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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배 광주교도소 교감(56세. 의무과 계장).
배정배 광주교도소 교감(56세. 의무과 계장). ⓒ 오마이뉴스 권우성
교정공무원으로 일생을 바친 베테랑은 지금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지난 74년 김해교도소(현 부산교도소)에서 교정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30년 경력의 배정배 광주교도소 교감(56세. 의무과 계장).

"예전에는 우리 말이 잘 먹혔지만, 지금은 오히려 사정해야 하는 분위기"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정년 퇴임이 2년 남았지만, 1년간의 공로연수를 신청, 내년에 사실상 현직을 떠난다.

- 왜 1년 먼저 떠나는가.
"공로연수 들어가면 수당이 안 나오기 때문에 한 달에 40만원 이상 수입이 준다. 돈도 그렇지만 퇴직을 앞둔 상황에서 왜 1년 먼저 떠나겠나. 다른 직종 같으면 근무하면서 여유있게 지난 생활을 정리할 테지만 지금 교정직은 너무 힘들다. 선배 3명도 공로연수를 신청해 나갔다."

"30년 전과 교도소 골격 비슷

- 30년 전과 비교해 시설에 큰 변화가 있나.
"기본골격은 그대로라고 봐야 한다. 화장실이 수세식으로 바뀌고, 거실에 수도가 들어왔다. 난방시설도 설치됐다. 유리창도 비닐유리창에서 이중유리창으로 개선됐다."

- 교정프로그램은 어느 정도 변화가 있었다고 보나.
"옛날에는 미장과 조적(벽돌쌓기)이 있었다. 교도소에서 이런 기술이라도 배워나가서 먹고 살라는 것이었다. 지금은 없어졌다. 대신 컴퓨터, 자동차 정비 등이 들어갔다. 목공이나 옷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 광주교도소의 경우 마약 관련 사범들이 꽤 많은데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나.
"마약사범은 죄의식이 없다.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게 없다는 것이지. 죄의식이 없기 때문에 말도 잘 안 듣는다. 이들은 별도로 관리하면서 마약을 끊을 수 있게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때문에 일반 다른 죄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고소고발을 당한 적이 있나.
"2000년 이후에 4번 있었다. 옛날에는 재소자들이 밖에 있는 친구 시켜 밥이나 술을 사주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런 일 없다. 오히려 관리가 어려운 재소자들에게 영치금으로 2∼3만원씩 넣어주기도 한다. 나도 명절 때는 20∼30만원씩 쓴다. 그렇게 해야 '저 사람은 재소자편에서 생각한다'는 말도 돌고, 사람들 다루기가 수월해진다."

배정배 광주교도소 교감(56세. 의무과 계장).
배정배 광주교도소 교감(56세. 의무과 계장). ⓒ 오마이뉴스 권우성
- 교도관의 재소자 폭행 얘기가 간간히 계속된다. 영등포구치소에서는 교도관이 수감 노동자를 폭행하고, 이에 반발해 이 노동자가 교도관을 폭행한 사건도 있었는데.
"양심범을 교도관이 가혹하게 했다는 선입견을 깔고있는 질문 같다. 거기 상황은 정확히 모르지만, 강제적으로 계구를 채워야 할 상황도 있고 그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 재소자의 교도관 폭행을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재소자 인권 강조하면서 우리는 사실상 무장해제 한 상태다. 징벌기간에도 서신과 운동제한이 사라지고 계구사용도 엄격해져 의미가 없어졌다."

- 전임 강금실 장관 시절에 그런 흐름이 더 확대된 것인가.
"그렇다. 민변 출신 장관이라 인권위 권고 등을 거의 대부분 수용했다."

- 강 장관이 미웠을 것 같다.
"허허허…."

- 대전 교도소 사건 이후 재소자들을 엄하게 다루라는 지시는 없었나.
"허허허. 만약 그랬다면 1시간 내에 인권위에 진정 들어갔을 것이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조금 전에도 수용자 어머니와 통화를 했다. 그 어머니와는 얘기가 되는데 재소자와는 얘기가 안 된다. 밖에 있는 사람들과 안에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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