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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캠프 참가 대학생들이 방북에 앞서 통일전망대 남북 출입사무소(남측)에서 출입 심사를 받고 있다
평화캠프 참가 대학생들이 방북에 앞서 통일전망대 남북 출입사무소(남측)에서 출입 심사를 받고 있다 ⓒ 석희열
통일조국 건설을 위한 학생들의 함성이 또 다시 금강산을 수놓으며, 북녘 하늘에 메아리쳤다.

경희대, 고려대, 방송대, 숙명여대, 안양대 등 전국 30개 대학 총학생회 소속 대학생 170명은 지난 13일부터 2박 3일 동안 금강산 일대에서 제2회 '8·15 금강산 평화캠프'를 열었다.

남북 민간교류 시민단체 '지금 우리가 다음 우리를(지우다우)' 주최로 열린 이번 평화캠프는 첫날 평양 모란봉 교예단 공연 관람을 시작으로 통일토론회, 바닷가 통일올림픽, 만물상 및 구룡연 탐승 등 다채로운 통일놀이로 꾸며졌다.

장전항(고성항) 북측 출입사무소 벽에는 남녘 동포를 환영한다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장전항(고성항) 북측 출입사무소 벽에는 남녘 동포를 환영한다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 석희열
둘째날 금강산 해수욕장에서 펼쳐진 통일올림픽에서 학생들은 통일응원에 이어 통일기원 단심줄 꼬기, 평화통일 릴레이, 통일로켓 발사, 비무장지대 지뢰 제거, 통일지도 만들기 등 다양한 행사를 즐겼다.

이날 오전에는 오락가락 빗줄기가 심술을 부리는 가운데 구룡연 탐승길에 올랐다. 온정각을 출발하여 버스로 20분을 내달리니 구룡연이다. 길 양 옆으로는 미인의 자태를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쭉쭉 뻗은 미인소나무들이 저희들끼리 무리지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목란관에서 목을 축인 뒤 금강문을 지나 출렁다리를 건너 무지개다리에 이르자 이내 옥류동이다. 땀이 마를 새도 없이 한달음에 옥류동 계곡을 따라 올라서니 눈 앞에는 봉황새가 꼬리를 흔들며 날아올랐음직한 비봉폭포가 하늘에서 하얀 은하수를 뿌리고 있다.

비봉폭포(139미터)와 관폭정 구룡폭포(84미터, 오른쪽)
비봉폭포(139미터)와 관폭정 구룡폭포(84미터, 오른쪽) ⓒ 석희열
가쁜 숨을 몰아쉬며 다시 걸음을 재촉하여 은사류에 다다르니 북녘 안내원이 남녘 손님을 맞는다. 그들의 인정이 머루알처럼 따사롭다. 연담교를 사이에 두고 두 갈래 길이 사람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상팔담과 구룡폭포로 오르는 길이다.

"백두산 마루에 정일봉 솟아 있고/ 소백수 푸른 물은 굽이쳐 흐르누나/ ... / 만인이 칭송하는 그 마음 한결같아/ 우렁찬 환호소리 하늘땅을 뒤흔든다."

다리도 쉴 겸해서 바위틈에 걸터앉아 잠시 풍광을 즐기고 있자니 김일성 주석이 지난 1992년 자신의 아들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쉰 번째 생일을 기념하여 바위에 새겼다는 커다란 글귀가 눈길을 끈다.

은사류를 뒤로 하고 안개비가 자욱한 연담교를 지나 층층계단을 따라 한참을 오르니 하늘의 손길이 닿아 빚었다는 해발 880미터의 상팔담이다. 금강산 8선녀의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는 상팔담은 그러나 산허리에 걸린 운무에 가려 끝내 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옥류동 계곡을 가로질러 연담교(오른쪽 다리)를 건너 30분간 오르면 구룡연의 정상 상팔담이다. 왼쪽의 숲길은 관폭정 구룡폭포로 가는 길이다
옥류동 계곡을 가로질러 연담교(오른쪽 다리)를 건너 30분간 오르면 구룡연의 정상 상팔담이다. 왼쪽의 숲길은 관폭정 구룡폭포로 가는 길이다 ⓒ 석희열
이날 밤에는 금강산을 찾은 일반 관광객을 비롯하여 300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온정각 문화회관 앞마당에서 우리민족 장기자랑 대회(문예공연)가 펼쳐졌다.

'둥둥둥' 북소리와 함께 막이 오른 문예공연은 길놀이와 사물놀이패가 흥을 돋웠다. 소리꾼 박용석, 고관우씨가 나와 진도아리랑을 부르자 여기저기서 추임새가 터져 나왔다. 또 중앙대 국악대 학생들의 가야금 및 해금연주가 한여름밤의 금강산을 수놓았다.

특히 여덟 명의 춤꾼으로 구성된 민족춤패 <출>의 몸짓이 '조선은 하나다' 선율에 맞춰 잇따라 펼쳐지자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이날 평화캠프 참가자들은 숙소인 금강산 온천 소나무숲 돔으로 돌아와서도 북녘에서의 마지막 밤을 아쉬워하며 밤늦게까지 이야기꽃을 피웠다.

14일 오후 금강산 해수욕장에서 학생들이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14일 오후 금강산 해수욕장에서 학생들이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 석희열
평화캠프에 참가한 중앙대 새내기 이준향씨는 "구룡연과 만물상을 오르며 북 안내원들을 직접 만나보니 진한 동포애가 느껴졌다"면서 "'통일 되면 꼭 다시 만나자'는 말에 가슴이 울컥하며 뜨거운 그 무엇이 전해졌다"며 감격해했다.

행사를 주최한 지우다우 김영권 홍보부장은 "비용 부담으로 평화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 지난해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라며 "모든 경비를 민간단체에서 부담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남북 민간교류사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평화캠프 참가 대학생들이 금강산 해수욕장에서 뱃놀이를 하고 있다
평화캠프 참가 대학생들이 금강산 해수욕장에서 뱃놀이를 하고 있다 ⓒ 석희열
한편 현대아산에서 후원한 이번 평화캠프에는 지우다우 류동호 대표이사를 비롯하여 이길재 농수산물홈쇼핑 회장, 배종무 전 국회의원, 김진배 농수산물유통공사 사장, 김병태 한울제약 회장, 김호일 한솔동의보감 대표 등이 참가하여 후배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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