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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 목천읍 교천리 '희망의 마을' 공사현장
천안시 목천읍 교천리 '희망의 마을' 공사현장 ⓒ 김갑수
천안시 목천읍 교촌리 20-1번지, 독립기념관과 국립청소년 수련원이 인접한 마을에 집짓기 공사가 한창이다. 보통의 공사 현장이라면 레미콘, 크레인 등 대규모 건설 장비와 전문 인력들이 눈에 띄겠지만 이 현장은 어딘가 서툴러 보이는 젊은 학생들, 가정 주부 등으로 가득 차 있다. 이곳이 바로 해비타트 천안ㆍ아산지회가 추진하고 있는 ‘희망의 마을’ 건축 현장이다.

‘해비타트’는 ‘삶의 보금자리’를 뜻하는 말로서 무주택 서민의 가정 회복을 꿈꾸는 주택 건축 운동이다. 한국 해비타트는 2004년 현재까지 국내외 무주택 가정 600여 세대에게 새로운 삶의 터전을 제공해 왔다. 1995년 한국 해비타트가 비영리 공익법인으로 등록된 이후, 2000년 천안ㆍ아산지회가 설립되었고 2002년에는 아산시 도고면 금산리에 104세대 약 450여 명이 거주하는 ‘화합의 마을’을 완성했다.

지붕 작업 중인 자원봉사자들
지붕 작업 중인 자원봉사자들 ⓒ 김갑수
‘희망의 마을’은 올 3월 1일 기공식을 한 후 4월부터 7월 말까지 약 2000여 명의 자원 봉사자들의 땀과 사랑으로 세워지고 있다. 공사 현장에도 어김없이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었다. 하지만 늦어도 추석 전까지 입주를 완료한다는 계획에 따라 약 380여 명의 자원 봉사자들이 지붕 작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각 동마다 그 동을 후원한 단체와 공사에 참여하는 단체들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고, 여러 단체와 기업들이 후원해 준 건축자재들과 생수 등이 쌓여 있었다.

한국사랑의집짓기운동연합회 이현경 실장은 “입주 대상자의 자격은 천안 지역에 1년 이상 거주한 가족 단위의 가정으로서 500시간 이상 자원 봉사에 참여해야 한다. ‘희망의 집’ 건축에 참여하는 방법은 개인후원, 공사시공후원, 자원봉사 참여 등 여러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입주를 앞둔 강영희씨
입주를 앞둔 강영희씨 ⓒ 김갑수
자원 봉사에 참여하고 있는 입주를 앞둔 강영희씨는 “지역 신문의 광고를 보고 입주 신청을 하게 되었다. 방이 딸린 미용실을 운영하며 남편과 두 딸 아이들이 함께 지낼 때에는 ‘나 혼자 열심히 살면 된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아무런 상관도 없는 사람들이 자비(自費)를 들여가며 봉사하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더불어 사는 세상’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가정이 안정되기만 하면 주위의 어려운 분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순 천안아산지회장
이순 천안아산지회장 ⓒ 김갑수
공사장 이곳 저곳의 쓰레기를 줍고 있는 이순 천안ㆍ아산지회장을 만날 수 있었다. 이순(천안중앙교회 목사) 지회장은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해비타트 운동은 가정의 회복을 위한 운동이다. 경기 불황으로 많은 가정이 파괴되고 있다. 하지만 어렵지 않은 사람들이 어디 있겠는가? 희망을 갖고 찾으면 살 길이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해비타트 운동의 성과에 대해 “자원봉사의 문화를 한 차원 높여놓았다. 일반적으로 자원봉사라면 대접 받으면서 하는 활동이지만 해비타트 운동은 스스로가 숙박비 등 모든 비용을 부담해야 참여할 수 있는 운동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크렌부룩 고등학교 유학생들도 참여
미국 크렌부룩 고등학교 유학생들도 참여 ⓒ 김갑수
자원봉사자 중에는 미국 미시간 주의 크렌부룩 고등학교에서 유학 중인 네 명의 한국 유학생들도 있었다. 방학 때마다 한국의 해비타트 운동에 참여해 온 두 명과 올 해 처음으로 참여하게 된 다른 두 명은 “집 없는 사람들을 도울 수도 있고, 여러 가지로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어서 참여하게 되었어요”라고 말했다.

SK그룹은 2억4천만원의 후원금과 함께 최태원 회장 및 임직원등 총 140여명이 8월 2일부터 2박 3일간 자원 봉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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