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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00호 특집으로 제작된 <조선노보> 9일자.
지령 700호 특집으로 제작된 <조선노보> 9일자. ⓒ 조선노보 PDF
"조직 내부의 모습이 달라지지 않으면 외적인 변화는 공허한 메아리가 될 수밖에 없다."

7월 9일자로 지령 700호를 맞은 조선일보 노동조합 기관지 <조선노보>가 최근 전사적 차원에서 추진 중인 개편 움직임과 관련, '조직내부 변화'를 가장 중요한 동력으로 꼽았다.

<조선노보>는 미래형 시스템을 위한 회사의 개편작업에 대해 "아무리 외형적인 틀을 바꾼다고 해도 내부 구성원들의 의식과 자세, 분위기가 바뀌지 않으면 변화동력을 이끌어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맥락에서 <조선노보>는 "사내 의사소통의 활로를 뚫어야 한다"는 화두를 다시끔 강조했다.

<조선노보>는 지난 94년 11월 18일자 1면 '침묵을 깨고 말문을 열자'라는 제목을 상기하고 지난해 11월 7일자 1면 제목 역시 '말 못하고, 막히고… 미치겠다’였다는 점을 대비시켰다. 결국 10년 전 조선일보 기자들이 고민했던 '사내토론 활성화'란 과제를 지금의 후배 기자들이 그대로 안고 있었던 셈이다.

94년 당시 <조선노보>는 "토론문화가 사라지고 있다…자신의 의견을 적극 개진하고 토론을 통해 최선의 결론을 도출, 지면에 반영할 때 기자들이 신문제작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며 "말을 잃고 토론이 없다는 것이 우리 신문이 위기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닌지, 우리 모두 함께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10년이 흐른 지난해 11월 <조선노보>는 "회사 내부는 물론 조합원 사이에서도 의사 소통의 부재를 체념하는 분위기로까지 이른 것 아니냐는 위기감 때문"이라며 다시한번 사내 의사소통의 부재를 경계하고 나섰다. <조선노보>는 "피가 콸콸 돌아야하는 신문사 조직이‘동맥경화’에 걸렸다고 대부분 느끼면서도 누구도 나서서 이를 먼저 얘기하려고 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조선노보>는 두 노보를 비교한 뒤 "아무리 주변을 둘러봐도 변화의 흔적을 감지하기는 어렵다"며 "서로 '이러면 안되는데‥'라고 하면서도 그 침묵의 벽을 깨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경영문제를 다루는 간부회의, 매일 신문의 틀을 결정하는 편집국 부장회의, 각 부서 회의에서도 허심탄회하게 토론하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고 다들 입을 모은다는 게 <조선노보>의 전언이다.

<조선노보>는 지령 700호 특집을 맞아 지난 날과 현재를 돌아보는 이유로 "우리는 정말 올바른 방향으로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인가"라고 묻고 "10년 뒤에도 비슷한 제목의 노보가 나와선 안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조선일보> '미래형 편집국' 개편 TFF 구성
노조 "정확안 문제인식과 함께 투명한 추진과정" 주문

조선일보가 최근 편집국을 미래형 시스템으로 개편하기 위한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했다. 미디어산업의 급격한 환경변화와 종이신문 불황의 장기화에 따른 타개책으로 보인다.

조선일보는 지난달 29일 편집국 각 부서별 1명씩 모두 12명으로 TFT를 구성,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김종래 편집국 부국장이 팀장을, 진성호 미디어팀장이 총무를 맡았다. 이번 TFT는 지난 5월 조선일보 창간 100주년을 준비하는 ‘2020 프로젝트’일환으로 발족된 '2020 비전팀' 산하 편집국 기구에 해당된다.

TFT는 조선일보 지면의 방향성과 취재·편집 방식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편집국 조직과 공간 배치를 개편하는 방안을 연구하게 된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특히 매체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텍스트, 비디오, 오디오 등 다양한 형태로 뉴스 콘텐츠를 생산·공급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형 콘텐츠 제작 시스템을 집중 연구한다는 방침이다.

TFT는 매주 2회씩 회의를 열고 부서 개편부터 인사·평가 시스템, 취재방식, 기사쓰기, 인터넷 전략 등 편집국 조직과 운영에 관련한 사안을 망라해 논의하게 된다. TFT는 오는 9월 활동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낼 계획이다.

조선일보의 한 관계자는 "친일청산 문제나 정기간행물법 개정 등 외부 압박에 의해서가 아니라 급변하는 언론환경 속에서 신문으로서 조선일보의 미래를 준비하자는 차원에서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선일보 미래를 위해 모든 걸 진단하고 검토해보자는 것"이라며 "미래와 개혁, 변화 등을 핵심 기조로 한 새로운 편집방향을 세우는 게 주요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편 조선일보는 TFT 구성과 함께 '미디어산업의 변화와 조선일보 전략'이라는 주제를 한 사내 심포지엄을 16일 연다. 이번 심포지움에는 ‘미디어산업의 발전과 방향’(심상민 호서대 교수), ‘뉴미디어 시대에서의 저널리즘의 변화’(황용석 건국대 교수), ‘세계 신문산업의 변화’(고종원 조선일보 경영기획실 전략팀장), ‘조직변화와 조선일보의 전략(김경준 딜로이트 컨설팅 이사) 등의 발표에 이어 TFT 팀원들이 패널 토의를 한다.

조선일보 노동조합(위원장)은 TFT 구성과 관련, 정확한 문제 인식과 함께 공개적이고 투명한 추진과정 등을 회사측에 주문했다. 노조는 2일자 <조선노보>를 통해 "20여년간 신문시장에서 수위 자리를 지켜오면서 변화하는 현실을 외면해오지 않았나 반성해봐야 한다"며 자만, 무사안일주의, 관료주의 등을 경계했다.

노조는 이어 최근 사내 설문조사에서 조선일보 현재와 미래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높게 나타난 것을 거론하기도 했다. 노조에 따르면 "향후 2∼3년간 조선일보를 둘러싼 환경이 불리해질 것" "100주년인 2020년에도 조선일보는 1등일지 모르겠다’‘ "전반적인 논조가 다소 진보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쪽에 많은 구성원들이 공감했으며 ‘외부 도전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나’란 질문에는 부정적인 의견이 높았다고 전했다. / 신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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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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