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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준화시민연대 거리 선전전
평준화시민연대 거리 선전전 ⓒ 김갑수
천안새교육공동체시민모임과 전교조 천안 초ㆍ중등지회 등 19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천안시고교평준화실현을위한시민연대(이하 평준화시민연대)는 6월 22일 발족한 뒤 본격적인 활동과 거리 선전전에 돌입했다.

방학을 맞이하여 지난 7월 17일부터 매주 3회씩 거리 선전전을 펼쳐온 평준화시민연대는 8월 4일 오후 5시부터 천안 성정동 일대에서 평준화의 필요성에 대한 유인물을 나눠 주며 거리 선전전을 계속했다.

'고교평준화 제도'란 고교 입학 전형 시 지역별로 시험(연합고사)이나 중학교 내신 성적 등의 일정한 전형 방법을 통해 해당 지역에서 수용할 수 있는 일반계 고교 정원 만큼 학생을 먼저 선발한 뒤, 학생의 희망을 최대한 고려하면서 각각의 일반계 고교에 공평하게 배정하는 제도이다. 천안시의 경우, 85년부터 95년까지 평준화를 시행했으나 일부 학교와 학부모들의 반대와 우수 학생들의 유출을 우려하는 여론 때문에 다시 비평준화를 시행하고 있다.

시민들에게 평준화 필요성에 대한 유인물을 배포하고 있다
시민들에게 평준화 필요성에 대한 유인물을 배포하고 있다 ⓒ 김갑수
하지만 중학교 3학년 교실에 성적별로 진학할 수 있는 고등학교가 순서대로 정해져 있을 정도로 천안 지역 청소년들은 이미 중학교 때부터 입시 경쟁에 시달리는 등 열악한 교육 여건 속의 생존 경쟁에 놓여져 있다. 또한, 각 고등학교는 우수한 중학 졸업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학교간의 불필요한 경쟁 등으로 인해 쓸데없는 교육력 낭비마저 발생하고 있다. 물론 그에 따른 학부모들의 심적 물적 부담도 큰 상황이다.

평준화시민연대는 유인물을 통해 "고교 평준화를 실시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바람직한 중학교 교육 과정의 실현을 위한 것이며, 지금처럼 입시에만 매달리는 중학교 교육의 여건에서는 학생들 각자의 개성이나 창의력을 계발할 여유가 없고 진정한 의미에서의 전인 교육이 이뤄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하향 평준화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성기선 가톨릭대 교수와 강태중 교수의 공저인 <평준화 정책과 지적 수월성 교육의 관계에 대한 실증적 연구>(2001)란 논문에 따르면 평준화 제도가 오히려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높이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천안 모 중학교 3학년 교실의 게시물(평준화시민연대 제공)
천안 모 중학교 3학년 교실의 게시물(평준화시민연대 제공) ⓒ 김갑수
4일 저녁 7시부터는 전교조 천안지부 사무실에서 초청 강연회가 진행되기도 했다. 이 날 초청 강연회에는 평준화시민연대 소속 실무자 및 전교조 조합원 등 약 30 여명 등이 참여했다.

강사는 순천시고교입시제도개선을위한시민연대 박상완 사무처장(여수전자ㆍ화학고등학교 교사)으로, '순천지역 고등학교 입시제도 개선'과 '전남지역 고교입시제도 개선 사업 경과'에 대해서 발표했다.

1998년 5월부터 고교 평준화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기 시작하여, 2005학년도를 시작으로 목포, 여수, 순천 지역 고교 평준화를 이끌어 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 온 박 사무처장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는 말로 강의를 시작했다.

전교조 천안지회 사무실에서 열린 초청강연회
전교조 천안지회 사무실에서 열린 초청강연회 ⓒ 김갑수
박 사무처장은 발표를 통해 "우리 나라에서 평준화가 반드시 필요한 지역 중 약 95%는 이미 평준화가 이루어졌다. 도시 규모가 급격하게 확장되고 있는 포항, 천안 등만 제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감은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층의 사고 방식만을 공유하고 있다. 평준화를 도입하는 것은 단순히 입시 제도를 바꾸는 것이 아닌 지역 사회의 패권을 바꾸는 일이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고 말했다.

박 사무처장에 따르면 평준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지역 명문고 중심으로 이루어진 학연 중시 사회의 낡은 관습"이라는 것이다. 순천 지역의 사례를 통해 살펴볼 수 있듯이 그 지역 명문고인 '순천고'의 동문들은 아직도 '평준화 반대를 위한 법적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연을 맡은 박상완 사무국장
강연을 맡은 박상완 사무국장 ⓒ 김갑수
전교조 소속 활동가는 "천안 지역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C'고 학생들에게 평준화 도입을 위한 유인물을 나눠주었는데 '선생님이 평준화는 옳지 않다'고 말했기 때문에 거부했다"라고 말했다. 'C'고등학교의 경우 얼마 전 개교 50주년을 맞을 정도로 역사가 깊고 그만큼 천안의 많은 유력 인사를 배출했고 그렇기 때문에 고교 평준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박 사무처장은 또한 "전남 지역에 평준화를 도입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는 지역의 시민 사회 단체 뿐만 아니라 교회, 사찰, 학교, 개인 등 다양한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약 1만5천 명 가량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발표를 마치고 평준화시민연대 실무자들의 다양한 질문과 답변이 이루어졌다. 이 날 강연회를 통해 평준화시민연대 관계자들은 "천안 지역 주민들에게 평준화의 필요성에 대해 좀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과 "적극적이고 폭 넓은 참여의 유도를 이끌어 낼 것" 등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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