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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소비자 연대와 법정 공방을 벌이게 된 온라인 게임업체 엔씨소프트 홈페이지
온라인 소비자 연대와 법정 공방을 벌이게 된 온라인 게임업체 엔씨소프트 홈페이지 ⓒ 엔씨소프트

"더 이상 리니지 못해먹겠다."

온라인게임 이용자 모임인 사단법인 온라인소비자연대(대표 전현. www.antinc.co.kr)가 지난 15일 온라인 게임 업체인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리니지 게임 이용자 및 소비자연대 회원 120명이 엔씨소프트를 상대로 약관무효확인 및 1인당 50만원씩 총 6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낸 것.

이번 소송은 게임 이용자들이 온라인게임 업체에 대해 제기한 첫번째 소송이라는 점과 게임이용자들이 게임중독자 양산, 게임내 아이템 사기 거래 등 온라인게임의 폐해를 스스로 고발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온라인소비자연대 측은 이번 소송에서 불공정한 리니지 이용 약관의 시정과 게임서버의 불안정 등으로 인한 이용자 피해 보상을 요구하면서 동시에 엔씨소프트가 아이템 거래 사기, 온라인게임 중독자 양산 등 사회적 폐해에 대해서도 책임져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엔씨소프트는 적법한 절차에 의해 리니지게임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며 법적인 부분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법정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온라인소비자연대 전현 대표(32)는 19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리니지 게임 이용약관의 불공정성과 해외보다 비싼 국내 리니지 요금의 문제, 리니지 게임 서버의 불안정성으로 인한 이용자들의 피해, 현금거래와 사기거래를 조장하는 리니지 게임의 구조 등 엔씨소프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혔다.

그는 "지난 15일 소송을 낸 120명 외에 현재 소송에 참가할 뜻을 밝힌 사람이 700명 정도 되고 계속 소송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며 "1심에서 패소한다 해도 항소할 계획"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쟁점 1] 리니지 이용 약관은 이용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가

이번 소송에서 가장 큰 쟁점은 ▲리니지 이용약관의 불공정성 ▲게임 서버의 불안정성으로 인한 이용자 피해 ▲국내와 해외의 게임 이용료 차별 ▲게임 아이템 현금거래와 사기거래를 조장하는 게임구조의 문제 등이다.

온라인소비자 연대는 불공정 약관의 대표적인 경우로 "사용자들의 계정이나 비밀번호가 잘못되거나 유출되어 원고들에게 피해가 발생할 때 일체의 책임을 사용자들이 져야한다"고 규정된 9조4항, "이용자의 캐릭터 아이템 등 게임 내 모든 정보는 당사가 일체의 권리 및 권한을 소유하며 게임의 기획이나 운영상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당사에서 추가, 삭제 변경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는 16조8항을 꼽았다.

전현 대표는 "이러한 약관에 의하면 엔씨소프트가 자의적으로 사용자들의 아이템, 캐릭터 등에 관한 계약을 박탈할 수 있어 사용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항"이라고 주장했다. 전 대표는 또 "엔씨소프트의 다른 게임 '에버퀘스트'의 약관은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를 일정 시간 안에 신고를 한 경우 복구해주도록 하고 있는데도 리니지에 대해서만 모든 책임을 사용자가 지도록 한 것은 명백히 불공정한 약관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온라인소비자연대 측 정준모(31) 변호사는 "약관법에는 일방적으로 소비자에게 불리하거나 소비자의 본질적 권리를 침해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며 "현재 리니지 이용약관은 손해나 문제가 발생하면 회사 측은 책임을 지지 않고 모든 책임을 소비자들을 지도록 해 소비자의 본질적인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는 "언급된 약관의 경우 이용자들에게 피해를 주기위한 것이 아니라 아이템 현금거래, 사기거래를 일삼는 일부 이용자들을 제재하고 대부분의 선량한 이용자의 피해를 예방하기위한 것"이라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리니지2 게임 장면
리니지2 게임 장면 ⓒ 엔씨소프트
[쟁점 2] 서버의 불안정성과 이용료 차별

이번 소송에 참여한 리니지 이용자들은 잦은 서버다운으로 다운된 시간동안 게임을 할 수 없음은 물론 다운될 때 마다 아이템이나 게임 캐릭터의 경험치가 손실되는 등 큰 정신적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전현 대표는 "리니지2의 경우 하루에 보통 1번에서 5번까지, 심할 때는 10번까지 다운되는 경우가 있어 이로 인한 피해는 모두 이용자들이 떠안고 있다"며 "이는 엔씨소프트가 처음부터 불완전한 게임을 출시해 기술적으로 막지 못한 부분과 서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엔씨소프트 측은 "매주 정기점검을 시행하여 문제점을 개선해 현재 엔씨소프트의 서비스는 상당히 안정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며 "소비자연대가 지적하는 서버다운이라는 것은 사실 원활한 게임진행을 위한 서버안정화 작업의 하나로서 작업 전에 이용자들에게 신속히 공지해 안전하게 게임을 끝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게임 이용료를 놓고도 양측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전현 대표는 "현재 엔씨소프트가 국내 이용자들에게는 월 3만원 정도의 정액요금을 거두면서 해외에서는 미국 1만8000원 등 국내 요금의 절반가량만 받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 측은 "외국의 경우 정액요금은 싸지만 그 외에 추가로 선택하는 서비스 비용을 지불해야하기 때문에 국내 가격은 외국과 형평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용자당 평균 매출을 기준으로 본 가격수준은 오히려 한국이 가장 낮아 국내 개인정액 요금이 높다고 해서 서비스의 전체적인 가격이 높다고 판단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전 대표는 "그렇다면 국내에서도 비싼 정액요금을 받는 대신 이용자가 필요한 서비스를 선택하고 그것에 해당하는 요금만 내도록 해야하는 것 아니냐"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쟁점 3] 리니지는 아이템 현금거래와 사기거래를 조장하나

온라인소비자연대 측은 리니지의 게임 구조상 현금거래와 사기거래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불법거래를 방지할 회사 측의 책임이 있는데도 피해가 발생하면 이용자의 계정을 영구 몰수하는 등 근본적인 원인을 바꾸지 않고 이용자들을 제재하는 것으로만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전현 대표는 "엔씨소프트는 이용자들에게 현금거래를 하지 말라고 하면서 게임의 구조는 아이템의 게임내 비중을 크게해 거래를 조장하는 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전 대표는 "현재 엔씨소프트가 리니지를 처음 하려는 사람에게 체험기회를 줄 목적으로 열어주는 무료계정이 가짜 주민번호를 통한 계정 개설로 사실상 사기와 현금거래의 통로로 이용되고 있다"며 "이로인해 선의의 피해자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회사 측이 이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엔씨소프트는 "아이템을 취득하고 교환하게 한 게임 시스템은 현금거래를 조장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게임의 흥미를 위한 것으로 온라인소비자 연대의 주장은 억지인 면이 있다"며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정상적으로 아이템을 취득하고 있지만 일부 이용자들만 파행적인 행위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엔씨소프트는 "현재 회사는 아이템의 사기거래, 현금거래를 사전에 막기위해 모니터 활동을 강화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무료계정으로 인한 사기와 현금거래 문제에 대해서는 1인당 1회씩만 무료체험판을 주는 방향으로 해결책을 마련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제 양측간 공방은 법정에서 시비를 가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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