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노래극? 무언지 알 것 같으면서도 처음 들어보는 것이라 궁금했다. 놀이+노래+극을 합한 것인가 본데, 어떤 것일까? 궁금한 마음으로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 할아버지의 <이상한 집>"을 보러 갔다.
여름 방학을 시작한 지도 어언 열흘이 지났기에 아이들에게 보여 줄 요량으로 예약을 하여 동영아트홀을 찾아간 것이 지난 8월 3일 화요일.
이 놀이 노래극은 사물놀이에서나 볼 수 있었던 장구와 꽹과리 등을 앞세우고 있다. 그 뒤를 소고와 바이올린의 악기를 든 배우들이 한 줄로 이으며 객석을 한바퀴 휘돌아 연주를 들려 주면서 무대에 올랐다. 시작하는 첫 순간에 신명나고 활기찬 장단이 무척이나 맘에 들었다.
특이하게도 무대 위에는 악단이 앉을 수 있는 좌석이 갖추어져 있어 좋았다. 기계를 통해 들리는 녹음된 음악이 아니라는 점이 무척 좋았다.
이윽고 극의 주인공인 '솔이'와 귀여운 강아지의 '요요'가 중앙에 나와 노래를 가르쳐 준다. 미리 나누어 준 녹두 영감의 노랫말이 담긴 종이를 들고 녹두 영감 노래를 불렀다.
녹두 영감 녹두를 심어놨더니
뒷동산의 토끼떼 내려와서는
풋녹두를 따 먹고 깡충거린다
녹두 영감 화나서 장대 들고서
휘휘 저어 토끼 떼 몰아 제치니
토끼들은 놀라서 도망쳐 간다
녹두 영감 집으로 돌아왔더니
토끼들은 또다시 몰려 내려와
녹두녹두 따먹고 깡충대면서
녹두꽃도 모두 다 따 먹고 있네
녹두 영감 장대를 휘내두르며
큰 소리를 외치며 달려를 간다
정말 재미나고 흥이 나는 시간이었다. 좌석에 앉은 상태에서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율동이 곁들여져 더욱 재미있었다. 7살 준희와 5살 용찬이도 노래를 부르며 율동을 따라하느라 분주해 보였다.
놀이 노래극 "이야기 할아버지의 <이상한 집>"은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라는 느낌을 전해 주었다. 어린이들이 볼 수 있는 극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우리의 전통 악기를 활용한 음악을 마음껏 구사했기 때문이다.
늦은 밤 잠자기 싫은 솔이는 강아지 요요와 함께 엄마 몰래 집 밖으로 나왔다가 공을 잃어 버린다. 잃어 버린 공을 찾다가 나무가 말을 하고 강아지 요요가 말을 하게 되는 이상한 집에 들어서게 된다. 그곳에서 도깨비를 만난 솔이는 잃어 버린 공을 서로 자기의 것이라 우기며 싸운다. 그때 나타난 이야기 할아버지가 가마솥에서 이야기를 꺼내며 도깨비와 솔이를 친구로 만들어 준다.
너무나 귀여운 다람쥐, 꼬부랑 할머니, 도깨비와 솔이의 새끼 손가락 걸기, 공놀이, 솔이가 메고 있던 태권도의 노란색 띠 등 아이들에게 친숙한 것들이 무대에서 펼쳐졌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이상한 집의 형태를 알 수 있는 무대 미술과 소품, 세트 등에서 부족한 부분이 다소 눈에 띄었던 것. 또한 줄거리의 전개가 산만하고 이야기의 구성이 미흡했다. 하지만 그것도 어른의 내 눈에 보인 단점에 불과한지 아이들은 나름대로 상상력으로 보고 느낄 수 있었는지 재미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