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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연합뉴스를 보면 참여연대를 포함한 시민단체가 "한국형 다목적 헬기사업(KMH)를 재검토하라"고 했다고 한다. 이에 평소부터 KMH프로젝트의 목적에 찬성하여왔던 기자는 이에 대한 의견을 표하고자 한다.

한 마디로 말해서 기자가 보는 KMH는 나름대로 많은 실익을 가져올 수 있는 프로젝트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아무의미도 없이 국방부와 산자부 두 부서가 주체가 되어 (더 나아가서는 과학기술부도 참여할 가능성이 있음) 국책사업으로 진행하려 하겠는가?

다만, 아직까지 우리가 경험치 못 한 대형 국방개발 프로젝트인 만큼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운 프로젝트관리와 과학적인 예산 산출 등의 체계적인 시스템 확립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 점만 보완한다면 KMH프로젝트는 국책사업으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형 다목적 헬기개발 프로젝트는 한국군의 노후한 헬기를 적당한 시기에 교체하여 전력공백을 최소화하고, 헬기 산업을 양성하여 미래 수출역량을 강화하려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기동형 및 공격형 헬기 477대를 생산할 목적을 가지고 있다.

국방부의 헬기에 대한 국산화 욕구와 산업자원부의 민수헬기 개발 계획이 맞아떨어져 두 부서가 함께 국책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이번 프로젝트는 해외 헬기 제조업체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향후에는 자체적으로 헬리콥터를 개발하여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국방부는 프랑스와 독일 합작회사인 유로콥터, 영국과 이탈리아 합작회사인 아구스타 웨슬랜드, 미국의 벨 등 해외 3개 업체를 협상업체로 지난 7월 선정하였다.

이러한 야심찬 프로젝트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개발에 필요한 예산 규모 및 국내외 시장성에 대한 엇갈린 평가 때문이다. 예산이 국방부에서는 15조, 한국개발연구원에서는 30조가 들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국방부의 협상업체 지정 이후 7월에 감사원은 국내 개발과 해외도입의 장단점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지 않고, 개발예산도 엇갈리는 등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개발계획 재검토를 국방부에 요구한 바 있다.

국방부는 현재 국내에서 사용하는 헬리콥터가 대부분 낙후하거나 더 는 생산되지 않는 모델이 많아 부품 수급에도 문제가 많으며 지금의 KMH프로젝트를 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악순환이 계속되고 영원히 헬기 국산화의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 계획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해외업체에서 도입하는 것이 더 적은 비용이 들고 전 세계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헬기시장 성장세에 비추어보면 사업성이 없다고 한다. 또 KMH가 성공하더라도 외국의 우수한 공격형 헬기에 비해서 상품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이에 국방부는 해외 헬기 시장의 성장세가 낮아지는 것은 사실이나 물량면에서는 여전히 증가세에 있으며 500대에 가까운 국내 수요는 해외협상업체 간 경쟁을 일으켜 더 좋은 조건으로 기술이전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국방부는 또 세계적으로 고가의 헬기를 구입하고자 해도 주머니가 얇은 국가들이 많아 이들을 공략하는 틈새시장 전략을 이용한다면 우리나라가 미국에 처음으로 포니를 수출한 이후 현재 우수한 승용차를 수출하는 것처럼 향후 고급형 헬기를 개발하여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기자는 일단 국방부와 산업자원부의 헬기 국산화 사업에는 적극적으로 찬성한다. 헬기에 들어가는 기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엔진, 프로펠러, 트랜스미션, 전자항법장치, 테일로터, 항법장비, HCMI 등 전술시뮬레이션 훈련 프로그램, 통신 암호화 등 많은 원천기술과 요소기술이 필요하다.

우리 나라 산업기술계에서 가장 부족한 것이 원천기술인데 이러한 원천기술의 가장 큰 수요처가 우주 및 국방분야다. 국방관련 산업이 발전해야 많은 원천기술 개발업체가 국내에서 자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을 예로 들자. 이스라엘에는 많은 광학, 반도체 회사들이 있다. 이러한 회사 제품이 가장 많이 쓰이는 분야가 의료 및 국방분야다. 기자가 아는 많은 RF 관련 또는 반도체 관련 이스라엘 회사들이 국방 관련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이스라엘의 지정학적 특징 및 과거 중동전쟁의 경험이 한 몫 단단히 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건국 초기부터 자주국방에 많은 신경을 써 왔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무선 추적 미사일을 개발하여 이집트 탱크 부대를 괴멸시킨 나라가 이스라엘이다.

이러한 이스라엘이 더욱 국방관련 프로젝트에 몰두하게 된 계기가 옴 키푸르 전쟁이다. 1967년 이스라엘이 아랍과의 6일 전쟁에서 승리하자 전투기, 탱크 등을 공급하던 프랑스는 아랍권을 의식하여 이스라엘에 대한 공급을 그만두게 된다.

이에 6년 후 옴 키푸르 전쟁에서 이스라엘은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되고 자국 비행기 라비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이후 10년간 계속된 이 프로젝트는 많은 비용으로 중도에 그만 두게 되지만 국방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많은 기술자들이 민간기업에 유입되어 국방기술이 상업기술로 전이되었다.

국방업체들도 계속 발전하여 걸프전 때에 이스라엘은 자체 개발한 패트리어트와 유사한 미사일 요격 미사일인 애로우를 선보였고 지금도 이스라엘에서 매출 1, 2위를 다투는 업체들은 국방관련 업체들이다.

기자가 개인적으로 KMH 프로젝트를 찬성하지만 걱정되는 것이 예산의 정확한 산출과 프로젝트의 관리 측면이다. 과거에 우리에게 경험이 없던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이며 기술적으로도 열악한 분야에서 외국의 선진 기업들을 이끌어 프로젝트를 주도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또 전혀 예상치 못 한 곳에서 예산이 초과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과거 경제기획원 같은 수리에 능한 부서 사람들이 계산한 예산이 아니라서 얼마나 타당할지도 의문스럽다. 실제로 과학적인 예산 산출 시스템이 없는 한 이러한 거대한 프로젝트의 모든 요소를 감안해서 예산을 산출한다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런데도 개인적으로 이번 프로젝트가 국가 경제에 향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는 변함이 없다. 선진국치고 국방관련 산업이 약한 나라가 없다. 국방관련 기술의 발전은 다른 민간관련 산업에도 많은 파급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국방부에서는 향후 우리가 개발한 헬리콥터가 현재의 반도체, 핸드폰, 자동차와 같은 수출 효자산업이 될 거라고 말한다.

이러한 믿음이 꼭 실현되기를 바란다. 생각해 보라. 헬기 한 대 값이 얼마인가? 헬기 100대 수출은 수많은 반도체, 핸드폰, 자동차를 수출하는 효과와 같을 것이다. 자주국방, 강력한 국방산업을 가진 나라, 부국강병의 나라인 세계 속의 코리아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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