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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이종호
박세일 소장은 인터뷰 도중 '대권'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정색을 하며 "노무현 대통령이 일한지 1년 반밖에 안되었는데 여야에서 대권주자 소리가 나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못박았다.

그는 "소수 야심가들의 대권욕망으로 정치가 왜곡되어 왔다"며 "정치가 민생을 외면하고 비전과 정책을 소홀한 것도 야심가들의 권력투쟁 탓이었고 언론도 같이 협조했던 측면이 있었다"고 단언했다.

특히 그는 차기대권 언급에 있어 "한나라당은 더욱 적절치 않다"며 "최소한 2년은 당이 환골탈태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대통령 후보자가 정당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며 사당화를 우려했다.

또한 그는 "지도자는 정당이 일관성 있는 이념적, 정책적 정체성을 가진 뒤에 양성되는 것"이라며 "그래야만 국민들이 이 정당이 정권을 잡으면 국가가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소장은 이 같은 정당문화를 지적하며 열린우리당의 정동영 전 의장이 표방한 '실용주의 노선'을 비판했다.

"기회주의적인 발언이다. 실용주의 정당이라는 것은 자기 정체성이 없다는 얘기다. 여야를 떠나 개인 중심의 정당, 대통령 후보자 중심의 정당에서 가치와 비전을 지닌 '공당'의 틀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그런 뒤 그 비전과 가치를 수행할 만한 지도자를 만들어 내야 한다. 여기서 후보가 누구냐는 중요하지 않다."

"국민은 피로하다...사주팔자 보러가게 만들지 말아야"

박 소장은 지난 최고위원 경선에서 원희룡, 김영선 40대 초반의 젊은 의원들이 상위에 랭크된 것에 대해 "구보수에서 신보수에서 바뀐 세대교체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구보수와 신보수의 차이는 자기가 믿는 보수적 원칙과 가치를 위해 자신을 던질 수 있다는 점이다. 구보수가 이익중심이었다. 지금은 가치와 원칙에 따라 실천할 집단이 필요하다. 내가 자꾸 이념적 정체성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념논쟁, 색깔논쟁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건 끝났다. 정당이 추구하는 가치를 보여주는 것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이어 그는 열린우리당을 향해 "차라리 사민주의라도 들고 나왔으면 좋겠다"라며 정체성을 보다 분명히 할 것을 주문했다.

"시장경제를 따르지만 좀더 분배에 노력하겠다, 직접민주주의 요소를 강화하겠다, 뭐 그런 분명한 정당의 가치와 원칙을 내세워야 한다. 어떤 게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없다.

국민에게 분명한 선택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국민은 혼란스럽다. 자기 멋대로 행동하면서 그걸 실용주의라고 말한다. 대통령이 나오고 나서 당을 만들고, 그 당에는 진보부터 보수까지 다 들어가 있다. 그렇게 되면 정책이 뭐가 문제이고 옳은지 정책적 판단이 안 선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노무현 대통령을 겨냥한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그러면서 여야를 향해 "국민은 피로하다, 하루아침을 몰라 국민들이 사주팔자 보러가게 만들지 말라"고 냉정하게 일갈했다.

"국민들은 내가 왜 저 대통령을 뽑았는지 그 의미가 어떤 것인지 모르고 있다. 정책을 개인의 사고로 만들면 안된다. 대북정책이라면 그 사회에 최고의 전문가들을 모아서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진단도 안하고 개인의 신념으로 치료하는 나라가 어디 있나.

정책이 너무 우연에 의해 좌우된다. 미국은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집권하면 대충 나라가 4년간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있는데 우리는 열린우리당이든, 한나라당이든 뭐가 어떻게 될지 국민들이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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