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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복지회를 창립한 한상경 교수
입양복지회를 창립한 한상경 교수 ⓒ 김범태
최근 한 일일드라마가 입양에 대한 국민정서를 왜곡시키는 설정으로 입양가족들의 항의를 받는 등 적잖은 물의를 빚은 가운데 경기도 가평군 축령산 기슭에 한국적 정서를 담은 '아침고요수목원'을 설립해 화제가 되었던 한상경 교수(삼육대 원예학과)가 입양사업을 후원할 '입양복지회'를 설립해 눈길을 끈다.

한 교수는 지난 4일 아침고요입양복지회 창립총회를 갖고 인생의 어두운 터널에서 기댈 곳을 찾고 있는 어린 생명들을 돕기 위한 첫 출발을 다졌다. 그는 지난 1996년 한국적 자연미를 그대로 살린 아침고요수목원을 맨손으로 일궈내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인물.

"혼자이기 때문에 고독한 것이 아니라, 가족 속에 사랑이 없기 때문에 고독한 것이죠. 입양은 불쌍한 처지에 놓인 어린아이들을 위한 것이 아니고 고독한 어른들을 위해 하는 것입니다. 결국 인간은 사람을 사랑함으로 인해 행복해지는 것이죠."

원예전문가에서 입양사업가로 활동하게 된 그는 앞으로 정상적 양육을 포기당한 어린이들이 우리 사회 건강한 일원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펼칠 생각이다.

한 교수는 "이제껏 '아이들이 크거나 형편이 나아지면 우리 가정도 입양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왔지만 한번도 실천하지 못한 채 세월이 흘러버렸다"며 "이제라도 이들을 후원할 생각"이라고 설립배경을 설명했다.

한 교수는 "우리 사회에는 실제로 입양을 하는 사람도 필요하지만, 그런 분들에게 필요한 것을 지원하고 격려해 주는 일도 상당히 중요하다"며 아침고요입양복지회를 통해 "이미 이 일을 시작한 분들이 용기를 잃지 않도록 응원하며 후원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입양은 우리 모두가 나눠야 할 짐인데 지금은 '용기 있는' 몇몇 사람들만 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때문에 그는 "멀리 있는 것이 우리들 가까이에서 느껴질 수 있도록 그런 분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역할을 기꺼이 맡고 싶다"고 말했다.

한 교수가 이처럼 입양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우연한 기회 때문이다. 7년 전 학생들과 함께 강원도 문막으로 봉사대 활동을 나선 그는 그곳에서 박명희씨를 만났다. 당시 박씨는 부모가 키워줄 형편이 되지 않는 예닐곱 명의 아이들을 거두며 비닐하우스에서 혼자 힘으로 이들을 친자식처럼 돌보고 있었다.

한 교수는 큰 충격을 받고 마음 속에 형언할 수 없는 무언가를 느꼈다. 이 사건은 그가 입양에 남다른 인식을 갖게 하는 직접적 계기가 되었고 이들의 후원관계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입양사업 활성화 통한 인간애 실천이 목표
아침고요입양복지회의 주요 사업

▲ 자리를 같이한 아침고요입양복지회 창립회원들
어린이 입양사업의 활성화를 통한 인간애 실천을 목표로 설립된 ‘아침고요입양복지회’는 앞으로 입양 홍보 및 공개입양 장려, 입양가정 지원사업, 입양가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실시 등 직접 입양을 하는 회원과 재정적 도움을 주는 후원회원들이 함께 참여하여 관련 사업을 전개해 나가게 된다.

공개입양 사업은 각종 입양정보를 제공하고, 전국 입양부모회의나 입양관련 세미나를 통해 입양을 권장해 나가는 한편 이에 따른 일반의 인식을 변화시키는데 초점을 맞추어 진행된다.

또 저소득층 가정의 양육비, 의료비, 장학금 지원 등 입양가정을 위한 각종 지원사업과 함께 입양아동 및 부모를 위한 지속적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운영, 각종 교육기관 및 단체를 대상으로 입양에 대한 반편견 교육프로그램 실시 등 입양가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이 병행된다.

이 밖에 입양자녀 양육 등 입양관련 상담 및 불임가족, 미혼모에 대한 상담활동과 각 지역별 입양부모 중심의 자조모임 및 입양가족 캠프 등을 운영해 나갈 생각이다.

이처럼 가슴 따뜻한 가족들의 만남이 이어질 아침고요입양복지회의 각종 사업들은 입양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참할 수 있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아침고요입양복지회(박명희 010-9555-3928/박정애 010-4748-5869)’ 앞으로 문의하면 된다. / 김범태

한 교수는 "우리 모두 입양은 나와는 상관없는 단지, 훌륭한 결심을 한 몇몇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편견을 버리게 되길 바란다"며 입양문화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변화를 주문했다.

특히 직접 입양, 재정지원, 상담 등 앞으로 일반 가정에서 참여할 수 있는 여러 분야의 사업들이 있다며 '내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나도 어떤 형태로든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동참의 마음이 일어나길 기대했다. 그리하여 더 큰 인생의 의미와 행복을 경험하는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는 것의 그의 소망이다.

이제 전혀 새로운 분야에서 첫 걸음을 내딛게 된 그는 "앞으로 하나씩 배워가면서 차분히 걸어갈 것"이라며 사단법인 설립, 후원회 결성 등 지속적 발전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무엇보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아끼는 마음으로 어려움에 처한 어린이들이 우리 사회의 동반자로 설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을 요청한 그는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짤막한 각오를 다지며 환한 미소와 함께 자리를 일어섰다.

"입양은 한 생명이 존귀하게 자라도록 돕는 최선의 방법"
한연희 한국입양홍보회장

▲ 한연희 한국입양홍보회장
그녀는 5남 1녀의 엄마다. 그 중 자신이 낳은 아이는 한 명뿐이며 나머지는 모두 입양아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가족'의 이름으로 한 울타리에서 정을 나누며 살아가고 있다.

공개입양 권장 및 입양변화 촉진, 연구사업 활성화 등 입양에 대한 교육, 상담, 각종 지원사업 등을 펼치고 있는 (사)한국입양홍보회의 한연희 회장. 매주 일요일 저녁 개그맨 신동엽씨와 함께 '사랑의 위탁모'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우리의 이웃이라면 낯이 익을 듯싶다.

그녀는 "입양은 한 생명이 존귀하게 자라주고 올곧게 성장할 수 있도록 가족을 이루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고 소개한다.

한 회장은 "사람들은 우리나라가 해외 입양아동 수출국이라는 오명 앞에서는 분개하지만, 정작 국내 입양을 연구하고 홍보하려는 데는 등한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 입양가족이 될 필요는 없지만 우리는 입양아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한다.

당초 그녀 자신 역시 한 명 정도만 입양할 계획이었지만 입양에 대한 편견 없는 세상에서 입양 아동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소망하는 마음은 그녀의 가족들을 여기까지 이끌었다.

그녀는 일반인들이 입양에 대해 부담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너무 그럴 필요 없다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누구나 자식을 가질 적당한 시기가 있는 것처럼 입양은 아무 때나,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더 젊을 때, 감동이 일어나서 해야 한다는 조언도 따라 붙는다.

그녀는 입양가족에 대한 국가적 지원대책 보완 등 많은 정책들이 시행돼야 하지만 그에 앞서 입양을 아낌없이 축하하며, 용기를 북돋워주는 사회적 지지와 인식의 변화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입양 역사는 올해로 50년을 맞았다. 반 백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는 입양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여전히 국내 입양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 못한 상태며 매년 양부모를 찾지 못해 복지시설로 보내지는 아이들의 수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아동복지시설에서 보호받고 있는 아이들의 수는 지난 3년 사이에만 1100여 명이 늘어난 반면 2001년 1770명에 달하던 국내 입양은 2002년 1694명, 2003년에는 1563명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보건복지부 자료). 해외입양의 수치가 월등히 높은 것은 물론이다.

앞으로 우리 사회의 입양문화가 한걸음씩 발전되어 가길 바라고 있는 한연희 회장은 "입양의 기쁨이 대한민국에 가득 차게 되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 김범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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