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뿐 아니라 이병헌, 최지우, 류시원 주연의 SBS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을 <겨울소나타>에 이어
위성을 통해 방송했으며 현재는 집중 편성을 통해 재방송 중이다.
또 오는 10월 2일부터는 NHK지상파를 통해 더 많은 일본 시청자를 찾아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이병헌과 송혜교 주연의 드라마 <올인> 역시 를 통해 매주 목요일 방영하고 있는데, <겨울소나타>의 '욘사마'(배용준)에 이은 '이사마'(이병헌)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한국 드라마를 통한 일본내 우리 문화의 전파는 단순한 드라마 판권의 거래 가격으로는 환산할 수 없을 만큼 문화적 파급효과와 영향력이 큰 것은 두말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다양한 연구기관에서 조사한 내용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분명 일본에서의 한국에 대한 플러스 이미지와 '한류'로 표현되는 문화현상만큼은 일본인들 사이에 깊숙이 자리잡은 것이 확실하다. 그 한류의 시발점이 세계적인 공영방송인 NHK를 통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욱 크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우리 드라마가 일본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어떠한 드라마적 요소가 그들로 하여금 일종의 신드롬까지 낳게 했는가에 대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 해답을 찾기 위해 NHK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 구성을 통해 한국 드라마의 마력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선 NHK의 해외드라마 관련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해당 프로그램 본 방송 이외에 주기적으로 해당 드라마의 이야기 구조와 출연자들에 대한 인터뷰, 감독 등 드라마 제작 관련자들의 이야기, 촬영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시청자들로 하여금 더욱 흥미를 끌게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일련의 드라마 홍보를 겸한 새로운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프로그램들이 그것이다.
그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 Drama Bar_ BS2 >로 사회자와 패널이 참여해 해외드라마에 대한 각종 이야기를 시청자의 입장에서 자유롭게 나눈다. 여기에서 드라마의 다음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는 소재를 시청자에게 제공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부정기적으로 특별 편성을 통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기도 한다. 이는 드라마의 진행상황과 시청자들의 반응에 따라 부정기적으로 편성하는 경우로, 주로 드라마 촬영 중 에피소드와 드라마 메이킹 영상, 출연자의 인터뷰, 기타 가십거리를 보여준다.
현재 NHK의 <겨울소나타> 홈페이지에는 오는 8월 11일과 13일 양일간에 걸쳐 이 드라마의 촬영 뒷이야기를 지난 BS2에서의 방영했던 내용보다 더욱 충실하게 구성해서 시청자를 찾아간다는 내용의 팝업 공지를 볼 수 있다.
일본인들이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고 즐겨하는 이유는 위에서 말한 방송국 측의 적극적인 홍보도 한몫하고 있지만, 일반 일본인 시청자들이 말하는 한국 드라마의 몇 가지 특수한 요소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한국 드라마의 흥행 요소 5가지
1. 스토리 구성의 짜임새
2. 남자 주연 (태생의 비밀을 간직)
3. 여자 주연 (남자 주연과 자신도 모르는 지인 관계)
4. 남/여 주연의 라이벌 등장
5. 음악 (BGM 및 테마음악)
언뜻 보면 별다른 특성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지만 일본인의 시선에서 보는 한국 드라마에 대한 공통적인 모습을 위의 5가지 요소에서 찾을 수 있다. 이것은 그 동안 <겨울소나타>와 <아름다운 날들> <올인> 등의 드라마를 통해 일본인들에게 심어진 한국 드라마의 공통적 요소이다.
즉, 독특하고 짜임새 있는 이야기 구조에 남녀 주인공과 그들을 둘러싼 라이벌이 반드시 등장하고 주인공이 등장할 때마다 흐르는 테마음악이 그 비결. 여기에 더욱 독특한 요소는 남녀 주인공들에게는 모두 '태생의 비밀'이 있다는 점이다. 일본인들은 이 태생의 비밀에 대한 이야기 구조에 대해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데, 이를 한국 드라마의 전형적인 형태로 받아들이고 있을 정도다.
주인공 태생의 비밀 부분이 이야기의 전체적인 틀을 유지하면서 극적으로 그것을 매개로 또 다른 이야기로 반전시키며 나가는 형태의 한국 드라마를 일본인들은 매우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
나아가 일본인들은 드라마에 사용되는 음악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겨울소타나>에서 류가 부른 '처음부터 지금까지'라는 곡은 한국에서보다 일본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어 음반까지 발매, 판매 중인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에는 <올인>에 삽입된 주제곡 '처음 그날처럼'을 부른 가수가 바로 <겨울소나타>에서 배용준의 라이벌로 등장했던 박용하가 불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박용하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기도 하다. 일본에서는 박용하의 노래를 일본 여가수 나카모리 아키나(中森明菜)가 일본어로 불러 인기를 얻고 있다.
이렇듯 일본인들은 나름대로 한국의 드라마를 분석하며 연구하고 또 자신들의 방식대로 한국문화를 받아들이고 있다. 이는 분명 단순한 드라마를 통한 문화의 교류라는 차원을 넘어, 새로운 시각으로 새로운 문화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우리가 의도하지 않더라도 한국 드라마 하나에 대해 현지 시청자들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수많은 이야기와 파생 문화상품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분명 이것은 또 다른 문화 산업이며 새로운 현상이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의 한국 드라마는 문화 콘텐츠 산업으로써 원 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 효과를 극명하게 나타내고 있다. 촬영지 방문을 위해 한국으로 여행을 오는 외국인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으며 DVD, OST 등 드라마 관련 상품이 발매되어 해외로 수출되며 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패션과 액세서리 심지어 그들의 행동까지도 새로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 문화의 해외 공략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한국의 서울을 넘어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이제는 일본까지 그 영역이 확대되고 있으며 중앙아시아와 남미에도 우리 문화가 퍼져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현명한 정치인의 말 한마디보다 어느 시인의 싯구 한 구절이나 소설가의 호소력 짙은 문구, 가수의 노래 가사가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문화의 힘이 지금 일어나고 있다. 동쪽의 바람, 동풍이 이제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