자처해 '반(反) 박근혜' 기반을 다져가는 편이 유리하다는 해석이다.

같은 맥락에서 원희룡 의원측의 돌연한 출마선언 역시 '대항마'의 성격이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지만, 원 의원은 "전혀 상관이 없다"라는 반응이다. 원 의원은 출마이유에 대해 "한나라당의 변화와 젊은 의원들의 고뇌와 몸부림을 당에 반영시켜야 한다고 누누히 주장해 왔고,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요구를 거부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당내 개혁소장파에 대한 비난, 즉 변화와 개혁을 얘기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비난을 의식한 결과라는 얘기다.

아무튼 홍 의원의 출마철회로 인해 '중진보수 vs 개혁소장파' 간의 일전은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한편 이번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및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후보는 모두 7명. 3선의 박근혜(52) 전 대표와 4선의 이강두(67) 전 정책위의장, 3선의 이규택(62) 전 원내총무, 재선의 원희룡(40) 상임운영위원, 3선의 김영선(44) 상임운영위원, 3선의 정의화(55) 전 원내수석부총무를 비롯해, 유일한 원외 출마자인 곽영훈(60, 서울 중랑갑 출마) 후보가 나섰다.

12일(월) 광주 선거유세를 시작으로 대전, 수원을 거쳐 19일(월)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5명의 최고위원을 뽑게 되고, 그 중에 최다득표자가 앞으로 2년간 한나라당의 당대표로 활동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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