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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수도 이전 지역인 공주시 장기면 일대
행정수도 이전 지역인 공주시 장기면 일대 ⓒ 김갑수
지금까지 행정수도 이전 지역인 공주를 비롯하여 대전, 청주 등 지방분권과 국토균형발전의 차원에서 행정수도 이전을 위해 노력해 온 대표적 시민단체 실무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행정수도 이전 논란에 대한 몇 가지 공통된 의견과 앞으로의 논의 방향에 대해 알아보았다.비록 폭 넓은 단체들을 취재하지는 못했지만, 공통된 의견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첫째, 행정수도 이전은 단지 충청권만의 일이 아닌 전 국가적 문제이기 때문에 전국적인 차원에서 시민사회단체의 공조와 협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동안 수도권과 지방의 시민단체 간에 협력이 부족했던 원인에 대해 살펴보자면 우선 행정수도이전의 논의 초기과정에서 서울 및 수도권 단체들이 제외되었다는 것이 이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지역의 단체들은 지방분권운동 차원에서 지속적인 동참을 요구해왔다는 의견이고 행정수도 이전 문제야 말로 시민사회단체의 전국적 네트워크가 절실한 시기라는 것이다. 다른 이유로는 경실련 이두영 사무처장의 말과 같이, 그 동안에는 지역의 문제와 서울의 문제가 구별되어왔지만, 앞으로는 지역과 서울의 영역적 한계를 뛰어넘는 차원의 시민운동이 더 활성화 되어야 할 상황이 오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반대여론을 조성하고 있는 중앙의 보수언론에 대해 적당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7월 14일 청와대 양정철 국내언론비서관은 조선과 동아일보에 대해 “행정수도 이전 보도 비판에 대해 두 신문이 취하고 있는 태도는 비겁하다”라며 “이제 두 신문은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 특정정당의 당보(黨報)라는 오해를 계속 살 것인지, 정도를 걷는 '신문'인지 입장을 명확히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정 정당 당보(黨報)라는 오해를 씻으려면 공정성과 균형성을 지켜야 한다. 시비를 위한 시비는 그만 둬야 한다.”고 주장하며 더 이상의 편파, 왜곡보도 중단을 촉구했다.

사실, 보수언론의 시민사회에 대한 ‘딴지걸기’는 행정수도 논란에서만의 일이 아니다. 시민운동의 꽃이라고 칭할 수 있는 ‘낙천ㆍ낙선운동’에 대해서도 ‘정권의 홍위병’ 등을 운운하며 지속적인 왜곡보도를 일삼아왔다. 행정수도이전에 대해서도 ‘천도논란’을 가중시켜 보수언론의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결국 수도권의 보수 언론에 대한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대응방안이 마련되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 수도권 및 충청권 시민단체의 공통된 의견이다.

셋째,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정책이나 방향이 많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환경정의 시민연대 박용신 사무국장이 지적했듯이 지금의 정부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실질적인 효과보다는 상징적 의미에서 머무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지방분권운동 대전 본부 김수현 사무국장이 지적했듯이 ‘정부의 아마추어리즘적 정책’의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시민사회단체의 적극적인 참여와 비판이 절실하다고 말할 수 있다.

좀 더 현실적으로 접근하자면, 행정수도 이전 당사지역인 공주와 연기지역 토착민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문제, 친환경적인 도시건설 등 난개발을 막는 방안들이 지금은 전무한 상황이다. 이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공조와 대응이 시급하다고 말할 수 있다.

위의 세 가지가 이뤄지기 위해서 우선 해결해야할 사안은 행정수도 유치 지역인 충청권 시민사회단체간의 충분한 합의와 진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

천안ㆍ아산환경운동연합 차수철 국장은 “충청권에서 시민단체가 행정수도 이전 반대운동을 하기가 어렵듯이 수도권의 반대여론을 무릅쓰고 수도권 시민단체가 적극적인 행정수도 찬성입장을 개진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을 지적하며 “무엇보다 우리 스스로의 충분한 논의가 있었는지 의심된다. 지역적 대결 구조의 차원을 넘어서 진지한 논의 과정이 우선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실재로 취재를 하면서 느낀 것은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합의하더라도, 좀 더 구체적인 부분에서의 논의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행정수도 이전 자체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구체적 논의가 이뤄지기 보다는 반대논리의 극복을 위해 지역 시민운동의 역량을 허비하고 있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서울 및 수도권의 시민단체와의 적극적인 공조도 절실한 상황이다.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이라는 그 동안 한국시민사회가 끊임없이 제기해온 의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적 차원의 네트워크와 구체적 대응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제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가 최종 확정되면 구체적인 이전 계획이 착수될 예정이다. 물론 그에 따른 논란도 계속될 것이다. 이런 논의에 대해 시민단체의 진지한 고민과 공통된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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