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종합건설사업소 홍성지소(이하 종건소)가 지난해 5월부터 추진하는 태안군 원북면 양산리 마을 앞 풍천교 개량공사를 피서철 성수기에도 강행하고 있어, 공사차량과 피서차량들이 뒤엉켜 극심한 교통 혼잡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태안군은 편안한 피서길이 될 수 있도록 해수욕장 개장과 동시에 도로를 통행하는 모든 민관 발주 공사를 중지하고 있는데, 반해 충남도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하는 등 지방자치단체의 시책에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2일 태안군민들에 따르면 종건소는 지난해부터 태안읍에서 학암포, 꾸지포, 사목, 구룡포, 신두리해수욕장 방면으로 이어지는 원북면 양산리 마을 앞 지방도 603호선의 풍천교 개량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종건소는 해수욕장 개장과 동시에 모든 민관이 발주한 공사를 중지하도록 명령을 내린 태안군의 시책과는 달리 하루 70만여 명의 피서객이 몰린 지난 1일에도 도로 한 차선을 가로막고, 풍천교 개량공사를 강행하여 이 도로를 통행하는 차량들이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혼잡을 빚었다.
더욱이 태안군민들은 피서객들의 교통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피서 기간 중 차량운행을 자제하며 선진 시민의식을 보이는 판국에 종건소는 시공업체((주) 삼익진흥건설-공주)가 수십 대 덤프트럭을 동원해 도로를 주행하며 토사를 운반하는 등 배짱공사를 벌이도록 수수방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일 이 현장에는 10여 대의 15톤 덤프트럭과 도자, 굴삭기 등을 동원, 신두리에서 토사를 운반해 도로 성토작업을 하는 등 배짱 공사를 벌여 학암포해수욕장 방면 도로와 원북면, 이원면 방면의 도로는 피서차량과 공사차량이 뒤엉켜 지체되는 불편을 겪었다.
이날 서울에서 가족과 함께 학암포 해수욕장을 찾아가던 김모(46·건설업·강남구 신사동)씨는 "긴급공사도 아닌 다리 개량공사를 피서철 성수기에 시공한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며 "공사기간을 맞추려는 시공업체와 무분별한 공사를 강행하도록 눈감아 주는 감독관청의 한심한 행정이 국민을 왕짜증 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온 나라의 교통망이 찜통더위를 식히려는 피서 인파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공무원이 이를 외면하고 있다" 며 "공사 감독관은 이제부터라도 각성하고 즉시 공사를 중단시켜 편안한 피서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도 종합건설사업소 홍성지소는 지난해 5월 사업비 10억원을 투입 태안군 원북면 양산리 지내 풍천교 개량공사를 착공해 올 7월 말 현재 공정률 70%를 보인 가운데 오는 8월 20일 완공목표로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충남도 종합건설사업소 공사감독관 박모씨는 "피서객이 많이 몰리는 주말과 공휴일에는 공사를 하지 않도록 시공업체 현장소장에게 지시했는데 이번에 현장소장이 교체되는 바람에 지시사항이 전달되지 않아 공휴일 공사를 강행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부터 해수욕장이 폐장 될 때까지 주간에는 일체의 공사를 중지하고 야간에 차량통행 상황을 분석해 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심야공사를 진행해 오는 20일까지인 완공기일을 맞추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