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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후 광주 상무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및 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가 끝나고 참석한 후보자들이 손을 맞잡고 당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및 최고위원 후보자들이 12일 광주에서 합동연설회를 가졌다. 박근혜·이강두·이규택·원희룡·김영선·정의화·곽영훈 등 최고위원 후보 7명은 첫 유세를 갖는 광주에서 "한나라당의 변화와 개혁을 이끌 적임자임"을 내세우며 2007년 대선승리를 위한 당의 체질변화를 강조했다.

광주광역시 서구 상무컨벤션센터에서 오후 1시40분부터 시작된 광주 합동유세는 광주와 전남북, 부산, 경남북 지역의 대의원 및 당원 7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합동유세는 후보자들의 정견 발표 중간중간에 대의원들이 박수로 화답하는 등 활기찬 분위기에서 진행됐으며 지지후보 연호나 집단퇴장 등 과열양상은 보이지 않았다.

후보 7인 모두 "한나라당 변화해야"

지난 대선에서의 연속패배를 의식한 듯 7명의 후보들은 '변화'를 주창하며 2007년 대선승리를 다짐했다. 후보들은 무사안일에 빠진 한나라당의 현실을 지적하며 국민속으로 전진과 함께 정책정당으로의 변모를 다짐했다.

첫 번째 연설주자로 나선 곽영훈 후보는 원외인사이자 평당원으로의 '희소성'을 활용, 평당원과 지도부간 의사소통을 강조하며 민주적 당 운영을 주장했다. 곽 후보는 "지난 대선의 좌절은 (한나라당의) 오만과 무사안일이 큰 원인이었다"면서 "당 상부에 우리의 목소리가 가감없이 전해졌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최고위원이 원내인사로만 채워진다면 지도부와 당원의 틈은 더 벌어진다"며 "원외·평당원이 최고위원이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대의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및 최고의원 후보자 사진.
윗줄 좌측부터 기호1번 박근혜 후보, 기호2번 이강두 후보, 기호3번 이규택 후보, 기호4번 원희룡 후보, 기호5번 김영선 후보, 기호6번 정의화 후보, 기호7번 곽영훈 후보
ⓒ 오마이뉴스 안현주
한나라당에게 "지난 10년은 잃어버린 시간"이라고 표현한 정의화 후보는 지역과 세대의 통합을 강조했다. 정 후보는 "호남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일말의 책임이 있는 한나라당이 진정한 사과를 해야한다"면서 "말로만 하지말고 진실된 마음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밝혀 호남지역 대의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 정 후보는 "3년후 대선승리를 위해서는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보수정당으로 당이 거듭나고 정책정당으로 자리잡아야 한다"면서 "세대와 지역의 장벽을 허물고 개인이 아닌 당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근혜 후보는 자신의 지휘하에 얻은 총선 성적을 내세우며 당 대표 재선 의지를 보였다. 박 후보는 "(대표 선출 후) 지난 100일간은 한나라당이 거듭나기 위한 몸부림쳤던 시기"라며 "그 결과 국민들은 121석의 견제의석과 지난 재보선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셨다"며 성과를 부각시켰다. 박 대표는 "저를 다시한번 대표로 선택하신다면 새로운 각오로 민주적 당 운영과 개혁적 지도력으로 당을 운영할 것"이라며 지지를 구했다.

자신을 '젊은 희망의 엔진'으로 소개한 원희룡 후보는 "20∼30대를 설득 못하면 재집권은 어렵다"면서 "당의 지지기반을 넓히기 위해 젊은 세대와 대화가 통화는 원희룡을 선택해달라"면서 자신의 젊은 이미지를 강조했다. 그러나 원 의원은 "대한민국 50년 현대사 주역인 여러분이 한나라당을 만들고 지켰다고 생각하며 다음세대까지 간직하고 발전시킬 것"이라며 자신의 '윗세대'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이강두 후보 역시 한나라당의 변화를 주장했다. 이 후보는 "국민은 한나라당의 변화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지역의 화합을 이루고 경제를 살리는 정책정당으로 변화해 국민곁으로 가야한다"고 역설했다.

강한 야당, 강한 한나라당 주장도 나와

대표최고위원 및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7명의 후보 모두 한나라당의 변화에는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강한 야당, 강한 한나라당을 부르짖으며 '야성' 회복하자는 주장도 나와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김영선 후보는 "대선에서 두 번 졌지만 노무현 정권이 정말 잘하고 있느냐"면서 "우리는 성실하게 살고있다는 자부심이 있는데 왜 우리가 비굴해져야 하느냐"며 소리높였다. 김 후보는 "국민이 믿고 기댈곳은 한나라당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는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 나라가 위태로워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후보는 "한나라당은 열정과 헌신이 없어서 안일하고 추상적인 권위의식에 빠져있다"며 "나는 한나라당의 유능하고 똑똑한 의원과 함께 인권과 민생, 경제를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김영선 “노 정권, 주체사상 신봉 경향 있다”

이날 합동유세에서 노무현 정권을 강하게 비판하던 김영선 후보는 '주체사상'을 언급해 관심을 끌었다. 김 후보는 "지금 노무현 정권은 한나라당을 밀어내고 있다"면서 "이제 우리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노무현 대통령의 야당관을 비판했다.

김 후보는 "이제 민주국민들이 '이것은 아니다'라고 얘기해야 한다"며 "노무현 정권은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경향이 있다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후보는 "주체사상이 뭐냐? 무언가를 자기가 주체적으로 믿으면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며 주체사상을 정의했다.

비록 김 후보가 정의한 '주체사상'이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주체사상의 개념과 다를지라도 책임있는 정치인이 '주체사상'에 빗대 정적을 공격하는 것은 도에 지나쳤다는 비판이다.
/ 이승후 기자
박근혜 후보는 "지금 상가가 문을 닫고, 빈 택시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실업자가 많아지고 있다"면서 "국가가 민생은 지키지 못하고 간첩을 민주화 운동가라고 한다"며 청와대와 정부를 비판했다. 또한 박 후보는 "수도 이전에 대해 철저하게 검토하자는 의견에 대해 '정권 불인정'이라면서 말도 못꺼내게하고 있다"며 "무엇이 참여정부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규택 후보는 고스톱을 거론하며 노무현 정권을 '쓰리박'에 비유했다. 이 후보는 "요즘 노무현 정권이 고스톱을 치고있는데 쓰리박을 하고 있다"며 "언론사에 '죽음의 굿판' 운운하는 '광(狂)박', 노사모들과 박수치며 '노박', 언론사와 국민과 야당에게 재신임 운운하는 '협박'이 그것이다"며 노무현 정권을 맹비난 했다.

그는 이어 행정수도 이전 논란과 관련해 한나라당이 "수도권과 충청도 눈치를 보느라 예스와 노를 분명히 못하고 있다"며 당 지도부도 비판했다.

이 후보는 지난 4월 20일 '노 대통령이 해수부 장관시절 주가조작에 연루됐다'는 의혹제기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이 250만원을 선고한 것과 관련, "지금 정치생명이 죽느냐 사느냐는 기로에 있다"며 "이번에 대표최고위원이 되면 한나라당과 국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혀 이번 최고위원 경선 출마가 자신의 거취문제와 관련이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광주에서 시작된 합동유세는 13일부터 16일까지 4차례에 걸쳐 각 권역별 합동유세로 이어지며, 오는 19일 전당대회에서 7명의 후보중 5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하게 된다.

7명의 후보들 "호남과 새로운 관계로 나서야"...호남당원 "..."
광주 유세 의식한 듯 호남 중요성 치켜세워

▲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및 최고위원 후보자들은 토론회에 앞서 국립 5.18묘지를 참배했다.
ⓒ오마이뉴스 안현주

한나라당 최고위원 경선 첫 번째 유세가 광주에서 열린 것을 의식한 듯 7명의 후보들은 호남과의 인연 또는 자신의 견해를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곽영훈 후보는 "국토개발 전문가로 30년간 일하면서 원효사와 증심사 등 무등산 계곡을 무수히 오르내렸다"며 광주가 낯선 곳이 아님을 강조했다. 곽 후보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 행정수도 이전계획인 '백지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경력을 내세우며 지역발전의 전문가임을 부각시켰다.

정의화 후보는 "30여년전 전북예수병원에서 3년, 김제군 용지면 보건지소장으로 6개월간 근무해서 전북은 제2의 고향"이라며 "호남의 아픔에 일말의 책임이 있는 한나라당이 진정한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사과의 마음을 행동으로 실천해야 광주에 한나라당 지역구 의원이 생길 수 있다"고 말하기도.

김영선 후보는 "많은 정치인들이 광주에서 사과하지만 그것은 겉다리를 긁는 것"이라며 "광주시민이 들고일어난 이유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말해 동료의원들의 '정확한 역사인식'의 획득을 촉구했다.

박근혜 후보 역시 "호남에 각별한 애정을 쏟겠다"면서도 "서두르지 않고 한나라당이 호남에서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힘쓰겠다"며 다른 후보와 차별화를 시도하기도.

이날 호남의 '가려운 곳'을 가장 화끈하게 긁어준 이는 바로 이규택 후보. 이 후보는 "동서화합을 얘기하지만, (17대 총선에서) 호남에 (비례대표) 3석을 준다는 약속을 왜 못지켰느냐"면서 "약속을 지키지 않아 호남 당원동지들의 가슴에 못박고 나서 동서화합이 되겠느냐"고 소리높여 호남지역 대의원들의 환호를 받았다.

그러나 한나라당 최고위원 선거에 나선 후보들의 잇딴 '러브콜'을 받은 호남지역 대의원들은 '아직은 더 두고봐야'겠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여성당원 김모(32·광주 상무지구)씨는"당원들은 지역민보다는 당에서 받는 차별에 대한 설움이 크다"며 "솔직히 오늘 나온 말들에 '진심이 담겨있을까'라는 의심이 먼저 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 이승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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