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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청산과 안티조선, 언론개혁 확산을 위한 전국순례 마라톤 대회' 안내문.
'친일청산과 안티조선, 언론개혁 확산을 위한 전국순례 마라톤 대회' 안내문. ⓒ 오마이뉴스 신미희

최근 친일진상규명법 개정이 추진 중인 가운데 조선일보의 친일청산과 언론개혁을 촉구하는 전국 마라톤 순례가 시작된다.

조선일보반대시민연대(공동대표 김동민 외)는 '2004 안티조선 프로젝트' 일환으로 오는 25일부터 8월 15일까지 모두 22일간 전국 주요 도시를 순례하는 마라톤 대회를 연다.

'개혁 네티즌 친일청산·안티조선·언론개혁 확산 전국 국토순례 마라톤'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조선반대시민연대 소속 단체들이 대거 참여해 제2의 '안티조선' 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 60세인 정병용(광주시 거주·자영업)씨가 국토종단 마라톤 주자로 나설 예정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아이디 '큰형님'으로 네티즌들 사이에 알려진 정씨는 하루 20km씩 모두 400km를 뛸 계획이다.

"제2의 '안티조선' 붐 조성할 계획"

2002년 광주 노사모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정치개혁, 언론개혁 문제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됐다는 정씨는 "마라톤으로라도 언론개혁 운동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게 마냥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언론개혁 국토순례 마라톤은 오는 25일 오후 3시 광주 5.18 국립묘지앞 출정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레이스에 들어간다. 5.18 국립묘지를 출발해 주요 도시를 돌고 광복절인 8월 15일 천안 독립기념관에 입성하는 일정으로 운영된다. 8월 14일에는 해마다 충북 옥천에서 열리는 '안티조선 문화제'와 결합할 예정이다.

주최측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가장 심하게 왜곡하고 이를 폄하했던 조선일보를 규탄하고 언론개혁이 우리사회 민주발전에 중요하다는 점을 널리 알리기 위해 출발지를 5.18 국립묘지로 정했다"고 밝혔다. 또 "조선일보가 진정한 민족지라면 과거 친일행적을 청산하고 언론민주화에 스스로 앞장서야 한다는 사실을 종착날인 광복절에 맞춰 각인시키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출발 당일인 25일 밤에는 80년 광주민주화운동의 중심지인 광주 도청앞에서 '생활속의 안티조선, 깨어있는 시민참여마당'이라는 제목의 문화행사도 열린다. 이날 문화행사에는 친일청산 언론개혁 촉구 1000만인 서명운동 선포, 조선일보의 친일행적 고발 동영상 상영 및 패널 전시를 비롯 '안티조선'을 주제로 한 다채로운 문화공연이 선보일 예정이다.

친일청산·안티조선·언론개혁 국토순례 마라톤의 주요 도시 일정은 순천(26일), 마산(27일), 부산(28일), 울산(29일), 대구(30일), 영덕(31일), 8월 1일(동해), 3일(강릉), 4일(춘천), 5일(안산), 6∼8일(서울), 10일(인천), 11일(보령), 12일(전주), 14일(옥천), 15일(천안) 등이다.

다음은 고령의 나이에도 '언론개혁'을 위해 400km의 국토종단 대장장에 나선 '큰형님' 정병용씨와의 전화 인터뷰이다.

그는 청년시절이었던 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왜곡보도로 충격을 받아 <조선일보> 구독을 끊고 지냈으며 결국 안티조선운동까지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학에 입학, '늦깎이' 공부와 생업으로 바쁜 일정이지만 정치개혁, 언론개혁을 위해 마라톤대회에 나설 수 있다는 게 마냥 행복하다고 그는 말했다.

"자기 편의대로 쓰는 게 <조선>의 가장 큰 문제점"

전국종단 주자로 나선 정병용씨.
전국종단 주자로 나선 정병용씨. ⓒ 정병용
- 국토순례 마라톤에 직접 뛰게 된 이유는.
"어려서부터 달리기, 마라톤을 좋아했다. 이번에 조선일보반대시민연대에서 언론개혁을 주제로 국토순례 마라톤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자청했다. 마라톤 소식은 지난 2002년부터 활동하고 있는 '노사모'에 올려진 것을 보고 알았다.

평소 정치개혁, 언론개혁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마라톤으로도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자원했다. 나이도 있고 하니까 식구 등 주변에서 만류했지만 결단을 했다. 지금 광주대학교 토목환경공학부 2학년에 다니고 있는 '늦깎이' 대학생이다. 애초 8월 7일부터 15일까지 일본으로 건축견학을 가리고 했다가 취소하고 마라톤에 참여하기로 했다."

- 왜 언론개혁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정치개혁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언론개혁 없이 정치개혁은 힘들겠더라. 24년 전인 80년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났던 당시 나는 혈기왕성한 36살 청년이었다. 나는 그때 <조선일보>를 오랫동안 구독하고 있었는데, 조선일보가 광주민주화운동을 매도하는 것을 보고 끊어버렸다.

<조선일보>는 전두환 신군부가 권력을 잡는 것을 환영했다. 광주에서 학살원흉으로 지탄받는 전두환씨를 두고 이 시대 영웅이 태어났다고 대서특필했다. 정말 가슴이 못이 박혔다. 한평생 잊을 수 없다. 80년 5월치 <조선일보>를 평생 보관하려고 가지고 있었는데 최근 이사하는 과정에 잃어버려 매우 아쉽다."

- 이후 조선일보 보도는 변했는가.
"이후 조선일보를 직접 보지 않았다. 그러나 조선일보 보도를 분석한 보고서나 자료집 등은 꼼꼼하게 보는 편이다. 최근 조선일보 사설을 분석한 자료집을 보고 다시한번 놀랐다. 80년 전두환씨 집권을 그렇게 좋아하더니 노태우, 김영삼 등 역대 대통령 취임할 때마다 찬양 일색으로 사설을 썼다.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 취임 때는 전혀 달랐다. 취임 당일부터 시작, 연속해서 며칠 동안 비판 일색의 사설을 실었다. 자기 편의대로 쓰는 게 조선일보의 가장 문제라고 본다."

- 마라톤은 얼마나 했는가.
"마라톤이 많이 활성화돼 광주 지역만 해도 동호회가 여러 개 있다. 현재 광주달리기 동호회 소속인데 회원 100여명 중 내가 최고 연장자일 것이다. 마라톤을 전문으로 한 지는 4년 정도 되고 그 이전에는 조깅 수준으로 꾸준히 했다."

- 고령에 이번 마라톤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평소 몸을 단련했기 때문에 혼자 마음으로는 자신 있는데 주변에게 걱정을 많이 해서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음식 조절 등 식이요법에 신경쓰고 있다. 한국 마라톤의 대부인 고 정봉수 감독의 식이요법을 많이 참조하고 있다."

- 늦깎이 대학생활은 어떤가.
"야간이라서 저녁 활동은 거의 못한다. 건축을 오래 했지만 비기술자였는데 체계적으로 공부를 하니까 도움이 크다. 공부를 하겠다는 꿈은 진작 있었는데 여의치 못했다. 더 이상 기회를 놓치면 안되겠다 싶어 지난해 대학에 입학했다. 대학 친구들이 손자뻘이지만 모임도 같이 어울리고 잘 지낸다. 그래도 컴퓨터를 다루는 것이나 순발력을 요할 때는 아무래도 어렵다."

- 국토순례 마라톤에 참여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당부가 있다면.
"조선일보반대시민연대 계획으로는 내가 메인 주자로 뛰고, 각 지역에서 결합하는 분들이 보조 주자로 뛰는 방식으로 하려고 한다. 특히 지역에서 동참하는 분들이 큰 힘이 될 듯하다. 더 많은 분들이 동참하면 좋겠다. 어쨌든 마라톤으로라도 언론개혁 운동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게 마냥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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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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