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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이 12일 구청장 재직당시 토지매수 행위에 대해 당원들 앞에 공개사과 했다.

민주노동당 당기위원회는 이 의원이 지난 2000년 울산 동구청장으로 재직하던 무렵 소방도로가 나는 곳에 땅을 매입해 사적인 학원건물을 지었다며 지난 7일 공개사과 징계결정을 내렸다.

당기위는 "당원 이영순의 땅 매수 행위가 투기라고는 볼 수 없지만 당규상 '공무수행과 사적 이해관계 충돌시 회피' 의무에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당기위는 지난 4월 22일 이갑용 당원(현재 울산동구청장)의 제소를 받아들여 이 의원이 매입한 땅의 투기성 여부를 검토해왔다.

이에 대해 이영순 의원은 12일 오후 당 홈페이지(www.kdlp.org) 당원게시판에 사과문을 올려 "학원부지 매입이 의혹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전적으로 인정한다"며 "학원을 처분하고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사과문에서 "저도 저지만 남편인 김창현 동지도 많이 힘들었다"며 "당기위 결정이 저의 삶이나, 처지, 당시의 제반 정황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고려가 있었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영순 의원 "의도성 없었지만 당 징계 따를 것"

이영순 의원은 지난 1999년 11월 10일 구청장에 당선된 뒤, 20일 소방도로 사업비 3억원이 포함된 예산안을 의회 안건으로 상정했다. 당시 '2000년 예산편성 중간보고'는 이 의원 당선 전인 99년 10월달 부구청장인 박모씨가 작성한 것이다.

1년 뒤인 2000년 10월 김창현 사무총장은 학원건물 신축을 위해 울산 동구 동부동의 774㎡ 규모의 토지를 매수했고, 울산 동구청은 두 달 뒤인 같은해 12월 건물 앞으로 소방도로 건설공사를 시작했다.

이 의원 측은 "사실 당선 직후에 검토했기 때문에 예산안의 정확한 내용을 몰랐고, 토지 매수로 이득을 보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 당기위가 밝힌 사실관계는 맞지만 당시 자신의 행정결정에 의도성은 없었다는 것이다. 이영순 의원은 사과문에서도 "부지 매입은 구청장의 직위를 이용, 남용했거나 투기적 목적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김 사무총장이 매입한 토지에 대해서는 오랜 기간 소방도로 개설계획이 공고되었고, 해당 토지 소유자들에게도 보상협의에 관한 협약이 통지된 바 있다.

당기위 역시 "당시 해당 토지의 매도인도 소방도로 개통을 알고 있었던 터라, 당원 이영순이 구청장의 지위에서 취득한 정보를 이용하여 부당 이득을 취하려 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당기위는 "당원 이영순은 구청 최고책임자로서 일반인보다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었고, 공적인 소방도로개설공사가 배우자의 학원신축이란 사적 이득을 위한 편의를 제공하게 됐다"며 처벌 근거를 설명했다.

민주노동당은 2004년 당규 선출직공무원 윤리규정를 제정하며 "자신이나 친척 등의 재정 이해관계에 영향을 미칠 공적인 의사결정을 해서는 안된다"고 정한 바 있다. 실제 토지매수가 일어난 것은 당규 제정 이전인 2000년이지만 당기위는 "해당 당규는 (기존) 당헌상의 규정에서 도출되는 윤리규범"이라며 이번 제소사건을 소급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