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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및 다목적문화체육센터 건립' 사업계획이 실려있는 강동구의 2003년 <주요사업설명서>
'도서관 및 다목적문화체육센터 건립' 사업계획이 실려있는 강동구의 2003년 <주요사업설명서>
서울 강동구가 추진해 온 다목적 문화센터 건립 사업 계획이 지난 6월 말 백지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대상 부지는 수익성이 없는 주차장으로 방치되고 있는 가운데 잘못된 사업 계획 수립으로 인해 2200만원의 예산만 낭비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강동구는 '구민의 문화욕구 충족 및 다양한 문화복지 활동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고 사회 각 분야에 대한 지식, 정보 제공 및 평생교육과 독서증진 활성화를 기하고자 한다'는 취지로 지난 2000년부터 '도서관 및 다목적문화체육센터 건립'사업 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해왔다.

이 사업 계획에 의하면 국비 20억원, 시비 46억원, 구비 67억원 등 총 13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500여평의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3층 연면적 2200여평 규모의 도서관 기능과 문화체육센터 기능을 겸비한 복합 센터를 건설한다는 것.

다목적 문화센터가 건립될 예정이었던 부지는 서울 강동구 성내동 541-1번지에 위치한 2360여평으로 서울시 소유의 토지를 연차적으로 매입해 강동구가 소유권 이전을 할 계획이었다. 강동구는 애초 이 가운데 500여평을 다목적 문화센터를 짓겠다는 계획이었으나, 이 부지는 도시계획상에 공공청사 부지로 되어 있어 문화시설을 건립할 수 없는 곳이었다.

현재까지 이 사업에는 예산 집행은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타당성 조사에 용역비 2200여만원이 사용된 것으로 밝혀져 잘못된 사업 계획으로 인해 예산을 낭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현재 강동구는 국고와 시비에서 지원받은 30억원에 대한 예산반납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강동구의 '도서관 및 다목적문화체육센터 건립' 사업계획은 서울시 투자심사에서도 불합격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불합격 판정을 받은 결정적 이유는 '도서관과 다목적 문화센터가 부합이 안 된다' '잔여부지의 효용성이 없다'는 것 등이다.

다목적 문화센터 설치의 경우 정숙을 요하는 도서관과 소음이 발생하는 문화센터가 함께 위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고, 대상 부지 2360여평의 경우 문화센터 부지를 제외한 나머지 1800여평의 부지의 용도에 대한 면밀한 검토도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강동구청 문화공보과의 관계자는 "사업 자체에 대한 전면적 변경이 불가피하고 문화센터 층별 활용 등 변경에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며 "계속 진행시키면 예산 낭비가 되기 때문에 예산에 대해 불용 처리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판단했다"고 사업백지화 배경을 설명했다.

이 사업의 백지화로 인하여 강동구 지역의 도서관 편중 문제는 해결이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강동구 관내에는 강동도서관과 고덕도서관 등 2개의 시립도서관이 운영 중이지만 구청 인근 지역인 성내동 일대의 주민과 학생들은 거리가 멀기 때문에 이용을 꺼리고 있다.

이에 대해 강동구청 문화공보과 관계자는 "현재 도서관 부지의 매입에 관해 의사 타진 중이고, 체육시설은 인근의 성일초등학교에 이관시킬 것이다"라며 "비록 사업은 중단되었지만 사업목적은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다목적 문화센터 건립을 추진되었던 해당부지는 현재 강동구청 제2주차장으로 도시관리공단에서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지만,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곳의 정기주차 요금은 월 3만원으로 다른 공영주차장의 50% 수준이다. 수익성도 갖지 못하고 사실상 방치되어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인근 주민들은 "야간에는 무료로 개방하고 있지만, 주 이용자는 구청과 인근의 경찰서, 소방서 직원들 아니냐"면서, "턱없이 낮은 주차료를 부과하는 것은 공무원들에게 또 하나의 특혜를 주는 것에 불과하다"고 구청의 부지운영을 비판했다.

도서관 및 다목적문화체육센터 건립부지였던 이 곳은 현재 강동구청 제2주차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도서관 및 다목적문화체육센터 건립부지였던 이 곳은 현재 강동구청 제2주차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 박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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