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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두꺼비들의 이동모습(시민대책위제공)
새끼 두꺼비들의 이동모습(시민대책위제공) ⓒ 김갑수
KBS 환경스페셜의 방영 등 원흥이 두꺼비에 대한 보존여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지난 8월 2일과 3일, 충북도청 공무원과 전경에 의해 농성장이 강제 철거되고 '원흥이 생명 평화회의'(이하 ‘평화회의’) 소속 활동가들이 강제 연행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8월 2일, 평화회의 활동가들은 충북도청이 원흥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 등을 촉구하는 현수막과 만장을 설치했고, 오후 6시 경, 여성 활동가 한명이 천막을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시청 공무원 1백 여 명이 천막을 부수고 현수막과 만장을 강제 철거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를 막으려는 여성 활동가는 상의가 찢어지고 곳곳에 타박상과 복부에 5cm 가량의 상처를 입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이 사건에 대해 일부 인터넷 매체는 정무부지사의 말을 인용하여 “폭행당한 것이 아니라 자해한 것이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평화회의 측은 성명서를 통해 “첫째, 이원종 지사는 폭력철거 만행과 관련하여 책임부서장을 문책하고 즉각 도민 앞에 사과할 것. 또한 천막, 만장 등 원흥이생명평화회의 시설물을 원래의 상태로 복구할 것. 둘째, 빠른 시일 내에 이에 대한 만족할 만한 답변을 하지 않을 경우 원흥이생명평화회의는 불법시위, 폭력행위, 사유물 강제탈취 등의 책임으로 이원종 도지사를 고소, 고발할 것이며, 도청 농성을 무기한 지속할 것. 충북도청 주변 만장·현수막 부착 프로젝트를 확대하여 재실시할 것이며, 도청 껴안기 행사 등 대중 집회, 도지사 실정보고회, 협력사업 중단선언 등 도지사 역할검증 프로그램을 강도 높게 추진할 것”임을 알렸다.

8월 3일, 평화회의는 오전 10시에 기자회견을 갖고 항의 서안을 전달하려 했으나 전경에 의해 봉쇄되었고, 낮 12시쯤 도청 총무과장이 "12시 30분까지 천막을 철거하라"고 요구했다. 오후1시 10분, 도청 공무원 50여명과 전경대원들이 활동가 20여명을 강제 해산시킨다는 목적으로 동부경찰서로 연행했고, 일부는 시 외곽지역까지 강제 연행하여 해산시켰다.

평화회의는 8월 4일 오전10시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도청 앞 천막농성장을 계속 운영할 것, 도정혁신(도지사 사과, 책임자 문책 등)을 위한 활동 지속, 가칭 '도민참여 충북도청 껴안기 행사'를 개최 할 것"등을 다짐했다.

생태교육 터 박완희 사무국장
생태교육 터 박완희 사무국장 ⓒ 김갑수
도청에서 천막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생태교육연구소 ‘터’ 박완희 사무국장은 ‘충북도청 껴안기 행사’에 대해 “충청북도가 벌여 온 그 동안의 실정을 시민들에게 알림으로써 충북 도청이 원흥이 방죽을 친환경적인 생태공원으로 보존하도록 하기 위함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박완희 사무국장은 “충청북도가 입장을 고수할 경우 시민사회가 그 간 협력해온 도청과의 협력 사업을 전면 취소할 계획이며 그 다음 단계로 도정 장례식, 도지사 퇴진운동까지 불사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박완희 사무국장에 따르면 ‘평화회의’의 경과는 다음과 같다.

1994년 토지개발공사가 청주 산남 3지구 택지개발지구를 지정했지만 97년 경제위기로 사업이 중단되었고, 98년 재 지정된 후, 2002년 6월 법원과 검찰청의 산남 3지구로의 이전이 확정되면서 택지개발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2003년 3월, ‘생태교육연구소 터’가 원흥이 방죽에서 두꺼비의 산란과정에 대한 생태학습을 실시했고, 5월 12일에는 KBS 청주방송국이 새끼 두꺼비의 이동을 방영하고, 원흥이 방죽 뒤편이 ‘원흥사 지’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보존에 대한 여론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6월 4일, 시민대책위가 발족되고 2004년 2월 6일 “2004 원흥이 두꺼비살리기 운동 선포 및 100인 행동단 결성 기자회견”을 통해 2기 대책위가 조직되어 활동을 계속해 온 것이다. 2003년 6월 평화회의와 토지공사는 '한국양서파충류생태연구소' 심제한 박사에게 연구용역을 주었고, 4m 넓이의 생태통로를 만들고 대체 산란지를 마련하는 방안이 제안되었으나 평화회의는 “두꺼비들이 자동차들처럼 차선을 따라 이동하는 것도 아닌데 4m 넓이의 생태통로만을 이용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는 이유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평화회의는 산남 택지개발지 총 33만 2000평 중 2만평을 생태공원으로 조성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토지공사와 충북지사가 토지 분양을 받은 주민들의 반발을 우려했고, 다시 1만 8천 평으로 규모를 축소하게 되었다. 평화회의는 2004년 5월에는 삼보일배를 시작했고, 열린우리당 충북도당 앞에서 성직자들의 16일간 단식투쟁, 청와대 앞 3천배, 법원 검찰청 앞에서의 30여 일 간의 13만배 등을 진행해 오는 등 원흥이 방죽을 생태공원으로 보존하고자 활동을 진행했다.

원흥이 방죽 입구의 아름드리 나무
원흥이 방죽 입구의 아름드리 나무 ⓒ 김갑수
7월 중순에는 평화회의 대표단 11명이 도청 앞에서 이원종 도지사의 적극적 해결노력을 요청했고 이원종 지사는 "대표단의 뜻을 잘 알고 있다. 부지사를 통해 해결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지만, 그 후에는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두꺼비는 3월경이면 산란을 위해 자기가 태어난 지역으로 이동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고, 5월이 되면 새끼 두꺼비들은 다시 산으로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두꺼비의 산란장소로 이용되고 있는 원흥이 방죽이 사라질 경우 두꺼비들은 대체 산란지를 찾지 못한 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농성장 한편에는 종이 놓여져 있었다. 청주환경운동연합 윤민상 간사는 사용 용도에 대해서 “이원종 충북도지사가 원흥이 방죽 보존에 대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타종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평화회의 염우 실행위원장(충북환경연합 사무처장)은 “토지공사도 ‘이게 밀리면 계속 밀린다’라는 인식을 하고 있는 듯 하다. 생태적 토지개발의 첫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충북도지사에 대한 시민사회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 그 동안 도지사는 적극적으로 책임을 지려는 노력이 없었다. 아직 논의할 시기는 아니지만 도지사 퇴진운동까지 생각하고 있다. 만약 충북도가 원흥이 방죽을 보존하겠다는 입장으로 전환한다면 그 자체로 도정혁신이 이루어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염우 실행위원장에 따르면 "사태 해결을 위해 충북도가 입장을 바꿀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원흥이 방죽 주위는 대형 중장비의 토지 평탄화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방죽 입구에는 수백 년은 돼 보이는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위치해 있었고, 방죽 주변에는 보존을 호소하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장승 등이 놓여져 있었다.

원흥이 생태공원
원흥이 생태공원 ⓒ 김갑수
공사현장 사무소에서 이재영 한국토지공사 충북지사 감독소장을 만났다. 이재영 소장은 “환경영향평가가 미비했지 않느냐”라는 질문에 대해 “2001년 당시 환경영향평가를 했을 때엔 주위 논밭이 경작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원흥이 방죽에는 희귀 동식물이 별로 없었다. 개발 결정 후 약 2-3년의 휴경기간동안 생태가 복원된 것이다. 또한, 택지개발이라는 것 자체가 환경을 완벽하게 보존하지 못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환경을 보존하려면 뭣 때문에 집을 짓고 도로를 내겠는가? 단지 사람의 생활환경여건을 높여주기 위함이다. 시민단체는 이미 결정된 사안에 대해 왈가왈부 하지 말고 앞으로 좀 더 수준 높은 택지개발과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적극 동참하는 것이 옳다”라고 말했다.

또한, 평화회의에 대해서도 “이번 사태의 실마리는 충청북도도 토지공사도 아닌 택지를 분양받은 주민들이다. 공사가 지연되면서 그들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만약, 충청북도가 입장을 바꿔 잘못된 지시를 내린다 해도 공사현장소장으로서 원래의 계획대로 사업을 진행 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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