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박근혜 패러디’ 의도적 게시, 한나라당의 욕설 연극, 민주노동당의 여성 당직자 폭행은 정치문화의 표현이라는 면에서 볼 때는 일치되는 요소들이 있다.
고대부터 정치적 힘의 영향력 묘사는 성적인 표현을 빌려 오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이집트 람세스왕의 부조에는 사로잡혀 무기력해진 적을 묘사할 때 잘린 '남근'과 무기를 잡는 오른손을 산더미처럼 쌓은 모습이 돋을새김 돼 있다.
우리의 옛말에서도 이치, 저치 한때 예사로 쓰이는 '치'라는 어근이 위쪽, 남근, 남성 정치 권력자를 뜻한다. 학계의 정론은 아니지만, 만엽집과 일본서기를 고대한국어로 해석을 시도하는 김영희는 '치 베아부르'라는 표현이 고대 한일 양쪽에서 남근의 상실, 곧 남성 권력자의 암살과 제거를 의미하는 뜻이라고 주장한다.
원시적 관점의 주술 치료에서 눈이 아픈 환자는 동물의 눈을 먹고, 위가 안 좋은 환자는 위 모양의 풀을 먹으면 낫는다고 믿는다. 그러니 대통령의 거시기는 성기가 아니라, 대통령의 힘이다. 국민들은 안 웃어도 한나라당 의원들은 웃을 수밖에 없는 '웃음의 레벨차'가 여기에 있다.
대통령의 거시기를 떼어달라고 하는 표현은 결국 성적 표현을 빙자한 권력탈환, 권력흡수의 욕망이다. 그러니 요즘 드러나는 정치인들의 성적 표현방식은 가장 최하위 수준의 성적 표현을 동원하지 않고는 상대방을 설득할 수도, 이해시킬 수도 없는 애들 수준의 정치력이 투사되고 있는 비정한 치정극 놀이다.
그러니 이제 여기가, 그들의 마지막이기만을 바란다. 그들만의 사정 후, 그 지독한 허무함을 국민들까지 느껴야 할 이유란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