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3일 한국경제학회 주최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서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경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13일 한국경제학회 주최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서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경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올해 경제성장률 5%, 실업률 3.2~3.3%, 물가상승률 3%, 경상수지 흑자 200억~250억달러, 여기에 교수님들은 평점을 얼마 주겠는가"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경제학 교수들에게 던진 돌발 질문이다. 박승 총재는 13일 연세대에서 열린 한국경제학회 주최 국제학술대회에서 가진 오찬 강연 중 참석자들에게 우리 경제 성적을 매겨볼 것을 권유했다.

박 총재는 “우리 경제에 대해 F학점을 준다면 경제학 교수 자격이 없는 것”이라며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경제성장률과 물가 등을 종합적으로 볼 때 후하게 주면 A마이너스, 좀 짜게 주면 B플러스는 되지 않겠느냐”고 자평했다.

그는 이어 “경제 성적은 좋은데 국민들은 생활이 어렵다고 하는 것은 자발적이든 강요든 국민들이 소비를 하지 못하고 허리띠를 졸라 맸기 때문”이라며 “열심히 일해서 경제를 5% 성장시켰으면 이제 저축은 그만하고 소비를 늘려야 한다”며 저축과 소비의 균형을 강조했다.

“가계와 기업 모두 저축 그만하고 소비, 투자 늘려야”

박승 총재는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내수 부진을 들고 그중에서도 민간소비는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만 설비투자 부진이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박 총재는 “민간소비에 카드 부채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는데 최고 84조원에 이르던 카드부채가 올 3월 48조원으로 줄어 통제할 수 있는 범위내로 들어왔다”며 “가계부채 문제는 올해 터널을 빠져나올 것이며, 민간소비도 지난 6월 이미 바닥을 치고 하반기에는 점진적으로 개선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기업들이 경제가 어렵다고 해도 사상 최대의 수익을 내고 있는데 이를 설비투자에 쓰지 않고 빚 갚는데 모두 쓰고 있다”며 “앞으로 설비투자 증가에 관심을 갖고 모든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승 총재는 현재 겪고 있는 경제의 어려움을 단기적 관점이 아니라 경제발전사적인 장기적 관점에서 볼 것을 주문했다.

13일 한국경제학회 주최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서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경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13일 한국경제학회 주최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서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경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현재 고통 전환기 경제구조 개편에서 오는 것...일본, 독일도 겪은 문제

박 총재는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은 저임금과 후발자 이익에 의존하던 초기적 성장에서 그러한 요인이 모두 사라진 후기적 성장으로의 가는 전환기 경제구조 개편에서 오는 것”이라며“이는 일본, 독일 등도 지난 70년대 모두 겪었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경제도 현재 성장후기의 내부 구조조정이 급속하게 진행 중”이라며 “이러한 전환기적 고통이 5년이든 10년이든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고 이 과정을 지나야 새로운 환경에 맞는 성장엔진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박승 총재는 이날 한국경제에 희망 섞인 진단도 내놨다. 박총재는 “겉으로 보기에는 (한국 경제에)혼란, 어려움뿐이고 희망이 없는 것 같지만 밑바닥을 들여다보면 새로운 도전에 대한 압축적 적응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 탈제조업과 지식기반 서비스 산업 급성장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산업구조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100% 독립적, 금리인하 외압설 사실무근

박 총재는 또 전날(12일) 전격 단행된 콜금리 인하에 대한 외압설은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행은 100% 독립적”이라며 “콜금리 이하는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세계 IT 경기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해 한달 전부터 준비해 왔다”고 밝혔다.

박 총재는 이어 “논의 결과 열흘 전쯤 금융통화위원들의 의견이 금리인하로 기울었다”며 “시장에서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 것은 현재의 경제만 보고 판단한 것이지만 금융통화위원회는 내년 봄의 성장환경과 물가를 보고 인하를 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13일 한국경제학회 주최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서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강연을 하기 앞서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3일 한국경제학회 주최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서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강연을 하기 앞서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5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